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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홍순천 감독 '팬-유소년 퍼스트', 프로야구가 새겨야 할 참 가치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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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홍순천 감독 '팬-유소년 퍼스트', 프로야구가 새겨야 할 참 가치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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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는 위기의식을 절실히 체감했다. 3년 동안 지속된 800만 관중선이 무너졌고 야구를 대하는 팬들의 태도가 이전과는 달리 확실히 냉소적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계 안팎의 각종 사건사고도 영향이 있었지만 또 하나의 문제로 지적된 건 프로야구 선수들의 안일한 팬서비스 태도였다. 

5일 2019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투수 안영명과 홍순천 대구 북구 유소년 감독의 수상소감은 프로야구에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5일 2019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선행상을 시상한 한화 이글스 안영명은 "앞으로도 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선행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선행왕 안영명 “프로야구 선수라면 당연한 일”

안영명은 올 시즌 한화의 불펜으로 활약하며 67경기에 나서 4승 7패 13홀드, 평균자책점 3.92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날 무대에 오른 건 경기장 내 활약 때문이 아닌 평소 그의 행실 때문이었다.

안영명은 남몰래 꾸준히 기부활동을 이어왔다. 올해에도 대전의 한 지역아동복지시설에 1000만 원을 쾌척했고 지역 유소년 야구부를 방문해 야구 레슨 등 재능기부 활동도 펼쳤다.

선행상을 건네 받은 안영명의 대답이 더 걸작이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선행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당연한 일이라고 했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떻게 선행을 시작하게 된걸까. 안영명은 “다음 달이면 세 아이의 아빠가 되는데 자녀들에게 큰 사랑을 주다보니 소외되고 상처 받는 아이들이 더 눈에 선하게 들어와 찾아보게 됐다”며 “주위를 둘러보니 소외된 가정들이 많았다. 프로야구 선수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은퇴를 하더라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홍순천 대구 북구 유소년팀 감독(왼쪽)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유소년은 야구인들의 최대 고객이다.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사진=대구 북구 유소년야구단 밴드 캡처]

 

◆ 홍순천 대구 북구 유소년 감독 “유소년은 야구 최대 고객”

프로야구 선수 출신 홍순천 감독은 매우 독특한 케이스다. 감독이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사비로 선수들에게 유니폼, 야구화, 베팅장갑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더욱 놀라운 건 그의 지도 스타일이다. 엄격한 감독이 많은 유소년 야구에서 그는 한 없이 부드러운 감독이다. 선수들이 직접 타순을 짤 수 있게 자율권을 부여하기도 하며 그라운드에서 공정과 평등을 강조한다.

그는 “처음엔 이기는 것보다 학생들이 참여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느날 한 선수에게 전화가 자신들이 타순을 짜보면 안 되냐고 했는데 우선 너무 놀랐다. 또 정말 신선했고 창의적이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소년팀 감독으로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인상적이었다. 홍 감독은 “유소년은 야구인들의 최대 고객”이라며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택 받기 위해서도 최선 다했다. 야구장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연구할 것이고 학생들과 함께 하겠다”고 소감을 마쳤다.

경기 후 오랫동안 기다려 사인을 요구하는 어린 팬들을 외면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들이 반드시 새겨봐야 할 이야기였다.

 

이대호 선수협 회장은 지난 2일 총회에서 팬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계에서도 유소년의 중요성, 팬서비스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은 한해였다. 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은 지난 2일 선수협 총회에서 “선수들이 팬들에게 많이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지난 3일 프로야구 스타들과 유소년 야구 클리닉을 열어 야구 꿈나무들에게 한 수 지도하며 소통했다.

팬이 있어 프로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어린 팬들은 프로야구 미래의 소비자이자 주체다. 더구나 어린 팬들에겐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족한 팬서비스로 인해 이들이 다시는 야구를 쳐다보지도 않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따뜻한 행동과 말 한마디가 이들을 평생 야구 팬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이날 나온 두 수상소감은 야구인들이 마음 속 깊이 새기고 두고두고 실천해 나가야 할 프로야구의 참 가치를 담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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