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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삼성 김동엽의 와신상담과 비약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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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삼성 김동엽의 와신상담과 비약의 꿈
  • 홍지수 기자
  • 승인 2019.12.18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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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지수 기자] “내년에는 무조건 잘해야 합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 김동엽(29)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2019년 그 누구보다 아쉬운 시즌을 보낸 까닭이리라.

김동엽은 15일 스포츠Q와 전화 통화에서 “시즌 초부터 너무 조급했다. 내년 목표는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머리를 비우고 (운동에만) 다시 전념, 집중하겠다. 내년에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인터뷰 내내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데도 조심하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말 보다는 운동에만 집중하려는 태도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삼성 이적 후 제 몫을 톡톡히 못했다는 자기반성과 성찰 때문이다.

당시 삼성은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와 ‘삼각 트레이드’로 포수 이지영을 키움으로 보내고 SK에서는 김동엽을 데려오면서 장타력 부재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 바람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 김동엽.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의 거포 김동엽.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동엽은 지난 3월 23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팀은 0-7로 완패했지만 삼성 데뷔전에서 김동엽은 3타수 1안타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런데 개막전 첫 안타 이후 3경기 연속 침묵을 지키다 3월 28일 롯데 전에서 5타수 1안타로 개막전 이후 4경기 만에 안타를 쳤다. 하지만 장타는 터지지 않았다.

김동엽은 타격 부진 속에 1군과 2군을 오갔다. 그러면서 마음고생도 심했다. 삼성의 트레이드 결정도 자신의 장타를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그러질 못하다보니 압박감은 심해졌고 타격 슬럼프는 더 깊어지고 길어졌다.

다시 1군으로 돌아온 후 6월 25일 두산 전에서 안타를 쳤고 이틀 뒤 두산 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김동엽은 팀이 0-9로 끌려가던 8회 말, 선발 조시 린드블럼 다음 등판한 박치국의 초구를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첫 홈런 후 타격감을 잡았고 6월 4경기 타율 0.375, 7월 18경기 타율 0.329 활약을 이어 갔다. 하지만 좋은 타격감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8월 다시 부진, 시즌을 2군에서 마무리했다.

결국 2019년 60경기 출장, 타율 0.215 6홈런 25타점 장타율 0.338의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SK 시절인 2017년 타율 0.277 22홈런 70타점, 2018년 타율 0.252 27홈런 76타점의 성적을 놓고 보더라도 삼성 이적 후 첫 시즌 SK 시절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시즌 다시 김동엽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마디로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즉 정신적 심리적 요인이 가장 큰 이유로 보는 까닭이다. 본인도 팀에서 기대하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에 너무 서두르고 조급해진 탓이 컸다.

기자가 김동엽이라는 선수를 처음 만난 때는 2016년 6월이었다. 당시 SK 2군이 있는 강화도에서 만나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야구를 대하는 자세는 누구보다 진지했고, 자신이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코칭스태프에 잘 다가가는 선수였다.

인터뷰 전후 코치진과 관계자로부터 “키는 185cm, 당당한 체격에 타고난 파워 그리고 체격에 비해 빠른 발, 야구 센스가 있는 선수다”라는 평가를 들었다. 2016년까지 SK 사령탑이었던 김용희 전 감독, SK 타격을 맡았던 정경배 코치(2020년 한화 퓨처스 타격 코치)는 항상 김동엽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물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겨울을 잘 보낸다면 삼성 타선의 힘을 한층 끌어올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제 독기를 품고 멘탈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고 내년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만큼 김동엽의 힘찬 비상은 이제 시간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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