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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VS 맨유 분석] 솔샤르의 두 가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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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VS 맨유 분석] 솔샤르의 두 가지 카드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19.11.0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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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체계적인 압박과 속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첼시를 상대로 꺼낸 카드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간) 2019/2020 카라바오컵 16강에서 첼시를 2-1로 제압한 맨유는 지난 9R 리버풀전부터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전술적 유연성을 가져오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맨유가 반등에 성공했을지라도 7연승을 달리고 있는 첼시를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꺾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벌 전은 맨유의 2-1 승리로 끝이 났다.

이날 경기를 조목조목 분석해 보자.

전반전과 후반전을 다르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전반전은 철저하게 준비된 압박을 보여준 솔샤르가 우세했다. 후반전에는 프랭크 램파드가 솔샤르 전술에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솔샤르는 램파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 선발 명단

양 팀의 선발 라인업
첼시와 맨유의 선발 라인업

사실 3-4-1-2 포메이션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는 굉장히 수비적이다. 일반적으로 상대를 끌어들인 뒤 수비에 성공하면 빠르게 역습해 승리를 노리는 패턴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솔샤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첼시를 상대로 엉덩이를 뒤로 뺀 채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솔샤르는 3-4-1-2 포메이션을 통해 수비에서 단단함을 얻는 동시에 맨유 공격진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준비를 해왔다. 전반전에 맨유가 첼시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맨유의 체계적인 수비와 압박이었다.

■ 맨유의 수비 체계

맨유의 체계적인 수비 체계
맨유의 체계적인 수비 체계와 첼시의 단점

첼시 센터백들이 미들 서드(축구 경기장을 가로로 3등분 했을 때 정중앙지역) 시작점까지 올라와 공을 완벽히 점유했을 때 맨유는 커트 주마와 구애히를 압박하지 않았다. 마커스 래쉬포드와 다니엘 제임스는 조르지뉴를 압박 범위에 둔 채로 언제나 첼시 센터백들을 향해 압박할 자세를 취했다.

이 과정에서 제시 린가드에게 부여된 역할은 두 가지다.

A. 조르지뉴를 향한 1차적 압박.

B. 프레드와 스콧 맥토미니가 한 측면으로 쏠렸을 때 중원으로 내려와 공간 점유.

린가드는 B역할을 종종 놓치는 장면이 있긴 했으나 수비적으로는 이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 린가드 활동량 덕에 프레드와 맥토미니는 측면 수비 지원을 빠르게 나갈 수 있었다.

첼시가 맨유의 수비 조직을 뚫어내지 못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이렇다.

A. 중앙에 밀집한 맨유의 수비 조직을 흔들 정도로 빠른 좌우 전환을 보여주지 못한 점

B. 일대일 경합 상황에서 첼시 선수들이 이겨내지 못한 점

C. 마테오 코바시치까지 후방 빌드업에 가담하면서 공격 숫자가 부족한 점

첼시는 45분 내내 이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고 전반전에 단 2개의 슈팅만을 기록할 정도로 빈공을 펼쳤다.

■ 맨유의 압박 체계

압박은 맨유가 첼시를 제압한 가장 큰 이유였다
압박은 맨유가 첼시를 제압한 가장 큰 이유였다

그 다음은 맨유의 압박 체계다. 첼시가 후방 빌드업을 시작할 때 맨유는 첼시의 모든 선수들을 일대일로 압박했다. 래쉬포드와 제임스를 통해서 첼시의 센터백들, 린가드가 조르지뉴, 프레드와 맥토미니가 좌우 미드필더들, 윙백들을 전진시켜 첼시의 윙백들, 센터백 3명이 첼시의 공격진을 마크했다. 이는 굉장히 공격적인 압박 체계였는데 성공적이었다. 제임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장면이 솔샤르가 가장 원했던 그림이지 않았을까? 높은 지역에서 압박해 순간적인 역습을 통해 득점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솔샤르가 공격적인 압박 체계를 꺼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맨유 공격수들의 성향 때문이다. 래쉬포드와 제임스, 교체로 투입된 앙토니 마샬까지 전부 골대와 가까이 있을 때 더욱 장점이 나타나기에 전체적인 라인을 내려서 경기하면 공격과정에서 날카로움이 떨어진다.

또한 맨유 미드필더와 공격진은 모두 압박에 있어 강점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첼시 선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맨유는 인터셉트 기록에서 맥토미니 5회, 프레드 2회, 래쉬포드 2회를 기록했지만 조르지뉴(6회)를 제외한 다른 첼시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은 단 한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 4-2-3-1로 전환한 첼시

램파드의 전술 변화
후반전에 이뤄진 램파드의 전술 변화

후반전 시작과 함께 램파드는 길모어를 전진시키며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후방에서 빌드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다.

코바시치와 조르지뉴가 후방으로 내려오자 린가드가 압박해야 할 대상이 많아졌다. 그래서 주로 맥토미니가 남는 중앙 미드필더 1명을 견제하기 위해 전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일단 프레드에게 과한 수비 범위가 할당됐고, 중원이 헐거워지면서 첼시 후방에서 공격진으로 바로 패스가 이어졌다.

스피드가 붙은 첼시 공격진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맨유 센터백들은 고전했다. 해리 매과이어의 실수가 사전에 있었지만 미키 바추아이의 득점은 이런 흐름에서 나왔다.

또한 램파드는 마르코스 알론소와 리스 제임스를 전진시키며 전반보다 과감하게 공격 작업에 참여하게 했다. 아론 완-비사카와 윌리암스는 센터백들과 간격이 벌어지는 것을 우려해 알론소와 제임스를 강하게 달려들 수 없었다. 첼시는 공을 완벽히 점유했을 때 선수들이 맨유 수비진 틈을 공략하며 전반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 맞대응에 나선 솔샤르

첼시 전술 변화에 대응한 솔샤르
첼시 전술 변화에 대응한 솔샤르

전반의 압박과 수비 체계가 먹혀들지 않자 솔샤르도 바로 대응했다. 마샬과 안드레아스 페레이라를 투입하며 4-2-3-1로 전환하며 압박보다는 수비를 중시했다. 솔샤르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역시 주마와 구예히가 빌드업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첼시 후방 빌드업은 대부분 조르지뉴와 코바시치를 거쳐야했기 때문에 마샬만 최전방에 놓고 2선 선수들을 하프라인에 위치시키며 이들을 견제했다.

래쉬포드-페레이라-제임스를 통해 제임스-조르지뉴-코바시치-알론소를 묶어내자 맨유는 후방에서 완벽하게 수적 우위를 점했다. 이는 리버풀에서 클롭 감독이 공격진 마네-피르미누-살라를 통해 상대 포백을 막아내는 방식과 얼추 비슷한 그림을 보여줬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이번 경기에선 솔샤르가 준비와 대처 면에서 램파드보다 우세했다. 전반전에는 솔샤르의 완벽한 수비와 압박 국면을 확실하게 준비하면서 첼시가 후방에서부터 공격을 풀지 못하도록 했다. 후반전에 램파드가 변화를 선택하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솔샤르는 곧바로 대처했고 래쉬포드의 환상적인 프리킥과 함께 짜릿한 승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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