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0:35 (수)
'시간을 달려온' 양준일, 신드롬은 진행 중
상태바
'시간을 달려온' 양준일, 신드롬은 진행 중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2.27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 양준일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보수적인 사회 편견에 부딪혀 쫓겨나듯 돌아가야 했던 교포 청년은 2019년 12월, 다시 신드롬급 인기를 얻게 됐다. 잊혀진 스타였던 양준일이 데뷔 이후 28년 만에 전성기를 누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양준일은 지난 1991년 데뷔해 활동했던 가수로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등의 곡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그의 패션과 음악, 퍼포먼스를 당시의 보수적이던 한국 사회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활동 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살던 양준일은 최근 유튜브 채널 등에서 '탑골 GD'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빅뱅 지드래곤을 닮은 외모와 독특한 음악적 시도, 시대를 앞서간 스타일과 무대 콘셉트 등이 재조명되며 뒤늦게 인정받기 시작한 것.

인기에 힘입어 이달 초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해 '리베카' 무대를 선보인 양준일은 약 30년만에 자신만의 음악색을 인정받으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JTBC 제공]
'탑골GD' 양준일은 약 30년만에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JTBC 제공]

 

# '30년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21세기 취향 저격한 20세기 천재

최근 대한민국에 '뉴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하며 덩달아 인기를 얻게 된 90년대 음악 방송이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양준일이 30여년 전 배척받았던 원인인 '다름'은 '색다름'으로 다가왔고, '시대를 빗겨간 천재'는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슈가맨3'에서 양준일은 뒤늦게 30년 전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어가 서툴어 영어를 많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방송 정지를 당한 일부터, 아무도 자신을 위해 작사를 해주지 않아 '리베카'와 '가나다라마바사'의 가사를 직접 쓸 수 밖에 없던 사연은 안타까움을 안겼다.

또한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다는게 싫다"며 비자 갱신을 거부해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후 쫓겨나다시피 한국 활동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양준일은 10년 후 V2로 활동을 재개했으나 이번엔 잘못된 계약문제로 꿈을 접어야 했다고 밝혔다.

한국 활동을 정리하고 미국에 정착해 식당 서빙 일을 하는 중이었다고 밝힌 양준일은 '슈가맨3'을 통해 50대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 동안 외모와 여전히 세련된 춤 실력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와 함께 팬들의 마음을 녹인 것은 그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사실 저를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했다"라고 밝힌 양준일이 활동 당시에 받았던 상처로 꿈을 포기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출연을 결심,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모습은 팬들을 다시 한 번 반하게 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문화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그간의 근황과 향후 계획을 털어놓은 양준일은 "모든 대한민국이 저를 받아주는 따뜻함이 내 마음을 녹여서, 더이상 과거가 저를 괴롭히지 않는다"며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양준일은 지난 25일 JTBC '뉴스룸'의 '문화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그간의 근황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 지하철 광고, 팬미팅 전석 매진까지 든든한 지원군 된 팬덤

최근 4만 9천명을 돌파한 양준일 팬카페 회원들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지하철역 옥외 광고판에 양준일을 위한 환영의 의미를 담아 공개적으로 응원을 보냈다.

광고에는 양준일의 데뷔년도와 컴백년도를 뜻하는 '91.19'라는 숫자와 '시간여행자 양준일이 돌아왔다', '걱정 마 모든 것이 완벽해 질테니까'라는 문구가 담겼다. 더불어 1990년대 당시 양준일의 사진과 함께 활동 영상 모음이 담긴 QR코드로 더 많은 이들이 양준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뿐만 아니라 팬들은 양준일 입국 당일 '환영해요 양준일'이라는 키워드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기도 하는 어마어마한 화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양준일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의 첫 단독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오는 31일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양준일의 선물 - 나의 사랑 리베카, 나의 사랑 양준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팬미팅은 박경림과 김이나가 MC로 나설 예정이다.

일찌감치 전석이 매진된 팬미팅을 앞둔 양준일은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내겐 첫 대규모의 팬미팅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박수쳐주는 팬미팅이어서 기대도 되고, 모든 팬분들께 진실한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양준일 팬미팅 콘서트]
양준일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의 첫 단독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사진=양준일 팬미팅 포스터]

 

또한 현재 광고, 뮤지컬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는 양준일은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시간이 되면 다 하고 싶다. 여러분들이 나를 원하는 동안은 다 해보고 싶다. 나의 행복을 나눠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시대를 앞서간 음악과 퍼포먼스로 데뷔 28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 양준일. 그의 열정과 에너지는 약 30년이라는 시간을 달려 대중들에게 닿았고, 대중들은 이에 응답했다.

'뉴스룸'을 통해 한국에 정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양준일의 2020년을 기대해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