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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이정현 vs 삼성 이관희-대형 트레이드, 상승세 프로농구가 가야할 길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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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이정현 vs 삼성 이관희-대형 트레이드, 상승세 프로농구가 가야할 길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1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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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끝없는 내리막길만 걷던 프로농구가 한줄기 희망을 보고 있다. 올 시즌 흥행 상승세를 타며 지난 시즌 동일 기준보다 30% 가까이 관중이 증가했다.

1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맞대결은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

전주실내체육관엔 4022명이 찾아 지난 12일 홈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올 시즌 3번째 매진 사례를 이뤘다.

 

서울 삼성 이관희(왼쪽)와 전주 KCC 이정현(오른쪽)이 17일 맞대결을 벌였다. [사진=KBL 제공]

 

KCC와 삼성의 경기엔 늘 이슈가 따라붙는다. 연세대 선후배 이정현(32·KCC), 이관희(31·삼성)의 라이벌 구도다.

학교 선후배 사이임에도 유독 사이가 좋지 못했던 이들은 2017년 4월 챔피언결정전에서 큰 충돌을 일으켰다. 1쿼터 초반 이관희가 패스를 받으려는 이정현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정현은 짜증이 난 듯 양팔을 이요해 이관희의 목 부분을 밀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뒤로 쓰러진 이관희는 벌떡 일어나 이정현을 어깨로 밀어 넘어뜨렸다. 코트는 아수라장이 됐다. 이정현은 U파울(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파울)을, 이관희에겐 디스퀄리파잉 파울(즉각 퇴장)을 선언됐다.

이후 둘은 더욱 앙숙이 됐지만 농구 팬들은 늘 노심초사하면서도 이들의 매치업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특히 지난 시즌 이후 이관희의 기량이 급상승하며 매치업의 균형까지 맞게 됐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이정현과 이관희는 끊임없이 서로를 따라다녔다. 3쿼터 이관희가 3점을 꽂아 넣자 이정현도 터프 3점슛을 넣었다. 이관희의 연이은 득점에 이정현은 2차례 3점슛으로 응수했다. 4쿼터엔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심판의 중재를 받기도 했다. KCC 홈팬들이 이정현의 이름을 연호하자 이관희는 더 해보라는 듯 팬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KCC 송교창(가운데)은 이관희를 앞에 두고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꽂아넣어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진=KBL 제공]

 

경기에선 이관희가 웃었다. 이정현은 3점슛 4개 포함 17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이관희는 한 발 나아가 3점슛 4개 포함 27득점 2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했다. 이정현이 매치업에서 다소 밀리는 듯 하자 송교창이 이관희 앞에서 인유어 페이스 덩크를 꽂아넣기도 했지만 이관희는 4쿼터 역전 3점슛 포함 9득점하며 팀의 68-65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농구의 라이벌 매치 중 이정현의 KCC와 이관희의 삼성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는 대결은 없다. S-더비(삼성-SK)가 있기는 하지만 문경은(SK)-이상민(삼성) 두 수장이 이정현-이관희와는 달리 돈독한 연세대 선후배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봉사활동도 함께하며 라이벌 매치의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다.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의 충돌이 아니라면 얼마든지 환영받아야 할 라이벌 관계다. 이들의 스토리는 프로농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다.

만원 사례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올 시즌 초대형 트레이드의 영향 덕분이기도 했다. KCC는 유망주 둘과 외국인 선수 포함 4명을 보내며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국가대표 듀오 이대성과 라건아를 받아왔다. 

우승 1순위라는 평가를 얻게 된 거래였지만 KCC는 이대성과 라건아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영입 이후 1승 2패로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호흡이 잘 맞지 않고 있다. 삼성전 라건아는 단 5득점에 그쳤고 이대성(9득점) 또한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선 2경기 연속 매진을 이룰 만큼 많은 관중이 찾았다. [사진=KBL 제공]

 

그럼에도 이들을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찾았다. 포털 사이트 하이라이트 클립의 경우에도 다른 경기들보다 2배 이상의 시청자수를 보였다.

시즌 전 창원 LG 현주엽 감독과 선수들이 KBS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와 프로농구단의 시즌 준비 과정을 보여주며 유쾌한 ‘케미’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농구를 보기 시작했다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이와 같이 프로농구엔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요인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정현과 이관희의 긴장감 넘치는 라이벌 관계, 과감한 트레이드 등은 농구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연맹과 구단 측에서도 지금에서 만족할 게 아니라 이러한 부분을 더욱 홍보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팬들을 TV 앞이 아니라 현장으로 불러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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