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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울먹인 최승우 "1승 거두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UFC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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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울먹인 최승우 "1승 거두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UFC 부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21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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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3라운드를 마친 최승우(27)는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리자마자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울먹였다. 그리고 코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UFC 데뷔, 그러나 2연패. 최승우(27)는 간절했다. 안면 유효타를 연신 허용하면서도 더 화끈한 공격으로 반격했고 결국 짜릿한 첫 승을 따냈다.

최승우는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UFC 부산(UFC FIGHT NIGHT 165) 언더카드 수만 모크타리안(호주)과 페더급 매치에서 3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최승우(왼쪽)가 21일 UFC 부산(UFC FIGHT NIGHT 165) 페더급 매치에서 수만 모크타리안에 판정승을 거두고 울먹이고 있다.

 

종합격투기(MMA) 통산 5승 1패로 기대감 속에 지난 4월 UFC에 데뷔한 최승우지만 앞선 2경기에선 모두 판정 끝에 패했다.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겼고 스스로도 아쉬움이 컸다. 국내에서 2번째로 열리는 대회인 UFC 부산은 최승우에겐 더 이상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앞서 열린 라이트급 경기에서 선배인 마동현은 2라운드 뒤 돌려차기에 제대로 안면을 허용하며 쓰러졌고 오마르 모랄레스(베네수엘라)에게 결국 판정패를 당했다.

뒤이어 옥타곤에 오른 최승우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던 상황. 1라운드 초반부터 최승우의 이름이 연호됐고 최승우는 몇 차례 안면에 펀치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모크타리안을 압박하며 킥 공격을 성공시켰다. 클린치 상황에서도 니킥으로 연달아 공격하며 분위기를 가져오자 관중들은 그의 공격에 환호성으로 박자를 맞췄다.

 

최승우(위)가 모크타리안을 상대로 상위 포지션을 잡고 엘보 파운딩을 가하고 있다.

 

화끈한 난타전이 펼쳐졌다. 최승우는 안면에 공격을 허용하는 만큼 킥과 펀치로 응수했다. 유효타를 주고 받는 가운데서도 주도권을 가져오던 최승우는 2라운드 초반 상대가 주춤하자 무차별 안면 펀치로 모크타리안의 혼을 쏙 빼놨다. 펀치가 이어질수록 사직실내체육관은 달아올랐고 최승우는 그래플링에서도 꾸준히 모크타리안을 압박하며 점수를 벌렸다. 모크타리안은 애써 괜찮은 척 했지만 그의 얼굴은 피로 벌겋게 물들고 있었다. 라운드 막판엔 헤드킥과 플라잉 니킥으로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

3라운드 도중 최승우가 모크타리안의 공격에 눈을 찔리며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숨을 돌린 모크타리안의 공격에 잠시 주춤하며 몇 차례 유효타와 테이크 다운까지 허용했지만 최승우는 상위 포지션을 빼앗아오며 파운딩 공격까지 보태는 등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막판까지 엘보 파운딩으로 점수를 따낸 최승우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리자마자 울먹이며 코치진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경기 후 만난 최승우는 “1승을 거두기까지 힘들었다. 승리를 해야 더 기회도 오고 싸울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1승을 해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연말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마치며 웃었다.

 

[부산=스포츠Q 안호근 기자] 최승우가 승리 후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매 라운드마다 승리를 확신했다”는 그지만 불안한 순간도 있었다. 초반부터 상대에게 강한 펀치를 수차례 허용했다. 그러나 최승우는 “상대가 (리치가) 길다보니 범위 안에 들어가서 때리는 상황을 연습했다”며 “거리를 더 살려 공격했다면 좋았겠지만 계획된 부분이었다”고 답했다.

모크타리안은 최승우에게 엄청난 타격을 받으면서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수 차례 두 팔을 들어올렸다. 심판에게도 어필했고 직접적으로도 말을 건네며 최승우의 신경을 긁었다. 그러나 최승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 이유가 재미있었다. 최승우는 “영어를 못해서 뭐라고 하는지는 몰랐다”며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2패 뒤 1승이지만 자신감이 커진 최승우다.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또한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라며 “톱10 안에 선수들과 최대한 많이 싸우고 싶고 일단은 랭커가 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한국 팬들을 위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최승우는 “이렇게 뜨거운 함성을 받으면서 경기를 한 건 처음”이라며 “정말 큰 힘이 됐다. 너무 감사하다. 멀리 부산까지 와서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더 좋은 선수가 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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