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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 "10월 무패, 두산베어스는 미라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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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 "10월 무패, 두산베어스는 미라클입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0.28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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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10월엔 한 번도 안 졌네요. 두산 베어스는 미라클입니다.”

2019 프로야구 챔피언 두산의 주전 3루수 허경민(29)의 자부심이다.

허경민은 키움 히어로즈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맹활약했다. 타율 0.375(16타수 6안타) 3타점 2도루. 멀티히트 두 차례에다 4경기에서 전부 득점했다. 6번으로 3경기, 8번으로 1경기에 나서 하위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러나 4차전 9-8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이 친 타구를 놓치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했다. 이전까지 ‘통곡의 벽’이라 불려도 무방한 철벽 디펜스를 자랑했던 허경민이었기에 놀라운 장면이었다.

[고척=스포츠Q(큐) 주현희 기자] 허경민이 9회말 2사 만루에서 포구 실책을 저지르는 순간.

허경민은 “빗겨 맞았다. 확실히 판단했어야 했다. 뒤로 갔으면 쉬웠을 텐데 마음이 앞섰다. 실력 부족이다. 핑계 댈 것도 없다”며 “3루 쪽을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미안했다. 하얘졌다. 졌으면 저 하나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두산이 10회초 오재일의 결승타로 한국시리즈를 매듭지으면서 허경민의 실수가 가려졌다.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한 빚이라 생각하고 갚아가겠다. 준비가 돼 있다”며 “저희 두산은 정말로 강팀인 거 같다. 이런 팀 소속이라는 게 너무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많은 야구인들이 두산의 2019 챔피언십이 2015~2016 2연패보다 가치 있다 평가하는 건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양의지(NC 다이노스) 등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한 국가대표들을 전부 떠나보내고도 최강 자리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허경민 역시 “그땐 대체불가 선수들이 있었을 때고 지금은 형들이 다 빠져나갔다. 저 역시 ‘우리가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감동이 크게 와 닿는 것 같다”며 “누구도 예상 못했을 텐데 이 선수들로 해냈다. 저희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경민은 2019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전부 홈을 밟을 만큼 공격에서 알토란 역할을 해냈다. [사진=연합뉴스]

‘기둥뿌리’가 뽑힌 가운데 2년 만의 트로피를 되찾은 스토리도 감동적이지만 두산이 페넌트레이스에서 SK 와이번스를 제친 과정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광복절 기준 두산은 SK에 9경기 뒤져 있었다. 기적도 이런 기적이 없다.

허경민은 “8월엔 차이가 많이 났다. 1위가 아니라 오히려 4위랑 가까웠다. 이 상황이 일어날지 몰랐다”면서 “10월에 한 번도 안 졌다”고 강조했다.

두산 선수단은 이달 첫 날 NC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2-5 극복부터 27일 한국시리즈 4차전 3-8 뒤집기에 이르기까지 10월 5전 전승을 거뒀다. 내용도 어찌나 짜릿한지 드라마를 집필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허경민이 “저희는 정말 미라클“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허경민은 1990년생 동갑내기 정수빈, 박건우에게도 한 마디 했다. “각자가 힘들 때마다 나머지 둘씩 서로를 위로했다”는 그는 “오늘로 저는 두산에 빚을 졌기 때문에 이 유니폼을 입고 그만두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끝까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경민과 정수빈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박건우는 1군 데뷔가 늦어 FA 취득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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