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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양상민에게 FA컵 우승이 각별했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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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양상민에게 FA컵 우승이 각별했던 까닭은?
  • 박건도 명예기자
  • 승인 2019.11.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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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건도 명예기자] “주변 시선이 좋지 않았다. (염)기훈이랑 우스갯소리로 ‘우승 못하면 죽어야겠다’는 농담도 했다.”

수원 삼성의 13년 차 베테랑, ‘푸른 늑대’ 양상민은 그만큼 절박했다.

시즌 초반 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게다가 FA컵 매 라운드를 통과할 때마다 경기력 자체가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그 이유는 그의 말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양상민은 이번 시즌 염기훈과 함께 최고참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는 매 경기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수원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전술에 따라 수비수, 미드필더를 가리지 않고 출전하는 등 ‘멀티 플레이어’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수원 삼성의 '푸른 늑대' 양상민
수원 삼성의 '푸른 늑대' 양상민 [사진=수원삼성블루윙즈 제공]

그러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승 직후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지난 우승들과는 달랐다. 그땐 마냥 기쁘고 행복했는데, 이번엔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 우승 직후 상황을 설명했다.

양상민은 수원 삼성에서만 2009, 2010, 2016년에 이어 올해 4번째 FA컵 우승을 맛봤다. 그는 이번 우승이 종전 3번의 우승과는 다르다고 표현했다.

그것은 시즌 초반부터 실로 쉽지 않은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수원 삼성은 리그에서 수 차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파이널 그룹B로 뒤처졌다.  ‘명문 구단’이라 불리던 과거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결과였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수원삼성은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전 코레일을 상대로 4-0 완승을 거두며 통산 5번째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이로써 수원삼성은 2018년 이후 2년만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한다.

최고참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양상민의 우승 소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새로운 코칭스태프로 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시즌 말미에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어서 다행이다. 어느 정도 만족스럽지만 수원삼성은 더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 팀이다. 내년에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시즌 소감을 밝혔다.

양상민은 FA컵에서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고 꼽았다. 결승 2차전 수비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부상으로 경기 30분만에 교체돼 나온 것. 누구보다 팀을 위해 뛰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그라운드를 떠나는 표정이 좋지만은 않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뛰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었다. 제가 교체하겠다고 사인을 보낸 게 아니라 더욱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해 기뻤지만 내심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제 몫까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수원 삼성은 지난 21일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출신’ 중앙수비수 도닐 헨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수비수가 주 포지션인 양상민에게 경쟁 상대가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양상민은 “수원 삼성을 위해 잘 뛰어줬으면 좋겠다. 같이 노력하면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영입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라며 이적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내년 시즌에 대해서는 “꼭 수원 삼성에 남아 좋은 경기 보여드리고 싶다. 제 몸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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