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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7패... 염경엽의 씁쓸한 가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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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7패... 염경엽의 씁쓸한 가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0.18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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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가을만 되면 고개를 숙이는 염경엽(51) 감독이다. 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SK 와이번스에서도 마지막은 늘 씁쓸함이다.

SK가 탈락했다.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0으로 대패, 3연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염경엽 감독에겐 벌써 5번째 아픔이다. 넥센(키움 전신) 감독 시절이던 2013~2016년에도 가을야구에서 고배를 들었다.

2013년엔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라 두산 베어스와 붙었다. 홈 2경기를 잡고 시작했으나 역스윕당했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플레이오프 연패로 수척해진 염경엽 감독. [사진=연합뉴스]

2014년은 염경엽 감독에겐 한으로 남아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2승 2패로 팽팽히 맞섰으나 내리 2경기를 주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5차전 9회초까지 1-0으로 리드하다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6차전마저 허무하게 내줬다.

2015년엔 두산과 2년 만의 리턴매치를 치렀다. 준플레이오프였는데 1승 3패로 패퇴했다.

2016년 포스트시즌도 끝은 준플레이오프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LG(엘지) 트윈스에 1승 3패로 밀렸고 염경엽 감독은 이듬해 1월 SK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트레이 힐만 감독을 보좌하면서 ‘우승 단장’이 된 염경엽 감독은 올해 광복절까지만 해도 ‘우승 감독’이 되는 꿈을 그리고 있었다. 한데 당시 9경기였던 2위와 승차가 급격히 줄더니 페넌트레이스에서 두산에 뒤집기를 허용하는 참사의 희생양이 됐다.

의욕을 잃은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힘 한 번 못 써보고 키움에 스윕 당했다. 염경엽 감독의 뒷심 부족이 또 한 번 드러났다. 상대가 친정이라 더욱 아프다.

염경엽 감독의 가을야구 통산 성적은 9승 17패다. 넥센이든 SK든 부임한 팀에서 페넌트레이스 5할 승률 이상을 거둬 매번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만 안타깝게도 매번 조연 역할에 그친다.

2019년은 염경엽 감독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스크래치가 아닐 수 없다. 80승을 선점하고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사상 첫 팀이 됐다. 구단 역대 최다승 타이인 88승을 올렸으나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키움에 크게 뒤지자 표정이 굳어진 염경엽 감독. [사진=연합뉴스]

뿐만 아니다. 2000년 창단해 플레이오프 전승(2003, 2009, 2011, 2012, 2018) 가도를 달리던 SK가 염경엽 감독 지휘 하에 처음으로 무너졌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제2 왕조’ 건설을 눈앞에 뒀던 터라 더욱 충격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프로야구 10구단 지도자 중 몸값이 독보적으로 높다. 3년 25억 원(계약금 4억, 연봉 7억). 우승 단장 혜택을 톡톡히 받았다. 삼성에서 통합우승 4회를 일군 류중일 LG 감독이 3년 21억 원,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우승 2회를 달성한 김태형 두산 감독이 3년 20억 원이다. 이번 가을 엔딩이 그래서 더 처참하다.

염경엽 감독은 “플레이오프 내내 투타에서 키움에 밀렸다.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감독으로서 죄송스럽다”며 “올 시즌 아픔을 절실히 고민하고 생각하겠다. 부족한 부분을 잘 준비해 내년엔 조금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5번의 도전과 5번의 실패. 염경엽 감독의 내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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