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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청춘 우지호와 아티스트 지코, 그리고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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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청춘 우지호와 아티스트 지코, 그리고 'THINKING'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1.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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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지코'의 첫 정규 앨범 'THINKING'은 말 그대로 그의 '생각'이 담겨있다. '지코'하면 떠오르는 재기발랄하고 트렌디한 이미지와는 잠시 멀어졌다. 그 대신 '조금 둥글어진 자신'을 담아냈다. 지코는 앨범의 콘셉트는 물론이고 뮤직비디오의 스토리텔러로 참여하는 등 한계 없는 음악적 스펙트럼과 동시에 조금은 성숙해진 자신의 내면을 보여준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지코가 8일 오후 6시, '띵킹' 파트.2(THINKING Part.2)를 전격 공개하며 데뷔 8년 만의 첫 솔로 정규 앨범 '띵킹'을 완성했다. 지코가 앞서 공개한 파트.1을 통해 생각을 펼쳐놓았다면, 이번 파트.2로는 깊은 내면을 드러냈다. 또한 음악 프로듀싱은 물론, 콘셉트, 뮤직비디오, 앨범 제작 등 전반적인 작업에 적극 참여하며 완성도를 더했다.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지코는 "이전 앨범 발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된다"는 소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 CEO로의 변신, 그리고 8년 만의 솔로 앨범

"회사 설립 전과 이후에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예전에는 '앨범 작업을 해야된다'고 해야 시작을 했는데 요즘은 사무실, 작업실에 출근을 해서 앉아있는 편이에요"

지난 2011년 힙합 아이돌 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그룹 활동과 더불어 솔로 가수, 프로듀서 등 다방면에서 활약해 온 지코는 올해 1월, 엔터테인먼트사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독자활동에 나섰다. 이번 앨범은 그가 CEO로 변신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다. 'KOZ'는 '킹 오브 더 정글(King Of the Zungle)'의 약자로, '정글' 같은 음악 생태계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지코는 "아직은 부담감이 느껴진다는 것도 스스로 사치로 여겨질 수 있겠다 싶어서 '부담을 가질때가 아니야'라고 스스로 세팅을 하고 중심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띵킹(THINKING)'은 지코가 데뷔 8년 만에 내놓는 첫 정규 앨범이다. 지코는 "이 앨범의 결을 어둡고 진중하고 감정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는 의도를 가지고 만든 앨범은 아니다. 다만 저의 생각을 하나 씩 풀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두운 분위기가 많이 차지하게 됐다"며 앨범 이름대로 '생각'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 "파트 나눈 이유, 곡의 메시지 집중을 위해서"... 긴 호흡으로 전하는 '나의 이야기'

"제가 반응들에 대해 일일히 체크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과연 일치할까하는 호기심은 있었어요. 파트.1 공개 이후에 많은 분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지코는 지난 9월 30일 '띵킹' 파트.1(THINKING Part.1)을 공개한 후, 약 1개월 후인 지난 8일 파트.2를 공개했다. 지코는 정규 앨범을 두 차례로 나눠 공개한 이유에 대해 "10곡에 달하는 곡의 방대한 메시지와 각 곡마다 전해지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정보들을 한번에 보여드리면 요즘같이 음악 소비가 활발하지 않을때에는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더군다나 제가 작업한 방식이 무드가 주는 유기성 보다는 메시지가 주는 유기성이 더 크기 때문에 어떤 곡은 신나고, 어떤 곡은 많이 우울하다. 곡 하나하나씩 들어보면 기복이 많이 있다는걸 느낄 수 있을거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타이틀곡인 '남겨짐에 대해'는 이별 후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코는 "과거에 대한 미련이 될 수도 있고 미련을 보여주면서 한 번 더 정리하는 느낌이다. 완전한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졌다기 보다 경험과 상상을 적절하게 매치시켜서 만들어낸 곡이다"라고 전했다.

"'남겨짐'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다른 단어들보다 쓸쓸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사랑하는 이로부터 남겨진 사람은 좋은 감정이 남아 있을 때, 아직도 그에 대한 상대방에 대한 미련이 있을 때, 관계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거든요. 후렴구에서 같은 가사가 반복되는 것도 그 사람의 계절, 시간이 변하지 않고 제 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

타이틀곡 이외에도 지코는 '계속 돌봐주고 싶은 곡'으로 '벌룬(Balloon)'을 골랐다. "제가 만든 곡들 중 가장 꾸밈이 없는 곡"이라고 비하인드를 밝힌 지코는 "이 노래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위로를 해주시더라. 치유받았다는 느낌이 드는 곡이다"라고 고백했다.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제공]

 

# 우지호와 지코, 고민의 흔적을 가감없이 보여주기까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제가 무언가에 갈증을 느끼는지 많이 고민했고, 그 고민을 꺼내놓는 과정 중에 이 앨범이 있어요. 여전히 답은 끝까지 찾지 못했고 명확하게 결론은 못 내겠지만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 같습니다."

지코는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듣는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편적인 감정을 담아내 "누군가가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밝힌 지코는 "거친 부분, 솔직한부분, 무력하거나 건강한 부분을 다 표현하려고 했다. 전반적으로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나 결이 간결해지고 힘이 빠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보였던 이미지보다 '힘을 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지코는 "대중이나 팬분이나 지코라는 아티스트에게 바라는 이미지가 명확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은 기존에 제가 보여드렸던 거친 모습이나 캐주얼하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작업을 했었는데 제 기분이나 제 안의 생각들이 그게 아니었다"라고 고백했다.

"중간중간 수정 작업을 했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톤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지금의 내 생각을 옮겨놓는게 지금 작업에서 가장 적합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스스로에 대한 방어기제를 내려놓으면서 작업에 임하다보니 지코에서 우지호라는 사람의 비중이 더 크게 보일 정도의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이어 지코는 "제가 무대나 이미지로 보여지던 다면적인 모습들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싶었다. 뮤직비디오나 포토 통해서 보여지는 모습들도 메이크업이나 의상에 최대한 힘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가감없이 담아내려는 노력을 전했다.

'리스너'로서 스스로의 앨범을 평가해봤을땐 어떨까? 지코는 "작업물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100점 만점에 90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원래 스스로에게 박한 점수를 줘 왔다. 욕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욕심이 스스로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았을까"고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날 마지막으로 지코는 "내가 만족스러워도 듣는 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당연히 아쉽다. 이번 작품에 저 스스로 만족을 하지만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 없어'는 절대 아니다"라며 "가사에 많이 공감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많은 분들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고백했다.

[취재 후기] 이날 지코는 27살의 청춘 '우지호'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 앨범으로 처음으로 자기를 꺼내놓는 어려운 결심을 했다"는 지코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보는 법을 알고, 또 표현해내는 법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지코가 첫 솔로 앨범을 통해 담담하게 전한 공감과 위로는 어쩌면 묵묵히 뒤를 지켜 준 '우지호'에게 건네는 감사의 인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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