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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첫 인터뷰 '말말말' 그 속뜻풀이 [토트넘 웨스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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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첫 인터뷰 '말말말' 그 속뜻풀이 [토트넘 웨스트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1.2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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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조세 무리뉴(56) 감독 하면 역시 화려한 언변이다. 토트넘 홋스퍼 부임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부터 어록이 쏟아졌다. 그의 캐릭터가 묻어나는 것은 물론 토트넘에서 다시 피워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흥미롭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서 이튿날인 21일(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방문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무리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이 이룩한 발전에 대한 존중을 드러냈고, 팀 스쿼드에 대한 믿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앞으로 토트넘에서 이어갈 행보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부임 이후 첫 기자회견부터 화려한 언변을 뽐냈다. [사진=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캡처]

#포체티노

“포체티노의 업적을 높게 평가한다. 포체티노는 좋은 클럽에서 새롭게 출발할 거라 생각한다. 나는 (이곳에서) 큰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포체티노가 5년 이상 다진 기틀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한다. ‘포체티노가 잘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는 포체티노가 팀에서 어떤 존재였는지 잘 알고 있다. 포체티노는 만년 중상위권 클럽을 유럽 정상권으로 올려놓고, EPL에서 우승 경쟁력을 갖춘 구단으로 성장시켰다. 지난 시즌 말미부터 올 시즌까지 이어진 리그에서의 부진으로 “POCH OUT(포체티노 아웃)”을 외치는 팬들도 있었지만 그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팬들도 많다.

실리적인 축구를 하는 무리뉴는 소위 ‘호불호’가 갈리는 지도자다. 영국 현지 팬들사이에서 현재 포체티노를 경질하고 그를 선임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한다. 무리뉴는 포체티노와 자신이 다르다고 표현하기보다 “현재 성적이 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해 상위권으로 복귀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점진적인 향상을 약속했다.

무리뉴(왼쪽)는 포체티노가 이룬 업적에 대한 존중심을 드러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쿼드

“선수 영입은 필요 없다. 현재 선수단에 만족한다. 다만 선수 파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토트넘 선수단은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아주 훌륭하다.”

무리뉴는 토트넘의 제의를 수락한 이유로 선수단 잠재력을 꼽았다. 토트넘은 대외적으로 좌우 풀백과 센터백을 비롯해 수비진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찌됐든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는 기존 자원으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무리뉴는 “잠재력이 상당한 선수들과 함께 하게 돼 행복하다. 이틀 만에 시합을 해야 하니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며 "얀 베르통헌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크리스티안 에릭센,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 계약 만료가 임박한 세 사람 모두 팀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잘 추스르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무리뉴는 포체티노와 이적시장을 대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포체티노가 지난 5년 동안 구단 내 유망주 혹은 타구단에서 잠재력을 보고 헐값에 데려온 자원들을 성장시키면서 성적을 냈다면 무리뉴 감독은 늘 천문학적인 액수의 재정 지원을 등에 업고 이미 완성된 대형선수를 영입해왔다.

‘짠돌이’로 유명한 토트넘이지만 무리뉴에게는 포체티노의 두 배가량인 연봉 1500만 파운드(228억 원)를 제시하고, 어느 수준 이상의 이적자금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하더라도 당장 1월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급진적인 변화는 조직력 결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에릭센 등 기존 주축자원들 중 일부의 이탈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무리뉴 감독은 현 스쿼드가 심적으로 동요되지 않게 만드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무리뉴(오른쪽) 감독은 '우승청부사'다운 자신감도 감추지 않았다. [사진=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캡처]

#챔피언스리그 결승

“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져 본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이날 인터뷰 도중 지난 시즌 UCL 결승전 패배가 올 시즌 부진에 영향을 끼쳤는지 묻는 질문에 무리뉴가 내놓은 대답이 걸작이다. 무리뉴는 2003~2004시즌 FC포르투(포르투갈), 2009~2010시즌 인터 밀란(이탈리아)를 데리고 유럽 정상에 섰다.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부임 첫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를 제패하기도 했다.

포체티노가 팀을 한 단계 위로 올렸지만 남긴 트로피는 하나도 없다. ‘우승청부사’로 불리는 무리뉴 감독의 자신감이 뿜어져나오는 발언이다.

무리뉴 감독은 또 첼시에 있을 때 “토트넘은 가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내가 경질되기 전에 한 발언이다. 축구에서 인연은 빠르게 변한다. 나는 지금 토트넘을 위해 일한다. 팬들을 행복하게 하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무리뉴에 대한 우려만큼이나 기대감도 형성되는 게 사실이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 칭하며 남다른 자존감으로 인터뷰를 장악했던 그의 EPL 복귀가 실감난다. 벌써부터 숱한 화제를 양산하는 이 남자의 토트넘 데뷔전은 23일 오후 9시 30분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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