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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이 말하는 챔프의 위기극복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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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이 말하는 챔프의 위기극복 능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1.0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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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독기가 남달랐다. 벼르고 있었던 듯 초반부터 날아다녔다. 정지석(24·인천 대한항공)은 “손까지 벌벌 떨었다”고 했다. 인터뷰실에 와서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아직도 긴장된다”고 했다.

앞서 2연패를 당했던 대한항공은 31일 장충체육관에서 2위 서울 우리카드를 압도하며 회생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의 위용을 되찾았다.

그 중심에 단연 정지석이 있었다. 24점으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외국인선수 비예나보다도 돋보였던 경기였다. 정지석의 입을 통해 2연패 후 대한항공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는지 들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이 2연패로 침체됐던 분위기에서 탈출했다. 챔프의 위용을 찾았다. [사진=KOVO 제공]

정지석은 “팀 분위기가 박살났다. 몸이 안 좋아서 그랬다고 믿고 싶을 정도였다. (곽)승석이형랑 몸 보신하려고 백숙을 먹으면서 다짐했다. 나도 모르게 손이 떨릴 만큼 긴장했다. 팀 선수층이 얇다보니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치르면서 근 3년 동안 천안 현대캐피탈과 양강구도였는데 입장이 바뀌었다. 지금 우리는 4위고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다"며 "대전 삼성화재전 패한 뒤 시즌 끝나고 군대에 가야하나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였지만 비디오 보고 훈련하고 했다. 운동량을 늘렸다. 안 되니까 뭐라도 해봐야 조금씩 얻는 게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역시 “이렇게 형편없이 2연패한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상당히 별로였다. 선수들이 잘 추스르며 준비를 잘했다. 선수들에게 뭐라 이야기 할 부분이 없는 경기”라며 선수들이 2연패로 얻은 충격을 잘 극복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던 정지석은 서브 2개, 블로킹 2개 포함 18점(공격성공률 66.66%), 리시브효율 57.89%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훨훨 날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자다웠다.

긴장했다고 했지만 2연패를 당할 동안 문제가 됐던 서브에선 과감했다. 정지석은 “감독님이 무한한 신뢰를 줘 선수로서 편할 수밖에 없다. 서브에이스는 운이 좋았다”며 “1세트 내가 잘 때리는 코스에 펠리페가 있어서 자존심이 상해 강하게 넣었는데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정지석은 1세트에만 서브 1개, 블로킹 2개 포함 10점(공격성공률 63.63%)을 뽑아냈다. 반면 1세트 펠리페는 3점(공격효율 –16.67%)에 그치더니 이날 총 9점에 머물렀다.

대한항공이 우려를 완벽히 지워냈다. 절치부심했고,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사진=KOVO 제공]

대한항공 분석의 승리였다. 정지석은 “분석대로였다. 우리카드의 플레이 스타일과 개개인 영상을 보면서 펠리페에게 가는 공이 그렇게 높지 않아 잘 막는 코스를 꽉 막았다. 그래서 1세트를 쉽게 따냈다”고 설명했다.

정지석은 이날 시즌 첫 블로킹도 성공했다. 경기에 앞서 박 감독의 특별 주문이 있었다. “경기 전 감독님이 블로킹이 적다면서 움츠려 든 것 같다고 리액션 강하게 하라고 하셨다. 선수들이 저랑 (진)상헌이 형한테 부탁했는데 (블로킹) 기회가 나서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를 전후로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더 굳어진 듯하다. “5경기째 치르면서 매 경기 일희일비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이런 어려움을 자체적으로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 기분만 맞춰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느낀 시합”이라고 흡족해 했다.

현대캐피탈과 개막전 승리 당시 박 감독은 “수비 등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채우는 선수들”이라며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시즌 초 찾아온 위기를 선수들이 남다른 준비와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이번 연패가 분명히 약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대표팀 다녀오고, 외인 들어와서 3일 만에 KOVO컵 우승하고, 곧장 V리그 2경기를 치렀으니 피로가 쌓이면서 느슨해질 타이밍이었다”고 분석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상대를 치켜세웠다. “항공이 상당히 잘했다. 범실도 없이 서브도 좋았다. 수비며 한선수의 경기운영이며 모두 한 단계 위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앞서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우리카드지만 정신적으로 잘 무장된 대한항공에 그야말로 완패했다. 절치부심한 대한항공이 왜 '1강'인지 경기력으로 증명한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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