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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김희진, 월드컵서 꽃 핀 라이트 본능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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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김희진, 월드컵서 꽃 핀 라이트 본능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22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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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시즌 1호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백어택 각 3개 이상)의 주인공은 김희진(28·화성 IBK기업은행)이었다.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월드컵에서 꽃 피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본능을 개막전부터 발휘했다.

김희진은 지난 20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KGC인삼공사와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홈 첫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4개, 블로킹 3개 포함 23점(공격성공률 47.06%)을 작렬,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세트스코어 3-2(25-20 25-11 23-25 13-25 15-8) 승리에 앞장섰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김우재 감독이 V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던 건 라이트 김희진의 맹공 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희진(오른쪽)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라이트 포지션에서 훨훨 날았다. [사진=KOVO 제공]

김희진은 2015~2016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다. 여자부에서도 IBK기업은행에서 뛰었던 외인 메디 이후 1년 9개월 만에 나온 진기록이며, 국내선수만 따지면 2016년 11월 이소영(서울 GS칼텍스) 이후 2년 11개월만이다.

김희진 뿐만 아니라 IBK기업은행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외국인선수 어도라 어나이가 23점, 올 시즌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표승주가 13점을 보태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1세트를 25-20으로 가져간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의 공격을 앞세워 2세트도 25-11로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KGC인삼공사가 디우프를 필두로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섰다. 결국 승부는 5세트로 이어졌고, IBK기업은행은 5세트 초반 수비가 안정되면서 본모습을 되찾았다. 

김희진, 어나이, 표승주의 득점을 묶어 12-7로 리드를 잡은 뒤 매치포인트에서 김희진이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월드컵에서 라이트로 괄목상대한 김희진. [사진=FIVB 제공]

지난 시즌까지 미들 블로커(센터)진이 약한 소속팀에서 센터와 라이트를 수시로 오갔던 김희진은 올 시즌 라이트에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우재 감독은 본래 윙 스파이커(레프트)인 김주향을 센터로 기용했고, 김희진은 대표팀에서 잘 맞았던 라이트라는 옷을 입고 훨훨 날아올랐다.

김희진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라이트로서 재능을 뽐냈다. 레프트를 맡은 이재영(흥국생명), 김연경(엑자시바시)과 좌우에서 균형을 맞췄다. 143점으로 득점 10위에 오른 이재영의 뒤를 이어 김희진은 139점으로 득점 12위를 차지했다.

김연경이 팀 내 3번째로 많은 136점으로 14위에 랭크됐으니 김희진이 이재영과 함께 김연경의 공격점유율을 나눠 가지며 김연경 의존도를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대회였다.

IBK기업은행에서도 김희진의 라이트 정착은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792점으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어나이는 공격점유율 42.62%를 담당했다. 어나이는 리시브도 동시에 짊어져야 하는 만큼 김희진이 반대쪽에서 화력을 뿜어내는 것은 어나이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KGC인삼공사전에서 어나이는 34.38%, 김희진은 26.56%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은 2011~2012시즌 창단 첫 시즌 4위에 머문 이후 지난 시즌 처음으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레프트 표승주의 영입과 김주향, 김희진의 포지션 변경이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을까. 김희진의 어깨에 명가 재건의 성패가 달렸다. 그가 공격 본능을 만개시키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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