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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키움히어로즈 감독, 2013 김진욱 닮은 2019 장정석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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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혁 키움히어로즈 감독, 2013 김진욱 닮은 2019 장정석 [프로야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11.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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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3년 김진욱 감독과 결별했던 두산 베어스가 떠오른다.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손혁(46) SK 와이번스 투수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긴다.

키움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은 4일 손혁 코치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액 6억 원이다.

허삼영(삼성 라이온즈), 맷 윌리엄스(KIA 타이거즈), 허문회(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수장을 바꿔 앉힌 타 구단과 달리 키움은 장정석 감독과 동행할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진출,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로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야구팬들 다수가 놀라는 배경이다.

손혁 키움 신임 감독.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는 2013시즌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서 3연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문 뒤 경질당한 김진욱 전 감독의 케이스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당시 두산은 김진욱 감독 후임으로 재일교포 송일수 감독을 부른 바 있다.

하송 키움 대표이사는 “손혁 신임 감독은 끊임없이 연구하는 지도자다. 야구 열정 또한 뜨겁다”며 “우승팀 코치를 비롯해 지도자 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들이 선수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송 사장의 말대로 손혁 감독은 야구계의 대표적인 공부벌레다. ‘손혁의 투수교과서’는 미국의 피칭이론을 국내에 소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이글스와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투수 인스트럭터, 넥센과 SK 코치 시절 손혁 감독의 지도를 받고 좋아진 투수들이 많다.

손혁 감독은 야구계의 황금세대라 불린 92학번이다. 박찬호, 고(故) 조성민, 박재홍, 임선동, 차명주, 김종국, 홍원기 등이 친구다. 대학 진학 대신 프로 진출을 택한 염종석, 정민철도 동기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한희원 프로가 부인(아내)이다. 한영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SK 코치 시절의 손혁 감독(가운데). [사진=연합뉴스]

공주고, 고려대 출신의 기교파 우완투수였다. 1996년 2차 1라운드로 LG(엘지) 트윈스에 입단했다. 해태-KIA 타이거즈를 거쳐 두산 베어스에서 은퇴했다. 1군 통산 기록은 8시즌 107경기 508이닝 36승 31패 평균자책점(방어율) 4.07.

손혁 감독은 “키움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이다. 한 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며 “우리 팀은 이미 탄탄한 선수단 전력과 각 파트 별로 유능한 코칭스태프가 구성돼 있다. 여기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진야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보다는 우리 팀이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그 과정에서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탭, 프런트와 긍정적인 소통을 나눠 그라운드에 나오는 모든 구성원들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K는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이끈 투수코치의 이탈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손혁 코치의 감독 이동에 이어 에이스 김광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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