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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맨'이 된 백청훈, 개명과 결혼 그리고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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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맨'이 된 백청훈, 개명과 결혼 그리고 승승장구?
  • 홍지수 기자
  • 승인 2019.12.0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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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지수 기자] 누구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진한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자신의 뜻대로 시간을 보낸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이다. LG에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 백청훈(32)도 마찬가지다.

팬들에게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 백청훈, 그의 개명 전 이름은 백인식이다. 올해 정규 시즌 도중 백인식에서 백청훈으로 개명을 했다. 개명 전에는 달콤한 시간보다 쓰디쓴 맛을 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데 개명 후, 삶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 LG로 떠난 전 SK 사이드암 투수 백청훈 [사진=SK 와이번스]
2차 드래프트에서 LG로 떠난 전 SK 사이드암 투수 백청훈 [사진=SK 와이번스]

지난달 2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 KBO 2차 드래프트 현장. 이 자리에서 LG 트윈스가 1라운드에서 지명한 이는 다름 아닌 SK 소속 백청훈이었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백청훈은 SK 동료들과 제주도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백청훈은 지난달 29일 스포츠Q와 전화 통화에서 "제주도 여행 갔을 때 2차드래프트가 열렸다. 먼저 (정)근우 형 기사가 크게 실리더라. '근우 형 가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기사도 보게 됐다"며 운을 뗐다.

어느 정도 예감을 한 것일까? 그는 결과를 덤덤하게 받아들였고 나름 각오도 돼 있었다.

프로 생활은 마냥 순탄치 못했던 시간들이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SK의 지명을 받은 백청훈.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때는 2013년이다. 그해 19경기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면서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잦은 팔꿈치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올해에도 1군 5경기 등판이 전부다.

청원고 시절에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프로 생활 후 2015년에는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 그리고 인대접합 수술. 2016년에도, 지난해에도 웃자란 뼈 깎는 수술 등 팔꿈치 쪽 수술만 무려 5차례다. 웬만한 선수라면 포기했을 텐데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덧 서른을 넘겼는데 이를 악물고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에는 시즌 도중 개명까지 했다. 백청훈은 "앞으로 잘 풀리겠죠"라고 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그다. 그 자세가 수차례 수술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개명 이후 많은 일이 생겼다.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새로운 팀으로 옮기게 됐고 결혼도 하게 됐다."

백청훈은 "아직 팀을 옮긴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팀에서 어떻게 지내야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LG가 1라운드에서 백청훈을 지명했다는 것은 즉시 전력감으로 봤다는 뜻이다. 140km 중반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는 매력적인 까닭이다.

백청훈이 할 일은 건강하게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새로운 팀 적응은 중요하다.

그는 "(여)건욱, (문)광은, (진)해수 등 SK에서 함께 있던 선수들이 있다"면서 "이번에 LG로 가게 된 3명 모두 인연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정근우, 김대유 또한 SK 시절이 있던 선수들이다.

이 때문에 백청훈은 "신인-1군 데뷔 때 근우 형이 있었다. 이번 메디컬 체크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대유는 2018년 시즌 준비 때 부산에서 함께 합숙하며 운동한 적이 있다. 다 아는 얼굴들이어서 마음이 편하다"면서 "근우 형이 잘 챙겨주겠죠!"라고 덧붙였다.

이번달 결혼하는 그는 "팀을 옮겨 그런지 빨리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신혼여행 다녀오는 대로 인사드리고 (다음 시즌을)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G에서 제 2의 야구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백청훈이 온갖 불리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승승장구하길 팬들이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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