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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에릭남, 흔하지 않지만 과하지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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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에릭남, 흔하지 않지만 과하지도 않은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9.11.1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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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저마다의 색깔과 매력이 있듯, 에릭남 또한 지난 2011년 MBC ‘위대한 탄생’에 출연하면서 자신만의 보컬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각종 드라마 OST와 듀엣곡 작업에도 참여하면서 ‘남자 솔로 가수’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에릭남. 그가 2019년, 데뷔 후 처음으로 영어 앨범을 발매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미국 태생인 에릭남이 가수 생활의 시작을 알린 곳은 대한민국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터라 한국어가 다소 서툴렀지만, 그는 꾸준히 한국어 노래를 부르며 케이팝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구축했다.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가슴 한편에 팝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걸까. 에릭남은 자신의 세련된 목소리와 특유의 음악적 감각을 가득 담은 영어 앨범을 발매하면서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첫 영어 앨범 ‘비포 위 비긴(Before We Begin)’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에릭남은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반복해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반응이 있을지 기대된다”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에릭남이 바라본 케이팝의 흥행, 그리고 첫 영어 앨범의 탄생

아무리 미국에서 태어났다지만,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에릭남이다. 약 8년 간 음악 활동을 하면서 그가 보유하고 있는 히트곡도 다양하다. 때문에 에릭남이 ‘영어 앨범’을 발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일각에서는 첫 번째로 “왜?”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한국에서 데뷔하게 됐을 때부터 저한테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어요. 하나는 연예인이 돼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일을 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거예요.”

많은 사람들은 “지금 왜 영어 앨범을 발매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에릭남은 물론,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주위 사람들은 에릭남의 가장 큰 목표가 ‘영어 앨범 발매’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현재 케이팝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뜨거워요. 외국에서 행사, 공연을 많이 하다보니까 케이팝이 인기 장르라는 걸 알게 돼서 지금 시기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이처럼 에릭남의 피부에 닿을 정도로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등을 손꼽으면서 “케이팝을 향한 시선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특이하다’였다면, 요즘은 ‘케이팝을 몰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프레스 투어를 진행했는데 케이팝 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생각들도 많이 바뀌고 있더라고요. 남자가 화장, 염색하면서 자신을 꾸미는 게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인데 외국에선 다르게 봤었죠. 하지만 케이팝이 커지니까 미국에서도 남자들이 본인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비포 위 비긴(Before We Begin)’... 뚜렷한 색깔 위한 맛보기

“이번 앨범을 통해서 ‘케이팝에는 장르와 가수가 다양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저 뿐 아니라 힙합과 알앤비 등 많은 장르에 유명한 가수가 많은데 아직 그분들을 모르고 있다는 게 아쉽더라고요.”

에릭남은 신보의 목표로 자신의 성공보다 케이팝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인기 확장을 염원했다. 특히 그는 영어 앨범 발매인 만큼 “글로벌 무대 진출의 시작”이냐는 질문에 “시동을 걸면서 테스트하는 느낌이 강하다”며 “리스너들이 어떤 노래와 장르에 반응하는지 살펴본 뒤 나만의 색깔을 더욱더 진하게 만들고 싶다. 이후 본격적으로 데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에릭남은 지금까지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대중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때로는 달콤한 남자의 모습으로, 때로는 호소력 짙은 보이스로 에릭남의 색깔을 완성시키면서 대체 불가한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에릭남만의 고충도 있었다. 본인이 갖고 있는 강점과 특징들이 케이팝 시장과 100%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 그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발성과 노래 등에 나를 맞춰가면서 작업했다. 스트레스를 받았었다”고 털어놨다.

“발음이 좋지 않다 보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제 옷을 입은 것 같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끌리는 대로 했어요. (웃음) 아티스트가 해야 되는 일은 자신이 느끼고 겪은 스토리를 노래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사람의 인생도, 음악도 계속 바뀔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그 당시에 제가 느낀 점들을 전달하는 게 에릭남이지 않을까요?”

또한 에릭남은 “‘소화할 수 있는 장르가 많은 가수’로 눈도장을 찍었으면 좋겠다. 투어, 공연을 통해 ‘라이브를 잘하는 아티스트’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예고했다.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단독 콘서트→美 드라마·영화”... 에릭남의 끝없는 도전

앞서 말했듯 에릭남은 한국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루고 싶은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 번째는 이미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1가구 1에릭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쳤고, 두 번째 역시 이번 영어 앨범 발매를 통해 어느 정도 달성한 듯 하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꿈이 많다. 이날 에릭남은 “미국에서 드라마, 영화 등 방송으로도 도전하고 싶다”면서 “어떤 형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모두 해보고 싶다”며 신인 가수 못지않은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에릭남은 ‘단독 콘서트’를 지목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단콘’의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한국과 외국의 공연 문화는 다른 것 같아요. 지난 2월에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준비하는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오롯이 콘서트에만 집중했어요. 콘서트를 위한 영상, 스페셜 스테이지, 새로운 안무 등 준비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더라고요.”

정해진 공연 시간 동안 자신의 노래만 부르며 팬들과 소통하기만 하면 되는 외국 공연 문화와 사뭇 다른 점에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는 “당시 팬분들에게 대놓고 ‘이번에 죽을 뻔 했다. 너무 힘들었다’고 말하니 ‘앞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시더라”며 지난 5월에는 새로운 스타일의 콘서트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팬콘’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외국 공연에서 하는 것처럼 똑같이 했는데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앞으로도 이런 식의 공연을 만들지 않을까 싶어요. 내년에 계획된 투어 이후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것 같은데 외국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좋은 무대를 준비하고 싶어요.”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릭남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취재후기] 누군지 말하지 않은 채 목소리만 듣고 그 사람을 알아맞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에릭남은 흉내 내기도 힘들 정도로 유일무이한 보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목소리가 너무 좋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고.

실제로 에릭남의 보컬은 흔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팝을 넘어 글로벌 무대 진출을 향한 그의 미래가 더욱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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