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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마흔즈음] '내 돈 돌리도~'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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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마흔즈음] '내 돈 돌리도~'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배신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11.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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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우리네 삶은 신산스럽고 복잡다기(複雜多岐)합니다. 청춘은 청춘대로, 중장년층은 중장년층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그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중간 허리를 단단히 받쳐야 하는 세대로서 우리의 삶과 일상 그 속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세상에 믿을만한 은행이 없구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선 ‘노후 자금’이 하나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100세 시대라며 평균 수명은 길어졌으나 불안정한 고용으로 은퇴 뒤 먹고 살기가 막막하다. 겨우겨우 마련한 쌈짓돈을 내로라하는 시중은행에 맡겨놓았는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자 비어져 나오는 한탄이다.

독일 국채 DLS·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은 이를 잘 말해준다. 그렇다면 노후 자금은 대체 어떻게 마련하고 운용해야 하는 것일까.

세계은행이 1994년 내놓은 ‘노년 위기의 모면’이라는 보고서는 이렇게 전한다. 한마디로 중층 연금 체계를 구축하라는 것. 공적 연금인 국민연금을 기본(1층)으로 하고, 부족한 자금을 기업이 운영하는 퇴직연금(2층)과 개인이 임의로 가입한 개인연금(3층)으로 튼실하게 채우라고 설파한다. 통상 전문가들은 노후 자금 70~80%를 연금으로 충당하라고 주문한다. 그 비율은 국민연금 30~40%, 퇴직연금 20~30%, 개인연금 10~20% 수준이다.

가수 요요미가 SBI저축은행의 저축가요 시리즈 2탄 '당신은 모으실꺼야'를 부르고 있다. [사진=SBI저축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가수 요요미가 SBI저축은행의 저축가요 시리즈 2탄 '당신은 모으실거야'를 부르고 있다. [사진=SBI저축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 화면 캡처]

자, 그렇다면 개인연금은 괜찮을까?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들이 주도적으로 판매했던 연금저축신탁 상품들(36개)의 최근 6개월간 평균 배당률은 1.21%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상품들의 잔여 식탁금을 더해 산출한 결과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신탁상품수익률 비교 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에 들어도 연 1.6~1.9%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기간 은행별 연금저축신탁의 수익률을 보면 보다 잘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신한은행의 'CHB연금저축신탁 S-1호'와 '연금저축신탁 안정형1호'의 수익률은 각각 0.17%와 0.18%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기간 산출된 은행들의 연금저축신탁 수익률 가운데 꼴찌다. 심지어 신한은행 두 개 상품의 경우 안정형으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손실을 면한 정도의 수익률을 내 가입자들의 속을 시꺼멓게 태우고 있다.

다음으로 NH농협은행의 '웰빙라이프 안정형1호'와 ‘연금저축신탁 안정형1호’ 수익률은 같은 기간 각각 0.91%, 0.94%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은행 연금저축신탁 상품은 본디 노후보장과 미래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5년 이상 기간 가입자가 납입한 금액을 적립해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제 신한은행 ‘연금저축신탁 안정형1호’의 경우 잔여 신탁금이 1조5139억 원이나 된다. 이는 현재 다른 은행 연금저축신탁 상품들의 신탁 잔액과 비교해 봐도 가장 많은 액수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 해당 상품 유지 계약 건수 역시 7만7327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수익률 추이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도 있는 가입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은행들도 가입자와 마찬가지로 연금저축신탁 수익률이 저조한 데 따른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을까. 현재 은행들은 연금저축신탁 수익률과 상관없이 매년 원금의 1%가량을 수수료로 챙겨가고 있다. 이는 해당 상품이 신탁자산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는 이른바 신탁보수율 구조를 지닌 까닭이다. 더구나 이 같은 구조에선 가입자 수익률이 1% 오른다고 하더라도 은행이 추가로 가져가는 수수료 수입은 0.1%밖에 안 된다. 은행 입장에선 딱히 운용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1월 1일 이후 개정된 금융투자업규정(제4-82조제1항삭제)에 따라 원금보장형 연금저축신탁 신규 판매가 중지된 바 있다. 원금보장형 연금저축신탁에 미리 안착했던 가입자들이 저조한 수익률을 확인하면서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당신은 모으실 거야 얼마나 모으시든지 세월이 흘러 가면은 그때는 목돈 될 거야 ….’

지난 6일 2019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오디오부문 은상을 수상한 SBI저축은행의 ‘저축가요’ 시리즈 2탄 중 한 구절이다. 저축가요 시리즈 2탄 ‘당신은 모으실거야’는 1975년 발표된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저축을 장려하는 내용으로 개사했다. 유튜브 인기 스타인 요요미가 가수 혜은이로 분장해 핫한 관심을 모은 이 영상은 보름만에 유튜브 조회수가 126만 건을 넘어서는 등 인기 고공비행 중이다.

그 내용을 조금 더 보면 이렇다.

‘당신은 모으실 거야 얼마나 모으시든지 세월이 흘러가면은 그때는 목돈 될 거야. 월급이 서글플 때나 초라해 보일 때에는, 통장을 열어 보세요 이자가 써있을 게요.’

노후자금 마련에 갖은 애를 쓰고 있다가 은행과 자산운용 등 금융사로부터 호되게 뒤통수를 맞은 중장년층이라면 이 노래의 가사가 피부에 와 닿을지 의문이 든다.

아울러 시중은행에서 추천하는 각양각색의 금융상품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하는 것일까? 피땀 흘려 번 돈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믿었던 은행의 잇단 배신은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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