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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첫 팬미팅' 양준일, '선물' 같은 순간 속 가장 빛나는 순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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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첫 팬미팅' 양준일, '선물' 같은 순간 속 가장 빛나는 순수함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9.12.3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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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2019년의 마지막 날, 올해의 '깜짝' 스타로 꼽힐만한 양준일이 팬미팅에 앞서 기자들을 만났다.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앞둔 양준일은 이날 팬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베스트 앨범 발매, 책 발간, 특별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31일 서울시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생애 첫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 - 나의 사랑 리베카, 나의 사랑 양준일'을 개최하는 양준일은 기자간담회 현장에 가득 찬 인파를 보고 "모두 저를 보러 오신게 맞냐"며 감격한 마음을 순수하고 솔직하게 드러냈다.

 

31일, 양준일은 생애 첫 단독 팬미팅을 개최해 팬들을 만난다. [사진=스포츠Q(큐) DB]
31일, 양준일은 생애 첫 단독 팬미팅을 개최해 팬들을 만난다. [사진=스포츠Q(큐) DB]

 

# "적응하는 중"… 강제소환(?)된 슈가맨 이후의 삶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양준일은 "너무 감사하다. 머릿속에 있는 제 이미지가 아직 헷갈리는 상태다. 일주일 전만해도 서버였는데 여러분이 저를 보러 온 것 자체가 믿겨지지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양준일은 지난 1991년 데뷔해 활동했던 가수로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 'Dance With me 아가씨' 등의 곡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V2라는 이름으로 앨범 '판타지(Fantasy)'를 발매한 뒤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식당 서빙 일을 하는 등 평범한 삶을 살던 양준일은 최근 유튜브 채널 등에서 '탑골 GD'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대를 앞서간 패션과 음악, 퍼포먼스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작사가 김이나가 "시즌 1부터 꾸준히 섭외 시도를 했다. 제작진이 인맥을 동원한 끝에 섭외할 수 있었다"고 밝힐 만큼 '섭외 1순위'로 꼽히던 추억의 가수 '양준일'은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 출연과 동시에 폭발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양준일은 처음 갖는 기자간담회에 긴장하면서도 능숙하게 포즈를 취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양준일은 처음 갖는 기자간담회에 긴장하면서도 능숙하게 포즈를 취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슈가맨’ 녹화 당시에도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는 양준일은 "슈가맨 출연 자체도 망설였고 미국에 바로 돌아가서 방송 후에 무슨 일이 생긴지 몰랐다"며 갑작스레 쏟아진 인기가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일하던 음식점에 전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난리가 났는데 거기서 서빙을 하고 있으면 어떡하냐고 짜증을 냈다더라"며 자신을 향한 관심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 전했다.

양준일은 앞서 JTBC ‘슈가맨’, ‘뉴스룸’을 통해 30년 전 한국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은 바 있다. 특히 당시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한국어가 서툴어 영어를 많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방송 정지를 당한 일부터, 아무도 자신을 위해 작사를 해주지 않아 '리베카'와 '가나다라마바사'의 가사를 직접 쓸 수밖에 없던 사연 등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미국으로) 돌아갈 때는 다시는 한국에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한민국에 있으면서도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고, 미국으로 갈 때는 몸까지 떠나가는 상황이었잖아요. 한국에서 살지 않는게 낫다고 저 스스로를 설득했죠.”

양준일이 그럼에도 한국에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힘든 일이 있었지만 많이 있던 건 아니다. 제 인생에서는 항상 따뜻하게 나를 바라보고 대해주는 몇몇 분들이 계셨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받을 수 없던 따뜻함이 한국에서는 꼭 필요할 때 띄엄띄엄 있었거든요. 사건 때문에 떠났지만 더 좋은 추억이 있어요. 그런 추억을 소중하게 갖고 싶지, 해프닝으로 상황이 변한 것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양준일은 기자간담회 현장의 인파를 보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양준일은 기자간담회 현장의 인파를 보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 “여러분들이 저를 원하시는 동안”… 생애 첫 팬미팅 이후 계획은?

양준일은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데뷔 28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을 개최한다. 약 4400석 규모의 팬미팅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은 물론 서버 마비 사태까지 벌어지며 팬덤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지하철 광고, 실시간 검색어 등 뒤늦게 폭발적인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팬들에게 양준일은 “제게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팬들은 ‘과거 주목 받지 못했던 양준일을 이제야 발견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과거 편협한 한국 사회에서 밀려난 재능 있는 청년을 몰라본 죄책감에 대해 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양준일은 팬들에게 “저도 그런 면에선 똑같이 미안하다. 그때 나도 떠날 수밖에 없었고 팬들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것이 미안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양준일은 대중들의 환대에 감동받았다면서 “지금 저를 환영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 자체가 예전 기억을 녹여주는 느낌이다. 과거가 저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처럼 미안한 마음으로 오실 필요는 없다. 팬 분들이 모든 걸 다 행복으로 만들어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네 뜻대로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내가 알아. 하지만 걱정 하지마.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루어지게 될 수밖에 없어.”

‘슈가맨3’ 중 20대 청년 양준일에게 50대의 양준일이 보낸 메시지다. 양준일의 솔직하고 담담한 이 한 마디는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계기 중 하나가 됐다. 정말 ‘모든 것을 이뤄낸’ 지금의 양준일은 “사실 이렇게 될 거란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고 밝혀 의문을 자아냈다.

“내 20대에게 전해주고 싶던 얘기는 네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내려놓으면 마무리가 된다는 뜻이었어요. 네가 원하는게 ‘케이팝스타‘였으면 그걸 내려놓으면 너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무리가 된다는 뜻이었거든요. 근데 그게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내려놓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더 이상 원치 않으니까 이뤄졌다“고 얼떨떨한 표정을 짓기도 한 양준일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양준일이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사진=스포츠Q(큐) DB]
양준일이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사진=스포츠Q(큐) DB]

 

양준일은 “제일 처음으로 준비하는 건 책이다. 제 머릿 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조금 더 글로 표현하고 나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 발간과 동시에 기존 발매한 음악을 재편곡한 앨범 발매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 활동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살고 싶다. 지금은 여러분들이 저를 원하시는 동안 활동하고 싶다”면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러분들이 저에게 실망하면 받아들이고, 또 좋은 반응으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그것도 받아들여야죠. 제가 걱정했던게 다 반대로 됐어요. 모든게 내 계획대로 안 됐어요. 20대도 그렇고 50대에도 그렇더라고요.”

팬들이 20대 양준일의 모습을 더 사랑할 것 같아 ‘슈가맨’ 출연이 두려웠다던 양준일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중들이 50대 양준일까지 모두 사랑하게 한 자신만의 솔직함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단독 팬미팅, 광고부터 특별방송까지 새해를 앞두고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한 ‘시대를 건너온 스타’ 양준일의 2020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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