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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우리카드 위 '나는' 대한항공, 챔프 본능 어디 가랴? [프로배구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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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우리카드 위 '나는' 대한항공, 챔프 본능 어디 가랴? [프로배구 V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31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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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대한항공이 잘해서 우리카드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불안하다 하더라도 챔프 본능은 어디 가지 않았다. 우리카드 위에서 대한항공이 화끈하게 날아 올랐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우승팀 인천 대한항공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서울 우리카드의 3연승을 저지했다.

대한항공은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방문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25-20 25-18 26-24)으로 완파했다.

3승 2패(승점 9)가 된 대한항공은 단독 3위로 점프하며 1경기 많이 치른 2위 우리카드(승점 10)를 바짝 추격했다.

대한항공이 챔프의 위용을 되찾았다. [사진=KOVO 제공]

2연승 뒤 2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던 대한항공. 위기의 순간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정지석이 나섰다. 이날 서브 2개, 블로킹 2개 포함 18점(공격성공률 66.66%)으로 대한항공의 셧아웃 승리를 견인했다. 정지석은 1세트에만 서브 1개, 블로킹 2개 포함 10점(공격성공률 63.63%)이나 뽑아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대대적으로 서브를 바꿨다. 점프 서브로 방법을 바꾼 뒤 많은 범실을 쏟아내며 연패를 안았다. 경기 당 평균 30개에 달하는 범실을 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승리 팀답지 않게 기본이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은 자신들의 강점인 서브를 되살렸다. 비예나가 1세트 16-14에서 3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는 등 서브에서 6-3으로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이상열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대한항공이 잘해서 우리카드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대한항공이) 되는 날이다"라는 말로 이날 경기를 정의했다. 

두 윙 스파이커(레프트) 정지석과 곽승석이 기록한 리시브효율은 각각 57.89%와 57.14%에 달했다. 리시브가 살아나자 세터 한선수가 활용할 수 있는 선수 폭도 넓어졌다. 중앙에서도 속공으로 힘을 실어주자 2세트까지 순풍에 돛을 단 듯 시원한 경기력을 뽐냈다.

경기에 앞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선수들과 모두 합의를 거쳐 서브를 바꿨다. 연습에 매진 중이다.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서브가 안정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라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앞서 문제로 지적됐던 서브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쥐고 놓치 않았다. [사진=KOVO 제공]

박 감독은 3세트 22-21로 팽팽하던 상황 작전타임에서 "점프 서브에서 중요한 것은 미리 보는 거다. 천천히 하자"라는 말로 선수들을 다독이는 등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3세트 24-24에서 투입된 유광우가 강하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서브로 우리카드 리시브를 흔들었고, 비예나가 한 차례 네트터치를 유도한 뒤 블로킹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 블로킹으로 비예나는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백어택 3개 이상)을 작성했다. 24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하며 9점에 그친 우리카드 펠리페를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침체됐던 분위기에 매몰되지 않고자 노력했다. 박 감독은 “휴가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지난 25일 안산 OK저축은행전 패배 이후 선수들의 '힐링'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노력했다. 운동을 통한 컨디션 조절이다. 누구보다 이기고 싶어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며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아니나 다를까 선수들은 박 감독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왜 올 시즌에도 ‘1강’으로 분류되는지 보여준 한 판이었다. 적장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혀를 내두르며 모든 면에서 밀렸다고 인정했다. 적어도 이날은 앞서 5경기에서 4승이나 따낸 홈팀 우리카드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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