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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윤석민 은퇴 씁쓸함, 류현진-김광현은 아직 팔팔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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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윤석민 은퇴 씁쓸함, 류현진-김광현은 아직 팔팔하건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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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까지 한국 야구 대표 투수는 ‘류윤김’으로 정리됐다. 메이저리그까지 정복한 류현진(32)과 그 뒤를 따르려는 김광현(31), 그리고 시대를 풍미했던 윤석민(33)까지.

그러나 이젠 ‘류윤김’이라는 말을 추억 속에 묻어두게 됐다. 윤석민은 부상으로 오랫동안 시달리다 결국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KIA 타이거즈는 13일 “윤석민이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고 구단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 윤석민(가운데)이 13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스포츠Q DB]

 

누구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윤석민이다. 구리에서 나고 자라 구리초-구리인창중-야탑고를 거친 윤석민은 2005년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첫해 3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29로 가능성을 보인 그는 이듬해 19세이브 9홀드(5승 6패) ERA 2.28로 팀의 핵심 투수로 활약했다. 2007년엔 선발로 변신해 ERA 3.78로 잘 던졌지만 최하위에 머물던 팀 분위기 속에서 최다패(18패) 투수의 멍에를 써야 했다.

2008년은 윤석민의 선수 커리어에 큰 변곡점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기세를 보이던 윤석민은 당초 베이징 올림픽 참가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부진한 임태훈을 대신해 기회를 잡았다.

대체 선수로 나선 윤석민이 국가대표 대표투수로 거듭나게 된 시발점이었다. ‘윤노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위기의 순간마다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내며 한국의 9전 전승 금메달에 공헌하며 병역 특례를 누렸다.

그해 14승 5패 ERA 2.33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그는 이듬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선발로 나서 중국전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펼치더니 멕시코, 일본을 상대로는 중간 투수로 맹활약했고 4강전에서 메이저리거 강타자가 즐비한 베네수엘라를 맞아 6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이끌며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0년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나서 금메달에 일조했다.

KBO리그에서도 승승장구했다. 2009년엔 생애 첫 프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11년엔 17승 5패 ERA 2.45로 리그 MVP를 수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부상이 문제였다.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최고 투수로 군림하던 윤석민은 어깨 부상이 있는 상황에서 2013년 WBC에 출전했고 이후 2군에서 재활을 한 뒤 불펜 투수로 1군에 복귀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1년 리그 MVP 등 화려한 전성기를 뒤로하고 물러나는 윤석민은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살겠다"는 말을 남겼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마침 이 때 FA 자격을 얻은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부상 우려와 직전 시즌 부진으로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윤석민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며 팬들은 콜업 기대감을 갖고 응원을 보냈지만 윤석민은 10경기 연속 피홈런 등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1년 만에 다시 국내 무대로 유턴했다.

그럼에도 KIA의 대우는 국내 최고 투수 수준이었다. 4년 90억 원에 친정팀과 손을 잡았다. 윤석민은 마무리로 변신해 30세이브(2승 6패)를 올리며 희망을 심어줘지만 2016년 부상으로 16경기 31이닝만을 소화했고 2017년은 통으로 쉬었다. 2018년 다시 마무리로 변신해 시즌 초반 반짝했지만 결국 재활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2019시즌 10억5000만 원이 삭감된 2억 원에 계약을 했지만 팬들의 원성은 컸고 지속되는 어깨 통증 속에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고 결국 은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윤석민은 “다시 마운드에 서기 위해 노력했으나 정상적인 투구가 어렵다. 재활로 자리를 차지하기보다 후배들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게 은퇴를 결심했다”며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기회 주시고 지도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구단 직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KBO리그에선 12시즌 KIA에서만 활약한 윤석민은 통산 77승 75패 86세이브 18홀드 ERA 3.29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그를 떠나보내는 KIA 팬들에게 윤석민의 퇴장이 씁쓸한 뒷맛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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