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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이지영 지킨 키움히어로즈, 박동원-주효상 사이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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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이지영 지킨 키움히어로즈, 박동원-주효상 사이 역할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13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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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가 빠르게 내부 FA(자유계약선수) 포수 이지영(33)을 붙잡으며 팀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13일 오전 서울 고척스카이돔 구단 사무실에서 이지영과 계약기간 3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최대 6억 원(3년 기준)이 포함된 총액 18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지영이 얼마나 빠르게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는지 알 수 있는 계약이다.

 

이지영(왼쪽)이 13일 김치현 키움 히어로즈 단장과 FA 계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경성대 졸업 후 2008년 육성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지영은 2009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18년까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시즌 종료 후 고종욱을 매물로 내놓은 고종욱을 데려가며 SK 김동엽이 삼성으로 향했고 키움은 삼성으로부터 이지영을 영입하며 포수를 보강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활동정지 상태였던 박동원의 징계가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지영의 합류는 큰 힘이 됐다.

박동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아 팀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과 가을야구에서 부상으로 고전했음에도 키움이 잘 나갈 수 있었던 건 이지영이 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106경기에 나서 타율 0.282(308타수 87안타) 39타점을 기록했다. 박동원(112경기 타율 0.297 10홈런 55타점)과 비교해도 결코 비중이 작았다고 할 수 없다. 통산성적은 타율 0.282 14홈런 256타점.

특히 가을야구에서 보인 이지영의 활약은 눈부셨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거치며 타율 0.333(33타수 11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고 노련한 리드로 키움의 불펜야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FA 계약을 체결한 이지영은 “내년 시즌도 키움에서 뛸 수 있게 돼 기쁘다. 팬 분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이라며 “구단 역시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해주셔서 감사드린다. 2019시즌을 새로운 팀에서 새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해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고 즐거웠다. 키움과 함께할 앞으로의 3년이 기대된다.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가을야구에서 만점활약을 펼친 이지영이 앞으로 3년 더 키움 유니폼을 입는다. [사진=스포츠Q DB]

 

김치현 단장은 “이지영과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우리는 이지영이 필요했고, 선수도 잔류 의사가 강했다”며 “재지 않고 자주 통화하면서 빠르게 조건을 맞춰 나갔다. 이지영이 올 시즌 거둔 좋은 성적도 중요하게 봤지만 그보다 타격, 수비, 베이스러닝 등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높이 샀다. 어린 선수들에게 이지영 선수는 가장 이상적인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선수단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야구 기간 키움 팬들은 “이지영을 사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오며 그의 FA 계약을 강력히 희망했다. 그만큼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구단 측에서도 빠르게 움직여 이지영을 붙잡았다.

그렇다면 이지영은 앞으로 3년간 키움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여전히 박동원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부상이 잦고 체력부담이 큰 포지션이기에 이지영의 존재는 든든할 수밖에 없다. 팀의 미래로 여기는 주효상 또한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고 타격적으로 많은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입대한 김재현이 전역하면 주효상을 군에 보낼 계획인데, 이지영의 존재로 전력공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FA 계약을 맺은 만큼 이지영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투수 출신인 손혁 신임 감독 또한 이전과 같이 타격적 능력만큼이나 투수와 호흡에 중점을 두고 박동원과 출전 기회를 분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감독 교체와 경영진간 분쟁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키움이지만 이지영을 붙잡으며 내년에도 가을야구 가능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젠 필승조 투수 오주원 계약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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