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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홍의 볏짚놀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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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홍의 볏짚놀이]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0.31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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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스포츠는 물론 스포츠산업, 연예 그리고 우리네 생활 문화 전반에서 일어나는 현상 그리고 그 안의 인물에 관심이 많은 스포츠산업부 팀장입니다. 체육과 문화·연예계 사건사고, 가십을 토대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꼬고 엮고 묶어 보고자 합니다. 볏짚처럼 말입니다. 때로는 묵직한 펀치를 날려보겠습니다. 또 때로는 삐딱하게 측면도 공략해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BNK금융그룹. 2011년 3월 부산은행, BNK투자증권, BNK신용정보, BNK캐피탈이 공동으로 설립한 지방은행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5조554억 원을 기록했다. BNK는 부산&경남이자 Brand New Kind 혹은 Beyond No 1 in Korea를 의미한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WKBL 제공]

BNK의 여신전문금융 계열사 BNK캐피탈은 지난 4월 여자프로농구(WKBL)단을 창단했다. 부산광역시 금정체육관(BNK센터)을 안방으로 쓰는 이 팀의 정식 명칭은 부산 BNK 썸이다. 구단주인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사는 “BNK 썸 여자농구단은 부산시민과 썸(아직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사귀는 듯 가까이 지내는 관계) 타기를 시작하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711억 원을 낸 BNK캐피탈은 개인소매금융과 자동차할부금융 사업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싶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한 시즌 운영비가 대략 30억~40억 원 선인 여자프로농구를 선택했다. 마침 네이밍 스폰서로 운영되던 OK저축은행 읏샷이 새 주인을 찾던 차였다. BNK는 OK저축은행을 품고 WKBL 출범 21년 만의 첫 영남연고 구단이란 타이틀도 덤으로 얻었다.

사실 체육계로선 BNK금융지주의 결정이 무척 고마울 따름이다. 시청률이 0.2%대에 불과한 여자프로농구에 관심을 가져줬으니 말이다. 6구단 체제 존속 여부가 불투명했던 위기에서 나타난 구세주가 아닐 수 없다. 유영주 감독, 양지희 최윤아 코치까지 4대 프로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사상 처음으로 코칭스태프가 여성으로만 구성돼 화제도 모았다.

김지완 회장(가운데)이 경기 종료 14.3초 전 벤치로 다가와 박수치는 장면. [사진=KBS스포츠 편집화면 캡처]

출발은 산뜻해 보인다. 지난 23일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국민은행)와 홈 개막전엔 5390석이 매진됐다. 무료라 해도 부산에서 최초로 여자프로농구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이 반응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BNK가 WKBL 관중이 지난 시즌 대비 24.6% 증가(10월 28일 기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BNK를 치면 자동완성으로 가장 먼저 따라붙는 게 ‘부산 BNK 썸’이다.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BNK금융지주, BNK저축은행 등 BNK그룹의 주요 계열사보다 농구단이 우선이니 홍보효과가 쏠쏠해 보인다. 적어도 BNK의 존재를 잘 모르던 수도권의 스포츠팬들에게 각인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잠깐.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건이 있다. 훈풍 속에 가린 두 건의 잡음이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하나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의 ‘오버 액션’이고 나머지는 농구단 창단 과정에서 드러난 직원 부당해고다.

김지완 회장이 지난 6월 BNK 썸 창단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김지완 회장 해프닝은 어찌나 민망한지 요샛말로 ‘헐’이란 표현이 이토록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지난 19일 부천 KEB하나은행과 원정경기 종료 14.3초 전. 중년 아저씨 한 분이 작전 지시하는 유영주 감독에게 다가가 박수를 치며 악수를 청했다. 유영주 감독이 당황하며 얼떨결에 악수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구단 측은 “회장님이 경기가 끝난 줄 착각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첫 경기를 마친 감독을 격려하기 위해 벤치로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대체 참모진은 그때 뭘 했는지 궁금하다. 초등학생도 알 상황을 참모진도 몰랐다는 것인지 아니면 알았지만 회장님의 원맨쇼 난입을 도저히 말리지 못한 것인지... 행여 “이러시면 안 된다”고 직언하지 못 하는 게 BNK금융그룹의 조직문화가 아닐는지 의심하는 것은 기자의 오버일까.

그로부터 나흘 뒤엔 BNK캐피탈이 부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실이 한 매체의 단독보도로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BNK 농구단 창단 과정에서 사무차장 근로계약을 맺은 김 씨에게 최종입사 취소를 통보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유는 익명의 비위행위 제보였다. 김 씨가 항변하며 구제신청을 냈지만 BNK 측은 이를 묵살했다.

왼쪽부터 양지희 코치, 유영주 감독, 오거돈 부산시장, 김지완 회장, 이두호 대표, 최윤아 코치. [사진=WKBL 제공]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BNK는 명예훼손 의혹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BNK가 부산지노위 답변서에 보낸 주요내용엔 김 씨의 금전적 비리 소문과 그의 전 직장 부산 KT 남자프로농구단의 관계자들의 확인 사실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WKBL, KT의 증언과 대조하면 BNK 측의 주장은 허점투성이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으로 비리자로 매도하는 행위는 정당성이 없다는 게 노무 전문가의 설명이다.

코트 밖에서 아마추어 같은 행정으로 도마 위에 오른 BNK는 코트 안에서도 신음 중이다. 현재 3전 전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지난 26일 아산 원정에선 우리은행에 무려 32점 차(42-74)로 참패했다. 2,3쿼터 합계 득점이 고작 8점이었다. 공교롭게도 BNK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도 시원찮다. 예상 순익 1696억 원으로 순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11.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83억 원으로 전년 2686억 원 대비 15% 감소할 전망이다.

어쨌든 부산 BNK 썸이 초반 잡음과 부진을 털고 순항하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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