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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안우진, '씽씽듀오' 조상우와 SK와이번스 울릴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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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안우진, '씽씽듀오' 조상우와 SK와이번스 울릴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1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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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년 가을. 야구 팬들의 뇌리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어린 투수가 있다. 안우진(20)이다. 화려한 등장과 달리 과거 문제로 곤욕을 겪었지만 실력으로 많은 팬들의 마음을 되돌려놨다.

데자뷔만 같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활약하며 키움의 인천행을 이끌었다. 4차전에서 경기를 끝냈고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까지 같다.

상대도 또 SK다. 잘 싸우고도 끝엔 고개를 숙여야 했던 SK에 설욕하기 위해선 작년 선봉장 안우진의 활약이 절실하다.

 

안우진은 "우승이 목표"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가을만 되면 전혀 다른 투수가 돼가고 있는 안우진이다. [사진=스포츠Q DB]

 

안우진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을 받아 많은 기대 속 넥센에 입단했지만 고교시절 저지른 폭력 사건으로 인해 50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다. 이후에도 2승 4패 평균자책점 7.19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7승 5패 평균자책점(방어율) 5.20에 그쳤다.

그러나 가을만 되면 집중력이 폭발한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와 준PO에서 롱릴리프로 9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홀로 2승을 챙겼다.

이번 준PO에서도 안우진은 제 역할을 했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와 준PO 4차전 팀이 2-4 역전을 내준 2회말 1사 2,3루에 구원 등판한 안우진은 첫 타자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지난해 만루 홈런을 내줬던 기억이 있는 김현수를 상대로 오히려 더 침착해졌다. 시속 150㎞ 강속구로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이날 최대 승부처 중 하나였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으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3회엔 150㎞를 웃도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를 활용해 채은성과 카를로스 페게로, 김민성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안우진은 올 준PO에서도 위기의 순간을 잘 막아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진=연합뉴스]

 

2차전에서도 선발 등판해 2⅓이닝 만에 무너진 에릭 요키시를 대신해 나선 안우진은 3회 1사 2,3루에 등판해 1⅓ 정주현을 내야 땅볼, 구본혁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불을 껐다. 키움이 8,9회 동점을 만들어낸 뒤 연장에서 짜릿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경기 후 안우진은 “만루였는데 어렵게 하다가 포볼을 내줬다최대한 집중해서 원하는 공을 던지려고 했다. 힘 빼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시즌 때 만루홈런 맞은 걸 잠깐 생각했지만 잊고 던졌다”며 김현수와 승부에 대해선 “만루 홈런 맞은 게 잠깐 생각났지만 잊고 던졌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젠 인천으로 간다. SK는 키움으로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상대다. 5차전 박병호의 동점포로 연장으로 향했던 히어로즈는 10회초 먼저 기선을 잡는 점수까지 냈지만 김강민, 한동민에게 연속 홈런을 맞고 좌절했다.

안우진은 누구보다 잘 던진 투수였다. 4경기 6⅔이닝 동안 2실점 삼진 8개를 잡아냈다. 1승 1홀드 방어율 2.70. 19세 투수가 단일 포스트시즌에서 3승을 챙긴 건 16년만이자 역대 공동 2위에 해당하는 흔치 않은 기록까지 세웠다.

가을만 되면 더 힘을 내는 안우진이 SK로서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안우진은 가을야구를 즐기고 있다. 그는 “항상 긴장되고 타이트한 상황이 된다”면서도 “재밌다”고 답했다.

 

준PO에서 가장 빛난 조상우. 안우진과 함께 이룰 불펜듀오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사진=연합뉴스]

 

SK에 대해선 “지난해 잘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형들도 다 열심히 했고 잘해줬다. 내 몫만 하면 될 것 같다”면서도 “SK라고 특별히 다르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른 팀과 똑같은 상대”라는 모범 답안을 내놨다.

가을을 위해 시즌 동안 힘을 아껴놓는 듯한 안우진이다. “항상 타이트한 상황이 나오니까 더 집중해서 하게 된다”는 그는 150㎞를 훌쩍 웃도는 공을 뿌리고 있다. “매 타자와 승부하고 전력으로 던진다는 생각이어서 스피드도 잘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작년 주인공이 안우진이었다면 올해는 조상우란 든든한 선배가 버티고 있다. 150㎞ 중반까지도 던지는 두 투수의 '씽싱투'는 상대팀엔 큰 부담이다. 작년 가을 불미스러운 일로 가을에 마운드에 서지 못한 조상우지만 올해엔 3경기 4이닝 동안 압도적인 투구로 6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1승 1홀드, 장정석 감독의 불펜 1옵션으로 떠올랐다. 구속도 더 올라 158㎞까지 찍었다.

안우진은 “(조)상우 형은 항상 좋은 말을 해준다. 멘탈적인 부분보단 기술적으로 안 되는걸 물어보면 잘 알려줘 도움이 된다”며 “마운드에 올라서도 결과를 보여주는 형이다. 던지는 걸 보면 멋있다”고 말했다. 든든함이 느껴지는 표정과 말투였다.

안우진에 조상우라는 강력한 무기를 하나 더 얻은 키움. 안우진이 “우승이 목표”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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