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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브라질 리뷰] 납득불가 벤투 감독, 불분명한 컨셉과 씁쓸한 현실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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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브라질 리뷰] 납득불가 벤투 감독, 불분명한 컨셉과 씁쓸한 현실 파악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20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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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가 2차 예선부터 위기를 맞았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라도 브라질전은 반드시 선전해야 했다. 그러나 ‘혹시나’는 ‘역시나’가 됐다.

파울루 벤투(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에서 0-3으로 졌다.

북한, 레바논과 2차 예선전에 이어 3경기 연속 무득점 경기가 이어진 것도 씁쓸함을 자아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9일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평가전은 평가전이다. 벤투 감독 또한 이번 명단을 발표하며 레바논과 원정 일정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컨셉은 확실해야 한다. 결과가 중요한 월드컵 예선에서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선수 기용이나 전술 실험 등을 하는 게 주 목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결과에 더 목적을 둔 듯한 운영을 했다. 이 또한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다. 브라질과 같은 강팀을 만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보다 실전과 같이 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걸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둘 수 있었다.

이는 선발 라인업에도 잘 나타났다. 다만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인상을 줬다. 지금껏 줄곧 기회를 주던 선수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을 기용함으로써 이미 베스트 11이 확정됐다는 인상을 심어주던 것에 의문이 생기게 만들었다.

먼저 골키퍼 위치에서부터 변화가 일었다. 발밑 기술에서 우위가 있는 김승규를 선호하던 벤투 감독은 조현우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선방 능력에서 만큼은 조현우의 우위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브라질에 첫 골을 내주고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수비에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용 대신 김문환이 선발로 나섰지만 큰 변화라고 볼 수는 없었다. 다만 3선에서 정우영의 단짝으로 황인범이 아닌 주세종이 나섰다는 것은 놀라운 변화였다. 강한 상대와 맞붙을 때는 황인범보다는 주세종이 더 안정감이 있다는 듯한 기용이었다. 2선에서도 그동안 굳은 신뢰를 보였던 나상호나 남태희 대신 황희찬을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변화 자체만 놓고 보면 납득이 갈만한 기용이다. 실제로 황희찬과 주세종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뛰어난 활약으로 펼쳤다.

다만 그동안 많은 비판 속에서도 줄곧 활용했던 선수들을 대신해 결과에만 목적을 둔 듯한 변화를 뒀다는 것은 아쉽다. 더불어 그동안 신뢰를 받아온 선수들 스스로도 정작 고대했을 브라질전엔 기회를 얻지 못해 박탈감을 느꼈을 수 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해온 것을 확인하는 기회를 삼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제대로 실험하려면 결과를 떠나 지금껏 꾸준히 기용해온 선수들을 내보내는 것이 합당했다. 갑자기 다른 선택을 하면서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확인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실전과 같이 나섰던 벤투호지만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교체 카드 활용에서도 의구심이 남았다. 한국은 후반 황희찬과 이재성, 주세종을 대신해 나상호와 권창훈, 황인범을 교체 카드로 썼는데 누구보다 많이 뛴 황희찬과 활약이 미비했던 이재성을 빼준 건 그럴 만했다. 그러나 후반 43분에 그것도 황인범을 넣은 건 이해할 수 없었다.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선 공격쪽에 무게를 뒀어야 했고 벤투호의 핵심 미드필더를 제대로 테스트 해보기 위해서라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가뜩이나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황인범이다. 진정 아끼는 마음에서였다면 이날만큼은 휴식을 부여하든지, 보다 빠른 교체가 필요했다. 도대체 무엇을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교체였다.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에게 막판 출전 기회를 준 브라질과는 달랐다. 황인범은 이미 대표팀의 핵심 선수다.

슛은 11-11, 유효슛은 5-4로 오히려 앞섰지만 의미 없는 숫자들에 불과했다. 제대로 만들어낸 공격은 거의 없었고 손흥민의 개인 기량으로 만든 슛이 대부분이었다. 그토록 강조했던 빌드업도 후방과 미드필더까진 잘 이뤄졌지만 전방에선 좀처럼 그럴 듯한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선수들은 분전했지만 실력 차만 뼈저리게 느꼈다. 답답한 경기 흐름 속에 무엇을 하고자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벤투 감독의 방향성에도 의문이 생겨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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