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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김동현 UFC 두 전설, 서로 향한 각별한 존중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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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김동현 UFC 두 전설, 서로 향한 각별한 존중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12.26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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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인 UFC 첫 챔피언을 바라보는 정찬성(32·코리안좀비MMA·AOMG)과 이제는 예능인이 된 아시아 최다승 2위 김동현(38·팀스턴건). 두 전설을 서로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각자 걸어온 길에 대한 존중이 물씬 묻어났다.

정찬성은 지난 21일 UFC 부산 메인이벤트 프랭키 에드가와 페더급 매치를 1라운드 3분 18초 만에 펀치에 의한 TKO로 장식했다. 미국 현지에서 새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의 도전자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극찬을 받은 정찬성은 경기 후 한국인 파이터들의 선구자격인 김동현을 떠올렸다.

 

김동현(왼쪽)과 정찬성은 서로를 향해 특별한 존중의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스포츠Q DB]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정찬성은 “모든 한국 선수들이 배우는 자세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며 “나도 그렇지만 (김)동현이 형이 길을 터놨다”고 말했다.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길에 후배들은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따라와주기만을 바란다는 뜻이었다. 정찬성은 “요즘 많이 느끼지만 운동을 꼭 같이 하는 게 아니라도 동현이 형이나 나 같은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형이 이제는 안 싸운다면 내가 그 역할을 해줄 테니까 (후배들은) 운동만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찬성은 과거에도 김동현에 대한 존중과 그의 업적에 대해 고마움을 표한 적이 있다. 개인적인 친분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두 파이터끼리는 무언가 통하는게 있었다.

현재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31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버가 됐지만 ‘스턴건’ 김동현은 웰터급에서 13승을 거두며 아시아 최다승 2위로 정찬성 이전 한국을 대표하는 UFC 스타였다.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UFC 부산을 지켜본 소감을 밝힌 그는 “기분이 째지게 좋기도 하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기도 했다. 모든 선수들과 친분이 있는데 이긴 선수를 생각하면 기분이 너무 좋지만 진 선수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프랭키 에드가(오른쪽)를 펀치로 잠재운 정찬성은 "나도 그렇지만 (김)동현이 형이 길을 터놨다"며 선배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스포츠Q DB]

 

특히 정찬성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현은 “찬성이는 너무 자랑스러운 후배다. 이제는 존경하게 됐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이런 선수가 한국에서 나온다는 게”라고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감격에 겨워했다.

이어 “예전에 UFC에 혼자 있을 땐 막연히 한국 선수가 5명, 10명이 될 거고 챔피언이 나올 것이라고 했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찬성이처럼 완벽한 파이터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근성 좋고 저돌적이고 맷집까지 좋으면서 리치도 길고 레슬링, 그라운드도 좋다. 독기도 있고 챔피언이 될 수밖에 없는 선수가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내 느낌이 틀린 적이 별로 없는데 찬성이는 UFC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말한 김동현은 “찬성이가 UFC 챔피언이 됐을 때 수많은 선수들이 랭커가 될 것이다. 처음에 누군가 시작을 해놓고 또 찬성이랑 같이 운동을 해보면 ‘세계 챔피언이랑 내가 운동을 해보다니’라는 생각으로 자신감이 생기고 힘도 된다”고 그에 따른 선순환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었다.

후배가 걷는 외로운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UFC 챔피언은 정말 어려운 길이다. 찬성이도 정말 오랜 시간 경험했고 고난도 있었고 또 외국에 가서 훈련을 통해서 여러가지 투자도 많이 했다”며 “그런 시간들이 합쳐져서 지금의 찬성이가 있는 게 아닌가. 존경스럽다”고 속마음을 조심스럽게 나타냈다.

 

김동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정찬성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한편 그가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스포츠Q DB]

 

이어 “나는 이제 아이를 한명 가졌고 100일 정도가 됐지만 찬성이는 아이가 셋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나가서 모든 걸 감수하면서까지 자기가 가는 길에 투자를 한다는 게 대단하다”며 “자랑스러운 파이터가 돼 너무 기분 좋다.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한다. 이 영상을 통해서 마음이 다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국민들과 전 세계 격투 팬들에게 큰 힘과 선물을 주는 거니까 (챔피언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자신의 선수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레 꺼내 놓은 김동현이다. 그는 2017년 6월 콜비 코빙턴과 경기 이후 링을 떠나 있다. “UFC 계약이 돼 있는 선수지만 경기를 못한지도 오래됐고 선수에 전념해서 경기를 계속해야 경기에 나설 수 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현실적으로 이제 아내와 아기가 있고 또 촬영과 체육관 등이 있다. 경기를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해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커리어 연장에 대한 생각은 많이 내려놓은 듯 했다. 그는 “후배들을 키우는 것으로 조금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팀 스턴건에서 좋은 후배들을 키울 것”이라며 “찬성이 정도의 국보급 스타가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찬성이 현재이자 미래라면 김동현은 과거의 인물이 돼 가는 모양새다. 지금은 예능인으로서 재밌는 캐릭터가 된 그지만 격투기 팬이라면 그의 업적과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찬성이 챔피언을 향한 길에, 김동현은 후배들을 양성하고 한국 격투기를 알리는 홍보대사격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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