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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배가본드' 이승기, 그가 숨 가다듬어도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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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배가본드' 이승기, 그가 숨 가다듬어도 되는 이유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1.2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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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어린 나이에 데뷔해 음악, 예능, 연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쌓아온 화려한 커리어의 '만능 엔터테이너'. 바로 이승기를 떠올리게 한다. 연기자 이승기에게 큰 도전이었던 '액션'에 대범하게 발을 들인 드라마 '배가본드'의 호평까지, '뭐든지 척척' 해낼 것 같았던 이승기 또한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이승기가 주연으로 활약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는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 250억이라는 높은 제작비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장장 1년 여 간의 제작기간 동안 모로코와 포르투칼을 오가는 해외 로케 촬영을 진행하며 완성시킨 초대형 프로젝트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모은 '배가본드'가 지난 2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배가본드 종영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승기는 "정말 오랜 시간 찍었던 작품이 무탈하게 마무리 됐고, 무엇보다 시청자 분들이 호평을 해주셔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종영을 맞이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 "액션 이미지는 큰 선물" 배우 인생에 새로운 길 열어준 '배가본드'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고 있던 분들이 많았을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대작이 곧 시청률 흥행으로 이어진다'는게 아니라는 데이터가 있어서 걱정들을 많이 하셨어요. 우리끼리는 멋있다, 좋다고 찍었는데 대중들이 그렇게 봐주시지 않으면…."

화려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고강도 액션으로 국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격정 액션신을 담아낸 '배가본드'는 몇 차례 이어졌던 결방에도 불구하고 10%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호평 받았다. 이승기는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방송에 대한 호평이 기분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청률은 정말 하늘이 내려주는거잖아요. 그런데 이 드라마만큼 제 주변 분들한테 '드라마 너무 재밌다', '달건이 너무 멋있다' 이런 얘기를 이만큼 들어본 적은 처음이거든요. 스포 청탁도 엄청 들어왔어요."

이승기는 이번 작품에서 고난도 액션 장면을 대부분 대역 없이 소화하며 '액션 배우'로서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승기도 이에 공감하며 "제가 갈 수 있는 방향이 넓어진 느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 전의 이승기는 멜로나 로코 이미지로 많이 봐주셨잖아요. 15년차 연예인에게 다른 이미지가 덧씌워지기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운이 좋게 배가본드를 통해서 '이승기가 액션이 어울리네' 라는 평을 받게 됐다는게 굉장히 큰 선물인 것 같아요. "

이승기는 '이런게 나도 어울리네'라고 느낄 수 있던건 제작진들의 공이 컸다고 밝혔다.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작품이 재밌으니까 한거였는데 저도 모르게 저의 재능들을 발견하게 됐던 것 같다"고 밝힌 이승기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웃음이 만연했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에도 영향이 있을지 묻는 질문에 이승기는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의 액션이라면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보여줄 '액션 배우' 이승기의 모습에 기대감을 높였다.

"액션도 결이 되게 중요한거 같아요. (주인공의) 감정에 따라서 복수에 대한 액션이 될 수 있고 히어로물처럼 미션임파서블처럼 모든 걸 해결하는 내용이 될 수도 있고... 제가 할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베이스로 하는 액션이라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 "너무 다 잘하려고 하지 말자" '만능 엔터테이너', '올라운더' 이승기의 고민

"당연히 연기도 더 잘하고 싶고, 예능도 음악도 더 잘하고 싶죠. 그런데 예외 안 두고 모든 걸 너무 잘하려고 하려면 서울을 떠나서 산에 들어가서 내공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요? 좀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지난 2004년 정규 1집 '나방의 꿈'으로 데뷔해 타이틀곡 '내 여자라니까'로 연하남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승기는 2006년 시청률 50%의 대기록을 세운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정극 연기에 도전하면서 배우로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 KBS 예능 '1박 2일'의 '국민 허당' 캐릭터로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음악으로 시작해서 연기, 그리고 예능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승기는 그 어려운 일을 15년 간 해냈다. 이승기는 "제가 그동안 '올라운드'의 길을 걸어왔는데 '지금 다 때려치고 하나만 할래요'하는 것도 이상한 시점이 됐다"며 너스레를 떨다가도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성과를 되새겼다.

"음악, 연기, 예능 세 가지를 다 하는게 저한테는 원동력이 됐어요. 남들보다 더 하는만큼 좀 더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많이 하죠. '어떻게 하면 준비는 많이 하고 힘은 뺄까' 고민하는 편이에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이미지에 부담감을 느낀적은 없을까? 이승기는 "그래서 요새 안 잘하려는 연습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15년 간 '잘해야 된다', '지치면 안된다' 세뇌시키다보니까 제 스스로가 조금 지치고 고장이 나는거 같은데도 열정으로만 밀어부쳤다"고 덧붙였다.

"채워야 하는데도 마냥 달려갔던게 지금까지 온 거에요. 많이 지치기도 하고 내 맘처럼 안되다보니까 '내가 이런 감정을 왜 느낄까' 파고들어가게 됐어요. '내가 너무 모든걸 잘 하려고 하나', '잘 해야만 한다는거에 꽂혀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요즘은 그런 생각을 버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 숨 가쁜 15년 간의 활동,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내년엔 좀 숨 고르기를 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이하는 이승기는 군 입대 전까지, 그리고 군 제대 후 잠깐의 휴식기도 없는 방송활동을 해왔다. 스스로도 "업무량을 보면 20년 차 이상으로 스케줄을 해왔던거 같다"고 밝히기도 한 이승기는 내년에는 '잠시 숨을 고르겠다'고 밝혔다.

"분명 번아웃이 됐을텐데 '나는 번아웃이 안 왔을거야' 하면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달려왔던거 같아요. 이제는 인정하게 됐어요. 인풋보다 아웃풋이 너무 많다는게 몸에서 느껴져요. 정신 상태도 그렇고 너무 무리하고 있다는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드라마의 종영과 함께 휴식기를 갖겠다는 의미일까? 하지만 이승기는 손을 내저으며 "제가 숨을 고르겠다는건 남들 정도만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한다'가 아니라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만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7살의 나이에 데뷔해 숨가쁜 15년 간의 방송 생활을 보내며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이승기. 그가 느끼는 30대는 어떤 의미일까? 이승기는 "이제는 나의 40대, 50대도 그려보게 된다"고 고백했다. 그는 "20대에는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제가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것과 도달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구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운도 따라야되고 주변 사람들도 따라줘야되지만 그간 '큰 탈없이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돌이켜봤을때 다행인건 제가 채우려고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무너지지 않고 잘 왔던 것 같아요. 이제는 내 안에 채워넣어가는 시간을 주면서 나아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승기는 "지금은 남들보다 더 타이트하게 달려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제가 운용 가능한 정도의 일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즐기고 열심히, 책임감만 가지고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재 후기] 데뷔 후 거의 모든 시간을 '전성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화려한 성과를 거둬 온 15년 차 가수, 배우, 그리고 엔터테이너 이승기. '잠깐 숨을 고르고 싶다'면서도 한 발 더 내딛을 발걸음을 준비하는 이승기의 30대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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