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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류현진 바라기' 김광현, 롤모델과 엇갈린 사랑의 작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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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류현진 바라기' 김광현, 롤모델과 엇갈린 사랑의 작대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04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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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최대한 안 만났으면 좋겠다.”(류현진)

“모든 걸 캐내는 거머리같은 존재가 되겠다.”(김광현)

표현은 달랐지만 속뜻은 같았다. KBO리그 시절부터 끊임없이 비교되며 동반 성장해 온 한국 야구의 두 기둥은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과 존중을 표했다.

메이저리그를 정복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온 류현진(32)과 빅리그 도전에 나선 김광현(31)이 4일 1년 만에 조우했다.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류현진은 특별상, 김광현은 최고투수상을 수상하기 위해 자리를 찾았고 반갑게 이야기를 나눴다.

 

김광현(왼쪽)과 류현진이 4일 2019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류현진은 2006년, 김광현은 2007년 각각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했다. ‘괴물’ 류현진은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며 단숨에 프로야구 간판 투수로 떠올랐다. 김광현도 적응기는 필요했지만 첫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범상치 않은 등장을 알렸다.

이후 둘은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을 이끌며 한국 야구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했다.

차이는 내구성과 꾸준함이었다. 류현진은 튼튼한 몸과 기복 없는 투구로 2012년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중요한 시기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갑작스러운 빅리그 도전 선언  끝에 기대만큼의 제안을 받지 못했고 결국 SK에 잔류했다.

그 사이 류현진은 어깨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해내며 메이저리그 수준급 선수로 성장했고 FA 대박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김광현은 이제야 제대로 된 도전 기회를 잡았다.

 

특별상 수상자로 시상식을 찾은 류현진은 김광현을 향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응원의 뜻을 전했다.

 

오랜만에 마주한 둘이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류현진은 김광현에 대해 “한국 최고 투수고 몇 년전 부상을 겪기도 했지만 잘 이겨냈다”며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1년 만에 보는데 몸도 좋아보이고 표정도 좋더라. 따로 연락은 안했다. 서로 조심스럽다. 계약이 진행되면 그 이후에 자세히 이야기 할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선배로서 김광현을 위한 한마디를 부탁하자 “첫째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잘 지내며 구단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상 소감에서 “내년엔 현진이 형이 받은 특별상을 노려보겠다”고 밝힌 김광현은 “현진이 형은 모범적 케이스다. 따라가기 위해선 더 조언을 받아야 한다. 최고의 활약을 보여줘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더 잘해서 뒤를 이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과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결론은 “둘 다 거취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 적응 문제에 대해선 물어볼 게 많을 것 같다면서도 정작 아직 묻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광현 또한 조심스러웠다.

 

최고투수상을 받은 김광현은 “현진이 형의 모든 걸 캐내는 거머리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그를 향한 존경심과 애정을 표했다.

 

더 강한 타선과 대결해야 하는 아메리칸리그와 타격의 부담이 있는 내셔널리그 어느 곳도 상관 없다면서도 류현진과는 최대한 가까이 붙어 있길 바랐다. “스프링캠프 지역만 같아도 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같은 팀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가깝게 지내면 배울 것도 많고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얼굴엔 미소가 활짝 피었다.

다만 같은 리그에 머무는 것에 대해선 류현진과 생각 차가 있었다. 먼저 질문을 받은 류현진은 고개를 저으며 “서로 다른 리그에서 최대한 상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소 의외의 발언을 남겼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밖에서 만나는 건 좋지만 경기장에서 보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것.

그럼에도 김광현은 여전히 ‘류현진 바라기’였다. 그는 “현진이 형이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리그에 있어야 대화도 많이 하고 물어볼 것도 많을 것”이라며 “현진이 형의 모든 걸 캐내는 거머리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밝혔다.

1년 만에 만났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챙기는 류현진과 김광현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었다. 매일 아침을 둘의 거취 관련 기사로 시작하는 야구 팬들은 한솥밥을 먹든 맞대결을 펼치든 둘이 나란히 빅리그에서도 동반 활약할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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