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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헌신이 필요한 '전략적 중매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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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헌신이 필요한 '전략적 중매결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7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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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한국체육 발전을 위한 체육단체 통합 방향'...밥그릇 싸움 아닌 대승적 발전 차원서 접근해야

[300자 Tip!] 우리나라에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라는 세 체육단체가 있다. 대한체육회는 엘리트체육, 국민생활체육회는 생활체육,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체육을 담당한다. 이 가운데 장애인체육이라는 다소 특수한 업무를 담당하는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차치하고라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과연 따로 나눠서 관장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의문이 남는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결정했다. 엘리트-생활체육 일원화를 통해 스포츠 선진국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미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27일 공포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통합준비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이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시대의 흐름이 됐다. 통합이라는 큰 줄기에는 의견이 모아졌고 이제 세부적인 조율만 남았다.

▲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한국체육학회가 주관한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 '한국체육 발전을 위한 체육단체 통합 방향'이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학계와 일선 현장 실무자 등 체육계 인사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이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을 하자, 하지 말자는 얘기를 하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어떻게 하면 두 단체를 제대로 통합할 수 있느냐를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채재성 동국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어떻게 해야 원만하게 하나로 합칠 수 있는지 의견을 모으자는 것이었다.

이날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한국체육학회가 주관한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 '한국체육 발전을 위한 체육단체 통합 방향'에서는 학계와 일선 현장에서 종사하는 실무 종사자, 단체를 대표하는 행정가를 포함해 체육계 인사부터 미래 한국 체육을 이끌어 나갈 체육학도들까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두 체육단체의 통합은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가 설립된 이후 20여 년 동안 늘 화두였다. 사실 대한체육회가 모든 체육 업무를 관장해야 함에도 우수선수 양성과 국위 선양을 목적으로 하는 엘리트체육에만 매진하면서 결과적으로 생활체육과 학교체육이 소홀해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그 사이 국민생활체육회가 생활체육을 발전시키는 주체로 성장했다.

▲ 이종영 한국체대 교수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체육단체 통합 방향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체육을 따로 나눠 생각할 수가 없게 됐다. 학교체육만 해도 그렇다. 전문 선수가 아닌 그저 스포츠를 즐기고 싶은 학생들에 대한 업무는 국민생활체육회의 영역이지만 전문 선수로 성장하는 학생들과 관련한 일은 대한체육회 소관으로 양분된다. 그러다보니 업무의 효율성에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날 참석한 체육계 인사들의 의견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과정에서 두 단체가 사사로운 이익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는 것에 모아졌다. 통합이 두 단체의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업무 나눠먹기식으로 변질돼 이도저도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파열음만 일어나 통합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지적이다.

◆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이해관계는 이제 그만

주제 발표에 나선 이종영 한국체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더이상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수없이 통합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것은 이해관계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종영 교수는 "이해관계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어떠한 방법의 통합이 한국체육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라고 역설했다.

이 교수는 "현재 학교 교육은 대학 입시과목에만 치중한 나머지 체육 과목은 버림받았고 그 결과 학생들은 체육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생활체육 운동기능 역시 매우 낮은 상태에 머물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엘리트체육 역시 정상적인 학교체육이나 스포츠기능 수준이 낮은 생활체육활동에서 선수를 충원하지 못하고 소수의 운동 특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부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됐다"며 "이처럼 한국체육의 단절된 구조는 '운동하지 않는 일반 학생'과 '공부하지 않는 운동선수'로 나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 손석정 남서울대 교수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 방향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또 이 교수는 "학교 체육, 생활 체육, 엘리트 체육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이들이 분리되어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않으면 체육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체육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통합되어야 하고 이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 통합의 목적을 잃지 말아야 한다 △ 조직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 기구·인원 축소가 아닌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통합조직의 업무와 활동을 효율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등 통합 방향을 4가지로 정리했다.

이종영 교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하지 못했던 것은 대한체육회가 통합의 주체가 되고자 했고 국민생활체육회는 흡수 통합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육활동을 즐기고 이를 뒷받침하는 학교체육이 정상화돼 자연스럽게 엘리트체육이 꽃을 피우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단체 통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통합 단체는 업무와 활동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아니라 조직의 기구나 인원의 증가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두 단체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한국체육 발전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석정 남서울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역시 두 단체의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며 원활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손석정 남서울대 교수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며 서로 이해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석정 교수는 "양 단체의 통합은 전략적 중매결혼이다. 개인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상대방과 눈높이를 맞추고 희생과 헌신을 하며 단점을 보완하고 이해하며 감싸줘야 한다"며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주례 역할로 두 단체의 결혼을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고 결혼(통합)후 방향 제시와 조언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어느 한 단체의 존재가 희석되는 흡수 통합이나 감독기관의 지휘통제 강화는 반드시 지양되어야 한다. 자율성을 배제한 관 주도의 통합은 행정편의주의와 체육단체 통제 강화를 불러와 '무늬만 통합'을 낳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이 아니라 상생발전을 위한 기능적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역 체육단체와 종목 단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려면

채재성 동국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종목별 회원단체와 시·도 및 시·군·구의 하부조직 통합 원칙에 대해 역설했다. 하위 시스템의 통합이 뒤따라야만 당초 기대했던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변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재성 교수는 "선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통합 체육단체에서는 1종목 1연맹 가입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그런데 1종목 1연맹으로 가입 원칙을 적용하려면 대한체육회의 종목별 연맹과 국민생활체육회의 종목별 연합회 가운데 중복되는 종목은 통합해서 가입해야 한다"며 "또 중복되지 않는 생활체육 종목별 단체의 가입도 세부적으로 재분류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채재성 동국대 교수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종목별 단체와 지역별 단체의 통합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이어 "중복되는 종목 단체들의 통합을 강제하기가 힘들고 엘리트체육과 통합에 따른 생활체육의 불안감도 해소해야 하는 등 많은 난제가 있다"며 "결국 통합의 초기 과정에서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단체가 현재의 이원화된 모양새를 당분간 유지하며 인적, 물적 프로그램 운영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단체 통합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채 교수는 "시·도 및 시·군·구의 하부조직 통합도 향후 통합단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전국체육대회와 국민생활체육대축전이 통합 운영되어야 하고 통합단체의 시·도 및 시·군·구 조직 사무국은 종목별 연맹과 협조해 스포츠클럽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스포츠클럽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광범위한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주제 발표를 들은 플로어의 참석자들도 각자 의견을 내놓으며 전향적인 단체 통합을 주문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유발언을 통해 "단체의 통합은 단순히 두 단체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한국 체육의 100년 비전을 제시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조직이나 예산, 행정이 단순히 하나로 합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된다"며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 독일, 호주 등 체육 선진국이 어떻게 체육 행정을 진행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지도 살펴보며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함으로써 100년 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통합 모델을 만드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신문선 명지대 교수가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5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토론 시간에 의견을 밝히고 있다.

◆ 단체 통합 후폭풍은 없을까. 일선 현장·대학생들은 걱정 한가득

일선 현장 종사자들은 두 단체의 통합이 자칫 예산의 축소를 불러올까 걱정된다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고 미래 한국체육을 이끌어나갈 대학생들 역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체육 현장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자신을 지방의 지역체육회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대한체육회가 받는 예산이 있고 국민생활체육회가 받는 예산이 따로 있는데 두 단체가 통합되면 예산이 반토막이 돼 체육 행정에 혼란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강병국 경기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과 박형수 인천시체육회 본부장은 "현재 시도체육회와 시도생활체육회의 회장이 모두 도지사와 시장이 맡고 있는 반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모두 일반인이 수장을 맡고 있다"며 "하부 조직인 시도체육회와 시도생활체육회가 상부 조직의 예산 지원이 아닌 도비 또는 시비로 운영되는 것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효중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 사무처장은 엘리트체육 단체와 생활체육 단체의 통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개진했다. 김효중 사무처장은 "대한축구협회라는 거대 조직과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가 통합한다는 것은 흡수 통합이 될 위험성이 크다"며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과정과 함께 종목별 협회 및 연합회의 통합도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한국체대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소개한 참석자는 "이번 체육단체 통합이 향후 체육계에서 종사할 젊은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지정토론자들은 "현재 수많은 체육계 인재들이 비정규직에 적은 임금으로 일하고 있지만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그만큼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효중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 사무처장(왼쪽)이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진흥포럼에서 지정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취재후기] 체육 현장을 취재하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확연하게 분리돼 교류가 전혀 없다는 인상을 받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엘리트선수 출신들은 은퇴 뒤에도 어떻게 해서든 엘리트체육계에 남아 있으려고 노력한다. 정작 한국체육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생활체육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정작 엘리트체육을 했던 사람들의 일거리는 엘리트체육보다 생활체육에 더 많다. 생활체육도 그 파이를 더욱 크게 키우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엘리트체육인들이 진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정관에 나온 설립 목적에는 분명히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의 진흥으로 국민체력 향상을 도모하며 이를 바탕으로 우수선수를 양성해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다'고 되어 있다. 설립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두 단체의 통합은 필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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