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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스페인판 레스터시티에 거는 기대 [라리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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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스페인판 레스터시티에 거는 기대 [라리가 순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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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승격 팀 그라나다가 라리가(스페인 1부리그) 순위표 꼭대기를 차지했다. 전통 명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매치 ‘엘클라시코 더비’ 경기일정이 뒤로 미뤄진 덕을 봤지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라나다는 27일(한국시간) 레알 베티스와 2019~2020 라리가 10라운드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챙겼다. 6승 2무 2패(승점 20)로 바르셀로나, 레알 소시에다드,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 세비야(이상 승점 19), 레알(승점 18)에 앞선 리그 선두다.

리그 양대산맥 바르셀로나와 레알이 한 경기를 덜치르는 행운 속에 올 시즌 2부리그에서 갓 승격한 그라나다가 1위로 월요일을 맞을 수 있었다. 그들의 비상한 행보가 유럽 전역의 관심을 부른다.

그라나다의 시즌 초 눈부신 행보에 유럽 전역에서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사진=마르카 캡처]

1931년 창단한 그라나다가 88년 동안 1부에서 시즌을 보낸 건 올 시즌 포함 24시즌밖에 안 된다. 10위 안에 든 것 역시 딱 4번인데 최고성적은 6위. 우승이나 클럽대항전 진출을 꿈꾸기보다 잔류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경기들이 그라나다의 주된 역사를 이룬다.

2016~2017시즌 38경기에서 승점 20을 따는데 그쳐 강등됐던 그라나다는 올 시즌 10경기 만에 벌써 20점 고지를 찍었다.

이들이 만들어 낸 시즌 초 이변이 더 놀라운 건 선수단 몸값이 단 800만 파운드(12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앙헬 에레라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임대했고, 핵심 미드필더 라몬 아지즈는 30만 유로(3억8000만 원)에 영입했다. 

39세로 라리가 최연소 사령탑인 디에고 마르티네스 감독은 강력한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그들의 반전 드라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앞서 치른 10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은 경기를 모두 승리로 매듭지은 끈끈한 조직력에서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을 조성한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그라나다 전체 몸값보다 28배나 많은 2억5500만 유로(3310억 원)를 들여 선수를 수급한 바르셀로나를 2-0으로 잡았다. 레알과 원정경기에선 2-4로 졌지만 매운 맛을 충분히 보여줬다.

영국 BBC는 그라나다의 돌풍을 2015~2016시즌 레스터시티의 우승에 빗댔다. [사진=BBC 캡처]

그라나다의 선전은 2015~2016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날, 토트넘 홋스퍼 등 굵직한 클럽들을 모두 따돌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연출했던 레스터 시티를 떠올리게 한다. 

영국 가디언은 그라나다를 “조직적인 압박을 통해 전방에서 공을 탈취해 빠르게 공격하는 팀”으로 정의한다. 레스터 역시 위협적인 역습과 세트피스의 효율을 앞세워 골리앗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레이스 마지막에 웃었던 다윗이었다.

레스터도 처음에는 ‘이변’ 혹 ‘돌풍’으로 규정됐지만 차츰 동화를 현실로 바꿔나갔다. 레스터의 정상 등극은 축구가 전할 수 있는 감동이 무엇인지를 다시 상기시켰다. 이번 그라나다의 약진을 향해서도 따뜻한 응원의 시선이 머무르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물론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도 그라나다를 레스터에 빗대며 선전을 바라는 눈치다. 

그라나다는 11월 1일 헤타페를 방문하며 지금의 순위를 지키려는 노력을 이어간다. 그라나다의 축구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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