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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리버풀 분석] 레스터, '측면 전환 성공' 리버풀에 고개를 떨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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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리버풀 분석] 레스터, '측면 전환 성공' 리버풀에 고개를 떨구다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19.12.28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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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레스터가 빠른 측면 전환을 보여준 리버풀에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레스터 시티는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1위 리버풀에게 0-4로 완패했다. 이번 경기에서 레스터는 리버풀의 측면 공격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레스터 격파의 일등 공신인 아놀드 [사진제공=연합뉴스]
레스터 격파의 일등 공신인 아놀드 [사진제공=연합뉴스]

# 측면 전환을 허용한 레스터

레스터는 선수들이 촘촘하게 위치하는 좁은 수비 대형을 펼쳤다. 좌우를 좁게 유지하는 수비 대형은 공이 있는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대가 빠르게 좌우를 전환하면 공간을 허용하는 약점을 가진다. 

레스터는 선수들의 뛰어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이 약점을 상대가 공략하지 못하도록 하는 팀이었다. 반대로 리버풀은 가장 빠른 전환 속도를 가진 팀이었다. 결국 이 경기의 승부처는 레스터가 리버풀이 좌우 전환을 하지 못하도록 얼마나 뛰어난 기동성을 보여주는 지였다. 

이 싸움의 승리자는 리버풀이었고, 수혜자는 1골 2도움을 기록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였다. 리버풀은 전반전부터 의도적으로 아놀드를 위한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아놀드를 1차적으로 막아내는 제임스 메디슨을 중원으로 끌어내기 위해 나비 케이타가 우측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메디슨이 1차적으로 아놀드를 견제하지 못하자 벤 칠웰에게 수비 부담이 가중됐다. 

사진출처=후스코어드

하지만 선수들의 기동력이 살아있는 전반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메디슨이나 벤 칠웰이 아놀드에게 패스가 향하면 빠르게 반응하면서 수비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놀드도 전반전에는 상대의 역습을 우려해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지는 않았다. 

[사진출처=후스코어드]
사진출처=후스코어드

후반전 들어 레스터 선수들의 기동력이 저하되자 아놀드는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공격에 가담했다. 자유로워진 아놀드는 후반 19분 호베르투 피르미누에게 정확한 크로스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고, 4분 뒤에는 직접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 리버풀 중원을 제어하지 못한 레스터 

측면이 무너진 문제의 원인은 리버풀 3선 미드필더, 특히 조던 헨더슨을 너무 자유롭게 방치했다는 점이었다. 

브랜단 로저스 감독은 팀의 주포 제이미 바디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전술에서 바디는 수비에 크게 가담하지 않는데, 바디의 적은 수비 가담이 이번 경기에선 대패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레스터는 수비 시에 4-5-1 대형을 형성하면서 중원에는 데니스 프라에트, 윌프레드 은디디. 유리 틸레만스가 위치했다. 은디디는 수비진 보호에 집중하면서 후방에 머물렀고 프라에트는 사디오 마네를, 텔레만스는 나비 케이타를 수비하기 위해 전진할 수 없었다. 

상대 미드필더들이 전진하지 못하자 헨더스은 여유롭게 패스를 뿌릴 수가 있었다. 이번 경기 리버풀이 좌측에서 빌드업을 시작해 우측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는데, 이 역할의 중심에는 헨더슨이 있었다. 실제로 헨더슨은 후반 37분 아담 랄라나와 교체되기 직전까지 가장 많은 패스(80회)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빌드업에서도 문제를 보여준 레스터 

레스터가 보여준 또 하나의 문제점은 빌드업 단계에서 나타났다. 레스터는 빌드업에서 2선에 위치한 메디슨과 프라에트가 중앙에 가담한 4-2-2-2 대형을 보여줬다. 이 대형은 1·2선 선수들이 중앙에 밀집해서 측면에 공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풀백들은 오버래핑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풀백들이 전진한 공간은 당연히 마네와 살라에게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레스터는 이에 대한 대처가 부실했다. 측면 수비를 도와줘야 할 메디슨과 하비 반스는 빠르게 수비 지역으로 내려오지 못했으며 은디디와 틸레망스는 중원을 수비하기에 급급했다. 

리버풀의 평소와 달랐던 압박 방식도 레스터의 빌드업 문제를 두드러지게 만들었다. 리버풀이 기존에 보여준 압박의 목적은 원래 상대가 측면으로 공을 전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경기에선 중앙에 위치한 틸레망스와 은디디를 향한 패스길 차단에 주력했다. 

전반 초반 레스터는 리버풀의 압박 방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실수가 연발하면서 위기를 자초했지만 그때마다 찰라르 쇠윤주와 카스퍼 슈마이켈이 막아냈다. 

지난 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 이어 레스터는 상대 측면 공격 제어에 실패하면서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 두 경기에서 단순히 전술에서 패배했다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을 듯하다. 레스터 선수들의 기동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선발 11명을 유지하면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려고 했던 로저스 감독의 선택이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반면 리버풀은 2019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참가로 인해 우려됐던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레스터보다 앞선 기동력을 보여주면서 2위 레스터를 완파했다. 이번 승리로 리버풀은 한 경기를 덜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레스터와의 승점 차를 13으로 벌리며 우승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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