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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생존왕' 인천유나이티드가 더 간절한 이유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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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생존왕' 인천유나이티드가 더 간절한 이유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2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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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유상철(48)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인천 선수들도 유 감독도, 이천수 전력강화실장도 하나 같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유상철 감독의 건강 상태가 몹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축구 팬들의 걱정을 산다. 추측성 보도가 줄을 잇자 구단은 20일 “유상철 감독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황달 증세를 보임에 따라 성남전이 끝난 후 병원에 입원했으며, 현재 정밀 검사를 앞둔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구단은 이후 발생하는 모든 소식을 가감 없이 사랑하는 팬 여러분과 미디어 관계자 여러분께 공유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부디 미디어 관계자 여러분께서는 그릇된 소문과 추측성 보도 등으로 유상철 감독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을 자제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며 간곡한 어조로 유 감독의 쾌유를 빌어 달라고 부탁했다.

유상철(왼쪽) 인천 감독의 건강이 악화돼 입원하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9일 인천은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9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3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스테판 무고사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챙겼다.

6승 11무 17패(승점 29) 10위로 강등권에서 탈출했다. 11위 경남FC(승점 28), 12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3)와 격차가 크진 않지만 최근 5경기에서 2승 3무로 지지 않고 있다. 전북 현대를 이겼고 강원FC, 대구FC와 비기는 등 ‘생존왕’다운 시즌 막판 약진이다.

이날 안색이 좋지 않았던 유상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꼭 안아줬다. 김호남, 김진야 등 많은 선수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천수 실장도 피치로 내려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와중에 눈물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경기 직후 모 지역매체 소속 기자가 유 감독이 췌장암 투병 중이라는 내용의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뒤 유 감독 건강 악화설이 일파만파 퍼졌다. 축구계에서는 당사자도 구단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사실을 정식 기사도 아닌 블로그 게시물의 형태로 전한 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김진야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눈물을 쏟아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김호남은 취재진들 앞에서 말을 아꼈다. [사진=스포티비 캡처]

이튿날 인천에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유 감독의 입원 사실을 알렸다.

K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유상철 감독이다. 울산대 감독으로 대학가를 평정했던 것과 달리 프로에서는 늘 원하는 대로 뜻을 펼치지 못했던 그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인 인천 감독직이었다.

그런 유 감독이 황달 증세로 노랗게 뜬 얼굴을 하고 극적인 승리 뒤 선수들을 안아주고,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한국축구를 또 K리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팬들로 하여금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인천은 늘 시즌 중반까지 고전하다 막판에 힘을 내며 강등을 면하는 팀이다. 특히 리그 막바지 스플릿라운드(현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하면 패배를 잊고 내달리며 인천 서포터즈들과 함께 '기사회생'의 기쁨을 누렸다. K리그1에서 이만큼 충성스런 서포터즈와 꾸준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 팀도 드물다.

감독, 선수, 스태프는 물론 이천수 전력강화실장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유상철 감독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암시한다. [사진=스포티비 중계 화면 캡처]

인천이 K리그1에 살아남아야만 하는 또 다른 당위성이 생긴걸까. 유 감독과 인천의 소식에 많은 팬들이 인천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김호남은 이날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고 한다. 선수들이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던 것은 유 감독에 대한 미안함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시즌 후반부에 무서운 인천은 올해 더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매년 극적인 1부리그 생존으로 스포츠가 자아낼 수 있는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인천이다. 유 감독과 선수들의 투혼이 인천의 잔류라는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은 오는 27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2연승과 6경기 무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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