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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감독 지략, 키움히어로즈 불펜 '우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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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감독 지략, 키움히어로즈 불펜 '우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0.1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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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벌떼 마운드’의 승리다. 키움 히어로즈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끌어올린 기세를 플레이오프로도 이었다. 지난해 SK에 당한 패배를 반드시 설욕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빛난 한판이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3-0으로 이겼다.

결승타를 날린 사나이는 김하성.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몫이었지만 이전까지 침묵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5타수 무안타). 키움은 0의 행진을 깨기 전까지 10안타 7볼넷을 얻고도 단 한 점을 못 내는 졸전을 펼쳤다.

데이터와 확률 야구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장정석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날의 승리는 마운드의 힘에서 비롯됐다.

선발 제이크 브리검은 김광현과 맞대결을 ‘명품 투수전’으로 수놓았다. 5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 LG(엘지)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에 이어 또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가을야구 12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이후 키움은 LG(엘지)를 무너뜨렸던 것처럼 ‘벌떼 작전’을 가동했다. 조상우, 이영준, 안우진, 이승호, 한현희, 김상수, 양현, 오주원까지 무려 8명이 이어 던졌다. 성적은 5⅔이닝 무실점 합작이다. SK 타선은 얼어붙었다.

장정석 감독은 “브리검이 세 번째 순서에 피안타율, 피OPS가 급격히 올라간다. 시즌이면 교체를 안 하겠지만 포스트시즌이라 확률을 보고 교체했다”며 “득점을 올리지 못해 실점하면 진다는 생각이었다. 가장 강한 카드 조상우를 쓰고 불펜이 많이 붙였다”고 설명했다.

유형마저 다양하다.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를 쉽게 뿌리는 조상우 안우진, 까다로운 구질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는 좌완 이영준 이승호 오주원에 힘 있는 옆구리 한현희 양현, 마지막으로 노련한 수 싸움이 돋보이는 홀드왕 김상수까지. 키움엔 필승조, 패전조 개념이 딱히 없다.

장정석 감독(오른쪽 첫 번째)이 승리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정석 감독은 매 경기 등판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수많은 계투의 투구수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조상우 16개, 이영준 6개, 안우진 4개, 이승호 3개, 한현희 2개, 김상수 14개, 양현 9개, 오주원 21개이니 연투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장 감독은 “혹사를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던질 수 있는 적당량으로 이닝을 마무리짓게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규리그 때 3,4선발로 나섰던 이승호의 원포인트 등판은 하이라이트였다. 장정석 감독은 “한동민 아니면 고종욱 순서에 내려 했다”고 밝혔다. 이승호는 고종욱을 삼구삼진으로 처리, 스승의 기대에 보답했다. 장 감독은 “(이승호를) 선발로 활용할 생각이지만 내일도 쓸 수 있다. 몸 상태를 체크해보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SK와 최종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눈물을 흘렸던 키움. 장정석 감독의 지략과 질과 양을 동시에 잡은 불펜의 성장으로 괄목성장을 이뤘다. 대권을 바라보기에 손색이 없어 보이는 투수진이다. 키움은 15일 오후 6시 30분 플레이볼하는 2차전에 최원태를 선발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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