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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체력왕' 부산 이동준, 지치지 않는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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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체력왕' 부산 이동준, 지치지 않는 심장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19.11.11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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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36경기, 3083분. 부산아이파크(이하 부산) 이동준(22)의 올 시즌 출전 기록이다. 전 경기에 출전하며 지칠 법도 하지만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싶다는  속내를 들어보면 그 욕망은 어디까지일지 절로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19 36라운드 서울이랜드FC(이하 서울 이랜드)와 부산의 경기에서는 부산이 5-3 대승을 거두며 최종 순위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부산은 전반 19분과 44분 김경준과 원기종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후반전 4골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여주며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팀 승리의 주역인 부산 이동준 [사진=김준철 명예기자]
팀 승리의 주역인 부산 이동준 [사진=김준철 명예기자]

부산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이동준이었다. 그는 후반 3분과 24분, 멀티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두자 해서 나갔는데 전반전이 잘 안 풀렸다. 후반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동준은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이미 2위를 확정 지은 상황에서 조덕제 감독이 체력 안배 차원으로 그를 선발 기용하지 않았다. 대신 부산은 올 시즌 비교적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선수들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하지만 경기가 예상과 달리 급박하게 돌아갔다. 부산은 전반 초반부터 서울 이랜드 역습에 휘둘리며 실점을 거듭했다. 상대가 서용덕-박종우-한상운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드진 경합을 피해 빠른 공격 전환에 집중하자 수비 라인이 쉽게 무너졌다. 디에고, 이정협, 한지호로 꾸린 공격진 역시 답답한 빈공에 고전했다. 결국 조덕제 감독은 위기서 해결사로 꺼내 든 것은 이동준 카드였다. 공격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최전방 공격수에게 날카로운 공격 활로를 만들어줄 회심의 카드로는 이동준이 제격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된 이동준 카드는 적중했다. 그는 경기 투입 3분 만에 박종우의 크로스를 받아 헤더로 동점골에 성공했다. 후반 24분에는 현란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환상적인 추가골을 뽑아냈다.

그는 “우선 드리블을 하고 있었는데 상대 수비수들이 내가 패스를 할 줄 알고 길을 열어줬다”면서 “드리블로 슈팅 각을 잘 만들어냈던 것이 주효했다”며 득점 상황을 회상했다.

이번 멀티골로 이동준은 올 시즌 13골 고지에 오르며 이정협, 호물로와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또 7개 도움을 더해 총 20개의 공격 포인트로 광주FC 펠리페에 이어 공격 포인트 2위에 올랐다. 최고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동준은 “최다 득점을 한 것에 대해서는 기쁘지만 (골을) 더 많이 넣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더 발전해 올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넣겠다”며 아쉬움과 함께 각오를 드러냈다.

올 시즌 이동준은 번뜩이는 공격력뿐만 아니라 꾸준함도 자랑했다. 주목해야 할 기록은 바로 전 경기 출전이다. 그는 정규 리그에서 21경기 선발 출전, 15경기 교체 출전으로 36라운드를 모두 소화했다. 그만큼 체력 관리가 잘 됐다는 방증이며 꾸준한 활약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23경기에 나서 공격 포인트 5개(4골, 1도움)만을 기록한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정협과 디에고, 호물로, 정성민 등 쟁쟁한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는 부산에서 올린 기록이라서 의미는 더 깊다.

이동준은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신 것 같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 더 노력 해야겠다”며 겸손함을 표한 뒤 “힘들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행복하다. 다른 선수들도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싶다. 물론 그에 따른 책임감도 따른다”며 체력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리그 전 경기 출전을 달성한 이동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리그 전 경기 출전을 달성한 이동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정규 리그는 끝났으나 이동준은 아직도 바쁘다. 바로 2019 두바이컵과 승강 플레이오프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내년 1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 예선을 위한 준비 과정인 2019 두바이컵을 위해 UAE로 출국했다.

이번 김학범 호에는 백승호를 비롯해 정우영, 조규성, 엄원상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탄탄한 전력이 구축됐다. 그만큼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이동준 역시 주전 경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다. 그 속에서 나의 장점을 잘 보여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오는 30일 예정되어 있는 플레이오프 또한 이동준에게는 자못 각별하다. 그는 2017년 프로 입단과 동시에 승격 도전에 나섰지만 2년 연속 좌절을 맛봤다. 이번에는 반드시 목표했던 승격에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불타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승격 직전 두 번이나 미끄러져 부담감이 있다. 이것을 이겨내야 한다. 어떻게 보면 2번 연속 승격이 좌절된 것이지만 이것이 우세한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승격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정규 리그 전 경기 출전과 더불어 최고 활약을 보여준 이동준의 시즌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칠 줄 모르는 그의 뜨거운 심장은 아직도 많은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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