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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맨유 분석] 맨유의 '역동성과 속도', 맨체스터 더비를 붉게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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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맨유 분석] 맨유의 '역동성과 속도', 맨체스터 더비를 붉게 물들이다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19.12.10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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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위 리버풀과 승점 11이나 벌어지며 갈 길이 바쁜 맨체스터 시티를 막아섰다. 맨유는 공격진의 빠른 속도와 역동적인 수비 조직을 앞세워 지역 라이벌을 무너뜨렸다.

맨유가 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맨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2-1로 승리했다.

승리를 자축하는 래쉬포드와 데헤아 [사진제공=연합뉴스]
승리를 자축하는 래쉬포드와 데헤아 [사진제공=연합뉴스]

맨유가 이번 시즌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3승 2무라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었지만 사실 맨시티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였다. 맨유에게는 원정 경기였고 맨유의 수비는 아직 맨시티의 조직적인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맨유는 전반부터 지역 라이벌 맨시티를 제대로 공략하며 완승을 만들어냈다.

# 의도된 빌드업과 빠른 측면 공략

지난 라운드 토트넘전과 마찬가지로 맨유는 공격수들의 빠른 역습으로 상대 후방 공간을 공략하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다만 토트넘전에는 1선부터 강한 압박을 가했지만 이번 경기에선 보다 수비에 집중하면서 상대를 끌어들였다. 솔샤르 감독은 맨시티 공격을 막아낸 뒤 제시 린가드와 앙토니 마샬을 이용해 마커스 래쉬포드와 다니엘 제임스의 속도를 살리려고 했다.

맨시티 압박 체계
린가드와 마샬은 속도를 살리기 위한 연결고리였다

맨유는 후방 빌드업을 시작할 때 계속 우측을 이용했다. 맨유가 우측에서 빌드업을 진행할 때 가브리엘 제주스가 빅토르 린델로프를, 다비드 실바는 스콧 맥토미니를 압박했다. 이때 라힘 스털링은 아론 완-비사카를 수비했고, 베르나르두 실바는 프레드를 주시했다. 중앙 미드필더 로드리와 케빈 더 브라위너는 각각 마샬과 린가드를 견제했다.

맨유가 우측에서 계속해서 빌드업을 진행한 이유는 맥토미니를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맥토미니는 피지컬과 기동성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데, 맥토미니의 개인 능력으로 다비드 실바의 압박을 풀어내면 자연스레 좌측은 압박에서 자유로운 공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맨시티 압박은 맨유 중원을 저지하지 못했다
맨시티 압박은 맨유 중원을 저지하지 못했다

의도된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33살 노장 다비드 실바는 맥토미니를 제어하지 못했다. 맥토미니가 압박을 풀어내면 결국 3선에 위치한 로드리나 데 브라위너가 압박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는 곧 마샬이나 린가드 중에 한 명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했다.

이번 경기 린가드와 마샬은 래쉬포드와 제임스가 높은 위치에서 공을 받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했다. 이 두 선수가 후방의 패스를 받아 발빠른 윙어들을 향해 전달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가장 많이 터치한 린가드 [출처=후스코어드]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가장 많이 터치한 린가드 [출처=후스코어드]

특히 맥토미니가 압박을 풀어내면 데 브라위너가 따라 붙었기 때문에 주로 린가드가 자유로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린가드는 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래쉬포드에게 연결했고 래쉬포드는 높은 위치에서 공을 받을 수 있었다. 솔샤르 감독이 래쉬포드의 장기인 자신의 장기인 속도와 슛을 살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해준 것이었다.

여기서 맨시티가 보여준 또 하나의 문제는 전방 압박에 관여했던 선수들의 수비 전환이 느렸다는 점이다. 맨시티가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을 복기하면 수비진이 전혀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로드리를 제외한 다른 미드필더들의 수비 복귀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치명적이었다.

맨유가 측면에서 역습을 진행했기 때문에 맨시티 중앙수비수들이 측면으로 끌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다른 선수들이 빠르게 수비로 전환해 수비 조직을 정비해야했지만 맨시티는 그 작업이 이뤄지지 못했고 계속된 기회를 허용했다.

# 철저히 계획된 수비 조직

원래 이번 시즌 맨유는 상대가 빌드업을 진행하면 공격진 선수들이 기동성을 살려 빠르게 압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하프라인 넘어서까지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 최대한 상대를 끌어들여 더 많은 배후 공간을 확보했는데 아마 역습 전환 속도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하프스페이스와 페널티박스 앞을 확실하게 수비한 맨유
하프스페이스와 페널티박스 앞을 확실하게 수비한 맨유

또한 맨유 수비는 맨시티의 공격 방향에 따라 다른 수비 체계를 형성했다. 맨시티가 좌측을 공략하면 프레드는 데 브라위너가 가장 위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인 하프스페이스를 먼저 점유했다. 프레드가 측면으로 이동한 공간은 린가드가 내려와 채워줬다. 맥토미니는 두 중앙수비수 바로 앞에 위치하면서 다른 맨시티 선수들의 침투를 견제했고, 제임스도 최대한 중앙으로 좁혀서 페널티박스 앞을 보호했다.

좁은 간격을 통해 수적 우위를 확보한 맨유
좁은 간격을 통해 수적 우위를 확보한 맨유

맨시티가 우측으로 공격을 진행하면 맨유는 수비 대형을 우측에 최대한 밀집시켰다. 맨시티가 윙백 앙헬리뇨까지 가담시켜 순간적인 수적 우위로 측면을 허무는 공격을 자주 시도하기 때문이었다. 1차적으로 제임스가 앙헬리뇨를 수비했고, 완-비사카는 스털링을 막아섰다. 맥토미니와 린델로프는 번갈아가면서 다비드 실바를 잡아냈고, 이때도 린가드는 중원에 빈자리를 채워주면서 수비에 가담했다. 역동적인 수비로 맨유는 어느 한쪽에서도 수적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스털링은 완-비사카에게 철저하게 봉쇄됐다. 페널티킥까지 허용한 베르나르두 실바는 리아드 마레즈와 가장 먼저 교체될 정도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다비드 실바와 제주스는 맨유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에게 철저히 막혔다. 에이스 데 브라위너가 경기장 전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팀 전체적으로 떨어진 경기력을 되살리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맨시티는 자신들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5라운드 노리치 시티에게 2-3으로 패할 때부터 지적받던 수비 전환 속도 문제가 이번 경기에서도 발목을 잡은 것이다. 압박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았고, 측면은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헐거웠다.

이번 패배로 맨시티는 홈에서 지역 라이벌에 완패 당하는 수모를 맛봤고 1위 리버풀과 승점 14점차로 벌어졌다. 리버풀이 자멸하지 않는 한 우승 경쟁에서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반대로 맨유는 토트넘에 이어 맨시티까지 잡아내며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이 승리로 맨유는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켰고 5위로 올라서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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