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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방송 키워드는 '여풍'… 미스트롯, 퀸덤 그리고 여성 서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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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방송 키워드는 '여풍'… 미스트롯, 퀸덤 그리고 여성 서사 드라마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2.23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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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시대의 변화다. 지상파, 비지상파를 가리지 않고 여풍(女風)이 거세다. 지난 2018년 KBS '연예대상'에서 여성 최초로 대상을 차지한 이영자를 필두로 송은이, 김숙, 박나래, 안영미, 장도연 등 여성 예능인들이 올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왔던 것은 누구나 인정할 만한 사실이다.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어떨까? 올해는 예능,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에서도 '여성 서사'가 두드러진 키워드로 손 꼽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스포츠Q(큐) DB]

 

# 화제성 TOP 예능… 폭발적인 파급력 '미스트롯'·우려를 뒤집은 '퀸덤'

중장년층을 사로잡으며 2019년 상반기를 강타한 트로트 오디션 서바이벌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은 송가인이라는 슈퍼스타 탄생과 함께 최종회에서 최고 시청률 18.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미스트롯’은 대한민국 트롯 열풍에 화력을 더 하고 제 2의 트롯 전성기를 이끌 차세대 여성 트롯 스타를 탄생시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우승을 차지한 송가인, 2위 정미애, 3위 홍자는 물론 무명 세월을 거친 여러 출연진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미스트롯은 방영 초반 미스코리아 선발을 연상시키는 콘셉트, 노출이 심한 의상 등으로 선정성, 성 상품화 논란이 있었으나 회가 거듭될수록 출연자들의 외모보다는 실력에 초점을 맞추는 연출을 보여주며 논란을 극복했다.

미스트롯 인기에 힘입어 TV조선 측은 두 번째 시즌 '미스터 트롯' 제작을 결정했으며, 곧 뜨거운 관심 속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Mnet '퀸덤' 제작발표회 현장 [사진=스포츠Q(큐) DB]

 

이어 지난 8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퀸덤'은 한 날 한 시에 동시 컴백해 '진짜 1위'를 놓고 정면 승부를 펼친다는 기획의도로 시작했으나 마마무, 에이오에이(AOA), (여자)아이들, 러블리즈, 오마이걸, 박봄 여섯 팀은 모두 저마다의 정체성과 진가를 확실히 보여주며 매 회 역대급 무대를 쏟아냈다.

방영 초반 '불명예 하차', '한 수 아래 투표' 등으로 자극적인 팬덤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기도 했던 ‘퀸덤’은 경쟁을 넘어 매 회 발전하는 무대로 방송 기간 9주 중 8주간 CPI(콘텐츠 영향력 지수) 비드라마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특히 최종 성적과 관계없이 출연한 모든 그룹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며 '퀸덤 시즌 2', 남자 버전인 '킹덤' 등 후속 제작에 대한 관심 또한 집중되고 있다.

 

[사진=공식 포스터]
왼쪽부터 JTBC '스카이캐슬', '눈이 부시게' 공식 포스터 [사진=JTBC 홈페이지]

 

# 소비자의 부름에 응답한 '여성 주연'·'여성 서사' 드라마

2019년은 유독 '여성 주연'의 드라마가 강세를 보였다. 상반기 화제성을 점령한 JTBC '스카이캐슬', '눈이 부시게', 하반기를 꽉 잡은 tvN '호텔 델루나', MBN '우아한 가', KBS '동백꽃 필 무렵'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여성 원톱 주연을 내세우며 시선을 모았다.

JTBC '스카이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드라마로 비지상파 방송 역대 최고 시청률 23.8%를 기록했다.

주요 배역으로 등장했던 염정아, 김서형, 윤세아, 오나라, 이태란은 물론 아역 김혜윤과 김보라까지 각종 CF를 휩쓰는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드라마로 평가되고 있다.

배우 김혜자, 한지민 주연의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 김혜자(한지민)와 누구보다 찬란한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이준하(남주혁)이 그리는 시간 이탈 로맨스로 배우 김혜자와 한지민이 2인 1역을 연기하면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눈이 부시게'의 김혜자는 탄탄한 스토리를 받쳐주는 명품 연기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든 주역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혜자는 대상 수상 소감에서 마지막회 엔딩의 내레이션을 전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공식 포스터]
왼쪽부터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KBS '동백꽃 필 무렵' 공식 포스터[사진=tvN, KBS 홈페이지]

 

이 뿐 아니라 아이유(이지은)가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말단 경리 '미쓰리'가 대표 '이선심'으로 거듭나는 성장기를 담은 혜리 주연의 tvN '청일전자 미쓰리', 단순 로맨스를 넘어 싱글맘 '동백(공효진)'의 삶을 그린 KBS '동백꽃 필 무렵' 등 다양한 여성 주연의 드라마가 내민 도전장은 성공적으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단순히 여성을 주연으로 세운 것 뿐 아니라 독보적인 여성 중심의 서사로 주목 받은 작품으로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빼놓을 수 없다. 임수정, 전혜진, 이다희 세 사람을 메인 주인공으로 내세운 '검블유'는 여성 캐릭터 3명을 각각 대기업 회장, 대표이사, 본부장으로 설정하고 그 옆에 남성을 트로피처럼 세웠다.

3%대의 낮은 시청률은 다소 아쉬운 결과였지만 '검블유'는 한정적으로 소비됐던 여성 캐릭터를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극을 이끄는 캐릭터로 만들어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으로 호평받았다.

2019년은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여성 주연, 여성 서사의 콘텐츠들이 서서히 방송계에 안착하기 시작하면서 여성 중심 콘텐츠는 '여풍'이라는 특이점으로 정의될 수 없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다가오는 2020년, '여풍'이 더이상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되지 않는 보편적인 장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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