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06 03:17 (금)
[K리그2] '역습에 역습', 명품 난타전 서울 이랜드와 부산
상태바
[K리그2] '역습에 역습', 명품 난타전 서울 이랜드와 부산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19.11.11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서울이랜드FC(이하 서울 이랜드)와 부산아이파크(이하 부산)가 화려한 골 잔치로 리그 최종전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9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36라운드 서울 이랜드와 부산의 경기에서는 디에고, 이동준의 멀티골과 한지호의 쐐기골을 앞세운 부산이 5-3 대승을 거뒀다. 서울 이랜드는 전반 19분 김경준의 선제골과 전반 44분 원기종의 달아나는 골로 일찍이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막판 수비가 무너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 13호골을 성공시킨 부산 이동준 [사진=서울이랜드FC]
시즌 13호골을 성공시킨 부산 이동준 [사진=서울이랜드FC]

# 만날 때마다 불꽃 튀었던 양 팀

서울 이랜드와 부산은 올 시즌 만날 때마다 다득점 경기를 펼쳤다. 1·2차전에서는 일방적인 공세 속에 부산이 4-1, 3-1 대승을 거뒀다. 지난 26라운드 펼쳐졌던 3차전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부산은 전반 34분 만에 노보트니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서울 이랜드가 김민균, 최한솔, 쿠티뉴의 연속골을 터뜨려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과연 골 폭풍이 몰아칠지 관전 포인트였다. 물론 서울 이랜드와 부산 모두 이번 경기와 관계없이 일찍이 순위를 확정 지었다. 부산은 지난 33라운드 선두 광주FC(이하 광주)의 우승과 동시에 2위를 확보했고, 서울 이랜드도 최근 11경기 무승으로 꼴찌를 확정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힘을 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양 팀의 높은 동기 부여가 다시 한 번 명품 난타전을 만들어냈다. 서울 이랜드는 이번 경기가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다. 시즌 초반부터 홈 경기장 문제로 잠실과 천안을 오갔던 그들이기에 오랜만에 돌아온 잠실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의지가 강했다.  

올해로 3번째 승격 도전에 나서는 부산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흐름과 기세를 올릴 필요가 있었다. 이번 경기 후 약 3주의 준비 기간이 있지만 최종전 승리로 팀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서 플레이오프 전 초반부터 상승기류를 올라타고 싶은 열망이 컸다.  

# 서울 이랜드의 예상치 못한 역습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뜨린 서울 이랜드 김경준이 팀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이랜드FC]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뜨린 서울 이랜드 김경준이 팀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이랜드FC]

승리가 절실한 양 팀은 경기 내내 치열하게 맞섰다. 예상을 깨고 경기 초반 분위기는 홈 팀 서울 이랜드가 잡아갔다. 사실 서울 이랜드는 역습보다는 지공에 힘을 싣고 경기를 풀어 가는데 능한 팀이다. 스리백을 기반으로 중원에 많은 미드필더를 놓고 최전방의 알렉스와 쿠티뉴, 두아르테 등이 득점 찬스를 잡는 식의 공격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우성용 감독 대행은 최전방에 권기표와 원기종, 김경준 스리톱을 내세워 보다 빠른 템포의 역습을 가져갔다. 

부산이 미드필드진에 서용덕, 박종우, 한상운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중원을 꾸리자 서울 이랜드는 중원 싸움을 피하고 신속한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쳤다. 서울 이랜드의 스리백은 수비 성공 뒤, 후방에서 공을 돌리기보다는 곧바로 전방으로 공격권을 연결해줬다. 중원 미드필더로 출전한 마스다와 김민균도 상대 수비 배후로 침투해 들어가는 공격수들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지원하며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전반 19분 김경준의 선제골과 전반 44분 원기종의 추가골 역시 역습에서 시작된 공격부터였다. 공격을 위해 올라온 부산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기 전에 서울 이랜드 공격진들이 빠르게 공격 전환에 성공했고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내거나 위협적인 찬스를 여럿 만들었다.

# 상대 수비 무너뜨린 부산의 역습

멀티골을 자축하는 부산 디에고 [사진=서울이랜드FC]
멀티골을 자축하는 부산 디에고 [사진=서울이랜드FC]

이와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승부의 추는 서울 이랜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았다. 부산은 올 시즌 선제골 실점 후 매번 어려운 경기 운영을 펼쳤기 때문이다. 부산은 선제골을 허용했을 시 라인을 올리며 강공을 펼쳤지만, 이것이 오히려 수비 뒷공간 노출이라는 부담으로 직결됐다. 실제 부산은 올 시즌 선제골을 허용한 12경기에서 총 23실점의 높은 실점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산은 이번 경기에서 조급함을 버렸다. 선제골 실점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라인을 올리기보다 진영을 재정비하며 자신들의 템포를 찾아갔다. 다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동준과 김진규를 투입하며 공격진 강화에 신경을 썼을 뿐이다.

교체된 두 선수는 부산 공격에 활로를 뚫어줬다. 디에고와 이정협, 한지호가 버틴 부산의 최전방은 전반전 답답한 빈공에 고전했다. 이정협이 상대 스리백에 묶여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고, 좁은 공간에서 돌파가 강점인 디에고 역시 몸이 무거워 보였다. 이런 와중에 후반부터 이동준과 김진규가 최전방과 2선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니 단단했던 상대 수비 라인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부산은 후반 3분 만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이동준이 집중된 수비를 뿌리치고 정확한 헤더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기세가 살아난 부산은 서서히 공격 속도를 높였다. 전반전 상대 역습에 고전한 그들은 후반 중반부터 자신들이 역습을 주도하며 서울 이랜드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중원에서 공을 끊어내면 빠르게 측면으로 공격 방향을 바꾸고, 좌·우 윙백들이 모두 빠른 공격 가담으로 공격 숫자를 늘렸다.

또한 부산의 공격진들은 역습 상황에서 과감한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로 직접 찬스를 만들어갔다. 뒤따라오는 동료들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템포를 살리며 그대로 공격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후반 9분 디에고가 하프라인에서부터 상대 수비 6명을 뿌리치고 절묘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낸 장면과, 후반 25분 상대의 코너킥을 끊어내고 올라간 이동준이 상대 골문 구석을 노리는 감각적인 득점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후반 막판 급해진 서울 이랜드의 공격도 부산에는 호재였다. 공격을 위해 라인을 올린 서울 이랜드는 헐거워진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부산은 이를 집요하게 노렸다. 그들은 후반 막판까지 적은 공격 숫자로 효과적인 공격 찬스를 잡으며 상대 공격을 끊었고, 후반 추가 시간까지 집중력을 높여 5-3 대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물을 거머쥐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