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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자신과 약속 지킨 이미래, 프로당구 LPBA 커리어-전성기는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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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자신과 약속 지킨 이미래, 프로당구 LPBA 커리어-전성기는 이제 시작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1.25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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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자고 다짐했다. 모든 경기가 베스트이길 바라는 마음.”

목표는 높을수록 좋다지만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더 큰 발전을 위해 그렇게 설정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미래(23)는 보란 듯이 목표를 그대로 실현했다.

이미래는 24일 의정부 아일랜드캐슬 그랜드볼룸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19~2020 PBA(프로당구) 투어 5차전 메디힐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초대 챔피언 김갑선(42)을 세트스코어 3-2(11-4 8-11 10-11 11-8 9-0)로 꺾고 PBA 통합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이미래가 24일 2019~2020 PBA(프로당구) 투어 5차전 메디힐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이미래는 2016년과 2017년 세계여자선수권에서 연속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당구계에 이름을 떨쳤다. 지난해 대한당구연맹회장배 전국대회에선 정상에도 등극했다. PBA 출범과 함께 프로에 뛰어든 그를 향한 기대감이 컸다.

언젠간 우승을 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기대주였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첫 대회 4강까지 올랐으나 대회 준우승자 김세영에게 밀려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2차 땐 8강, 3차 땐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4차 대회서는 서바이벌 라운드에서 모두 1위로 통과했지만 8강에서 우승자 강지은을 만났고 더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하고도 석패했다.

68강 초반 부진을 딛고 에버리지 1.375, 1위로 경기를 마친 뒤 본 기자와 만난 이미래는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럽지만 기뻐할 수만 없는 건 운이 많이 따라줬기 때문”이라며 “완벽히 내가 해낸 건 아니다. 럭키샷 이후 장타로 연결하는 것도 잘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만족할 수 없는 건 남다른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그는 “PBA에 뛰어들면서도 그랬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특히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자고 다짐하고 그렇게 준비했다”며 “모든 경기가 내 평균 에버리지를 뛰어넘는 베스트이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PBA 투어 최연소 우승자 이미래가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68강에서 에버리지 1.375를 써내며 자신이 갖고 있던 LPBA 역대 단일 경기 최고 에버리지(1.222)를 경신한 이미래는 32강서 1.5000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신설된 SK 5G ACT 베스트 에버리지상의 주인공으로 등극할 수 있는 경기였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16강 위기가 찾아왔다. PBA 투어 유일한 2회 우승자 임정숙과 베테랑 박수아와 만난 이미래는 경기 중후반 위기를 4위의 위협을 받는 3위 자리까지 처졌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68강 초반 빈타에 허덕였던 이미래는 “45분씩 1시간 반 경기가 해보니 상당히 길더라. 멘탈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처음에 득점이 안 나온다고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그런 걸 겪어보며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 되뇌며 쉬운 공이 왔을 때 잘 잡아서 기회를 살리면 된다고 생각했고 확실히 덜 불안했다”고 말했다.

달라진 이미래는 단숨에 하이런 6득점을 기록하며 1윌로 올라섰고 이후 포인트를 잘 지켜내며 다시 한 번 1위를 차지했다. 8강에서 이유주를 2-0으로 완파한 이미래는 4강에서 강지은을 만나 2-0으로 지난 대회 패배를 설욕했다.

 

매서운 눈빛으로 스트로크를 날리고 있는 이미래. [사진=PBA 투어 제공]

 

결승전은 ‘역대급’ 명승부였다. 이미래는 첫 세트를 가볍게 따냈지만 갑작스런 난조를 겪으며 2세트를 김갑선에게 내줬다. 3세트엔 초반 선전하며 10-2로 앞서갔지만 4이닝 동안 1점을 만들지 못했고 그 사이 김갑선이 10이닝 8득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4세트서도 3이닝 만에 5점을 만들고 11이닝 연속 공타에 그친 이미래는 이후 2이닝 동안 6점을 더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1이닝을 모두 득점 없이 마치고 다시 잡은 기회에서 이미래는 단 한 번에 9점을 몰아치며 큐를 높이 치켜들었다.

LPBA 강지은(27), PBA 신정주(24)를 뒤로 하고 PBA-LPBA 최연소 우승자 타이틀을 얻은 이미래는 우승상금 1500만 원에 베스트 에버리지상 수상으로 200만 원까지 챙겼다. 더불어 랭킹포인트 1만5000점을 보태며 총 1만8350점으로 강지은과 함께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전체 에버리지도 0.922로 1위에 등극했다. 김가영(0.831)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3.02%로 장타율도 임정숙(2.95)을 제치고 선두다.

경기 종료 후 PBA와 인터뷰에 나선 이미래는 “PBA가 시작되면서부터 우승후보라는 평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망설이지 않고 경기에 임했는데, 그런 도전적인 마음을 가짐을 가졌던 덕분에 우승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최연소 챔피언 이미래는 경기에 집중할 때와는 달리 평소엔 수줍으면서도 밝은 미소를 지니고 있다. [사진=PBA 투어 제공]

 

꾸준히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던 이미래는 이번 대회를 에버리지 1.109로 마쳤다. 김갑선이 0.810, 임정숙은 2차전 0.718, 3차전 0.919, 강지은은 0.788로 우승자임에도 대회 에버리지 1.000 벽을 넘기 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꾸준하고 압도적으로 정상에 선 지 알 수 있다. 

힘들게 올라선 자리인 만큼 이젠 긴 전성기를 이어갈 일만 남았다. 그는 “다음 대회뿐만 아니라 남은 대회 모두 우승하고 싶다”며 “욕심인 줄은 알지만 어떤 선수와 맞붙더라도 다 이기고 싶고 더 많은 것을 이뤄내고 싶다”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만족할 줄 모르는 자세와 부족한 점을 이겨내려는 열정과 노력, 그리고 원하는 걸 만들어낼 줄 아는 재능. 경기 때 매서운 눈빛과는 달리 자신감이 없어졌다고 조심스레 고백하던 이미래는 또 한 단계 진화하며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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