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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김재환+오재일 VS 키움히어로즈 조상우+안우진,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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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김재환+오재일 VS 키움히어로즈 조상우+안우진,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승부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0.22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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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두산 베어스 김재환(31)을,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1차전 선발 에릭 요키시와 함께 ‘150㎞ 듀오’ 조상우(25)와 안우진(20)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2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시작될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일정을 요약하는 대목이다. 이번 시리즈 향방은 두산의 좌타 거포 듀오와 장정석 감독표 키움의 벌떼 마운드의 대결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본격적인 한국시리즈 일정을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사령탑의 걱정이 잘 나타났다.

 

두산 베어스 거포 김재환(왼쪽)과 키움 히어로즈 소방수 조상우가 맞붙을 장면은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Q DB]

 

◆ ‘선발 0승 아이러니’ 장정석과 키움 불펜, 가을의 전설을 써라

올 가을 야구 팬들의 찬사를 얻은 키움의 키워드는 ‘벌떼야구’였다. 장정석 감독은 한 템포 빠른 화려한 투수 기용을 하면서도 추격·필승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선수 활용으로 부담을 최소화했다.

웃을 수만은 없었다. 선발이 단 1승도 올리지 못했기 때문. 장정석 감독은 “제이크 브리검 말고는 5이닝 이상을 확실히 믿고 맡길 선발이 없다”며 고민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장 감독과 키움 불펜진은 완벽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14명의 투수가 모두 활용됐는데 선발 중엔 브리검만 제 역할을 한 반면 불펜에선 10명 중 7명이 무실점 호투했다. PO에서 실점한 건 김상수(3이닝 1실점)가 유일했다. 

“한 투수에게 2이닝 이상을 맡기는 건 계획에 없다”던 장 감독은 수시로 투수를 교체하면서도 결코 어느 한 명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았다. 각 투수당 2이닝, 20구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했다.

보직도 파괴했다. 중간, 마무리, 추격조 등의 개념을 무너뜨렸다. 특히 시속 150㎞ 중반대를 던지는 조상우와 안우진은 팀이 위기에 놓였을 땐 2회,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주자가 몇 명이든 소환돼 압도적인 투구로 불을 껐다.

 

[잠실=스포츠Q 주현희 기자] 장정석 키움 감독이 준PO, PO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에서도 한발 앞선 투수 기용으로 재미를 볼 수 있을까.

 

김태형 감독도 “키움은 선발이 안 좋아지면 바로 중간 투수를 올린다. 조상우가 많이 던지더라”며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강한 투수를 올리는데, 조상우와 안우진 같이 좋은 투수들에 대비하겠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투구수와 소화 이닝이 많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잦은 출장과 불펜 투구로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 PO를 3차전에서 끝내며 천금 같은 나흘의 휴식을 취한 키움이다. 장정석식 벌떼야구 핵심인 조상우와 안우진 등 불펜 투수들에겐 한국시리즈에서도 위용을 떨칠 수 있도록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작아진 김재환-기복 오재일, 가을밥상 포식자로 거듭날까

올 시즌 두산은 다시 한 번 미라클의 역사를 썼다. 2개월 만에 9경기 차를 뒤집고 최종전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것. 그러나 이전까진 두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그만큼 어려움이 따랐던 시즌이었다.

타선의 약화가 뼈아팠다. 지난해 타율(0.309), 장타율(0.486) 등에서 1위로 타선의 힘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일궜던 두산이지만 올 시즌은 타율(0.278), 장타율(0.389) 모두 3위로 내려앉았다. 홈런 감소가 치명타였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전반적으로 홈런이 줄었다곤 하지만 두산은 이 부문 4위(191개)에서 9위(84개)로 곤두박질쳤다.

김재환의 부진 탓이 컸다. 지난 시즌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을 기록, 홈런과 타점 수위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던 김재환은 타율 0.283 15홈런 91타점에 그쳤다. 장타율은 0.657에서 0.434로 2할 이상 낮아졌다.

 

[잠실=스포츠Q 주현희 기자] 가을마다 작아졌던 오재일이 6번째 한국시리즈에선 어떤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그럼에도 적장의 시선은 그에게로 향했다. 장정석 감독은 상대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싶은 선수로 그를 뽑으며 “김재환에게 장타를 허용한 경기에서 좋은 기억이 없다. 최대한 막아보겠다”고 밝혔다. 신예 투수 이영하도 예상 MVP로 김재환을 꼽으며 “재환이 형이 잘해준다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선 고개를 숙였다. 2차전까지 타율 0.500(8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갑작스런 허리 부상으로 SK 와이번스에 언더독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기에 각오는 남다르다. 3차례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타율 0.295 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48로 강했다.

또 하나 키 플레이어는 오재일이다. 미디어데이에 대표 선수로 나설 만큼 큰 기대를 얻고 있는 그는 올 시즌 김재환이 부진한 가운데 타율 0.293 21홈런 102타점으로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을만 되면 작아졌던 게 아쉽다.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 0.209, 5번의 한국시리즈에선 0.181. 잘했던 때도 있었지만 2016년 0.059, 지난해엔 0.125로 기복이 심했다.

키움의 불펜이 강한 만큼 김재환과 오재일의 한 방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오재일은 “키움의 불펜이 강하다고하지만 비디오 분석과 코치님, 선수들간 대화를 통해어떻게 칠지 준비를 했다. 충분히 대처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은 우승을 향한 7부 능선을 넘게 된다. 역대 35차례 한국시리즈 가운데 1차전에서 이긴 팀은 26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확률 74.3%. 우승에 가장 중요한 1차전부터 대포를 노리는 두산의 좌타 거포들과 물오른 키움 불펜 투수들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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