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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철없는 투정에 언제까지 끌려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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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철없는 투정에 언제까지 끌려갈 것인가
  • 김종빈 편집위원
  • 승인 2014.03.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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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도 사회 간접체험…부모들이 운동해야 하는 이유 주지시켜야

[스포츠Q 김종빈 편집위원] 신학기가 되면 자녀들에게 아이스하키를 새로 시작하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물밀듯 하다.
 
아이스하키는 마찰력이 없는 얼음 위에 얇은 두 날로 서서 하는 경기라 어린이, 성인 모두에게 정말 힘이 드는 스포츠다. 성인은 본인이 하고 싶어서 시작하기 때문에 첫 경험이 어려워도 대부분 잘 넘어가지만 어린이의 경우 부모의 의사에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아 시작과 동시에 힘들다며 그만 두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스하키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의 반응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전체 30% 정도는 첫날부터 아이스하키에 빠지고 40%는 부모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한다. 나머지 30%는 하기 싫다며 떼를 쓴다.
 
문제는 '아이가 하기 싫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부모들의 상담 요청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선생이 아이와 상담을 해도 소용이 없다. 부모 말도 안듣는 아이가 선생의 말을 들을리 있겠는가. 결국 상담이 올 때마다 부모들에게 하는 내 대답은 '부모님께서 아이를 이기셔야 한다'는 것 밖에 없다.

▲ 생활체육으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한 어린 학생이 아이스링크에서 지도받고 있다. 아이스하키가 어려운 스포츠여서 중간에 하기 싫다고 떼를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기 싫다는 아이들을 안쓰러워할 것이 아니라 인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들의 몫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왜 아이스하키를 하기 싫어하는지 물어봐서 명확한 이유가 있다면 들어주는 것이 맞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이유없이, 그냥 하기 싫다고 말한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가끔 정말 아이스하키를 시키고 싶어 하는 부모에게는 '나중에 애가 커서 군대에 가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도 묻고 '부모가 평생 아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도록 해주실 능력이 되면 운동을 그만 두어도 된다'고 강력하게 얘기해보기도 하지만 정작 부모들은 선생의 조언에 수긍하면서도 아이가 싫어하는 모습이 마음 아파할 뿐이다.
 
수년간 경험으로 봤을 때 '아직 어리니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안좋아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고치려는 부모의 아이는 빠르게 좋아졌다.
 
스포츠는 아이가 커서 사회에 나가기 전에 사회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다. 팀내에서 앞선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늦게 시작한 선수에게 밀릴 수 있고 남보다 많은 시간을 열심히 연습해도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때마다 포기하고 새로운 운동을 찾을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부모들은 아이에게 인내를 가르쳐야 한다. 운동을 통해서 인내와 함께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줄 때 뚝심이 생겨 사회생활을 무난하게 해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교육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자녀와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부모가 정확히 알고 시킬 때 생활체육은 결코 헛된 시간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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