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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 김유택-김진영 외침, '농구는 체중으로 하는 게 아니다' [2019 KBL 신인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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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 김유택-김진영 외침, '농구는 체중으로 하는 게 아니다' [2019 KBL 신인드래프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04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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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 레전드 앨런 아이버슨(은퇴, 183㎝)의 명언이다. 한국프로농구(KBL)에 비슷한 메시지를 던지는 선수가 있다. 한국 농구 전설 김유택(56)과 그를 똑닮은 고려대 가드 김진영(21)은 신장 대신 체중의 절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농구는 체중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김진영은 4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의 호명을 받았다. 

 

[잠실학생체=스포츠Q 안호근 기자] 서울 삼성 1라운드 지명 신인 김진영(왼쪽)이 4일 아버지 김유택 전 중앙대 감독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다.

 

드래프트 직후 만난 김진영은 “고려대가 호명될 때부터 놀랐다. 단상에 올라가니 머릿속이 백지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예상보다 이른 순번이었다.

가드층이 열악하다고는 하지만 4대 빅맨이 참가하는 드래프트이기에 고민이 많았을 삼성이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은 “생각 많이 했는데 우리 팀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선수를 뽑겠다”며 김진영을 택했다.

선택 권한은 없지만 김유택-김진영 부자도 생각이 많았다. 스포티비 해설위원이자 김유택 전 중앙대 감독은 “이상민 삼성 감독이 빅맨을 택할지, 가드로 갈지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라며 “그 다음엔 오리온, SK까지도 생각했다. 세 팀 갈 것이라고는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빠른 순위에 뽑힐 줄 몰랐는데 영광이지만 그건 순간”이라며 “가서 잘하는 게 최우선이다. 어떻게 하면 농구를 더 잘할지 고민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삼성에 대한 질문엔 “좋게 생각한다. 대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여유 있는 농담을 던지더니 “내가 공격적인 스타일의 가드인데 이상민 감독님을 통해 그 외에 필요한 걸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교 선배님인 이규섭 코치님도 계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의 호명을 받은 김진영은 무대에 올라 “말랐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농구를 잘해서 말랐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193㎝ 68㎏. 가드로서는 큰 키지만 지나치게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뼈란트(뼈+듀란트 합성어)’ 별명으로도 불리는 그다.

 

이상민 감독(왼쪽)의 품에 안긴 김진영은 "내가 공격적인 스타일의 가드인데 이상민 감독님을 통해 그 외에 필요한 걸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진=KBL 제공]

 

“(말랐다는 말에) 스트레스는 안 받는데 댓글에 ‘부딪치면 반대편으로 날아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더라. 그래서 자신감 있게 말했다”는 그. “한국의 듀란트가 되겠다”는 다짐에 대해선 “아직 슛이 약한데 슛도 좋고 우선 체형이 비슷해 꼽았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호리호리한 체형에도 선수시절 센터를 맡아 한국 농구의 전설로 남은 게 김유택 전 감독이다. 그는 “말랐다고 못하는 건 아니다. 최준용(SK)도 그런 케이스다. 기술과 스피드로 체격적 약점을 커버할 수 있다. 그걸로 농구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가드치고 큰 편인데 공 다루는 건 나보다 잘한다. 경기를 읽어 예측하고 풀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이에 옆에서 듣고 있던 김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다만 아직은 노파심이 크다. 드래프트에 오기 전 긴장이 됐다던 김유택 전 감독은 “아마에 있을 땐 프로와 차이를 잘 못 느낀다. 연습경기에서 붙는 게 대부분인데 실전과는 특히 수비 같은 부분에서 전혀 다르다”며 “나도 아마시절 때는 연습경기 때 이기고도 경기에 나서면 박살났다”고 말했다.

“(팀에) 얼마나 잘 녹아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 순간은 잊고 남은 일과 미래를 고민해 열심히 해서 필요한 존재로 오래 남는 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은 4승 6패, 7위에 처져 있다. 체격적 열세와 프로 무대 적응 등 과제가 있지만 팀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뽑힌 만큼 최대한 많은 도움을 줘야 하는 김진영이다. 이날 뽑힌 선수들은 각 팀의 13번째 경기부터 출전 가능하다. 삼성은 오는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이 그 시작. 김진영이 프로 무대에서도 아버지의 명성을 이어갈 재목이 될지, 농구는 체격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지 확인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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