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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고알레 ① 국대 수비수 김형일은 왜? 고알레 그 특별한 매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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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고알레 ① 국대 수비수 김형일은 왜? 고알레 그 특별한 매력에 대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0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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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TV에서만 보던 국가대표 선수와 함께 땀 흘리며 뛰는 장면. 이젠 더 이상 꿈에서나 그려보던 일이 아니다. 고알레와 함께라면.

고알레.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동호회인으로서 축구를 접하고 있는 이들 중에선 모르는 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잘 알려진 유튜브 채널이다. 구독자 30만을 자랑한다.

드론 촬영으로 세상에 존재를 알린 고알레는 완전히 새롭게 거듭났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 더욱 단단해졌고 앞길이 창창하다. 고알레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

 

고알레 고재민(고체티노, 왼쪽부터), 이호 대표, 박태윤(박무리뉴), 김형일.

 

◆ 남다른 판단-과감한 결단, 고알레 제2막 시작

이호(34)는 꽤 잘 알려진 선수였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강원FC 창단 멤버로 우선 지명됐고, 대전 시티즌으로 이적해 주장 완장까지 달았다. 경찰청 복무 후 대전에 복귀했을 때 팀은 강등돼 있었지만 곧바로 승격에 이바지하고 나니 서른 즈음이 돼 있었다.

계약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이호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태국 리그로 향한다. “하위권 팀에서만 뛰다보니 관중이 많은 곳에서 하고 싶었다”는 그는 “태국 시내에 있고 조건이 좋았던 팀에서 오퍼가 왔다. 계약이 남아 있었지만 재밌게 축구를 해보고 싶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조진호 당시 감독님과 잘 이야기를 해 이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1년이면 충분했다. “이미 선수로는 할 것을 다 했다는 생각에 은퇴를 했다”고 밝힌 그다. 국내든 태국에서든 충분히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과감히 손을 놨다. 

그의 경희대 선배이자 지금은 사업 동료가 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김형일(36)은 “선수라면 누구나 좀 더 오래하고 싶어 하는데 잘 나갈 때 끊고 사업을 시작하는 건 축구 했던 사람 중엔 보기 드문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호는 “아버지께 은퇴 한다고 말하니 충격을 받으셨다. 20년 따라 다니셨으니 감독님들도 많이 아셨고 국내서도 오라는 곳들이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듣지 않았다”고.

 

이호는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 끝에 고알레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과감한, 혹은 무모한 결단일 수 있었지만 이는 새로운 사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은퇴 후 축구쪽으로는 코치나 감독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을 굳힌 그는 진작부터 사업 구상을 했다. 아미스라는 봉사단체에서 7년 동안 활동하며 비축구인들과 만나 천천히 준비했다.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인맥을 쌓으며 사업에 필요한 마케팅 팁, 제반 지식 등을 익혔고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

은퇴 후 축구교실 등을 생각하며 축구장 부지를 알아보며 시간을 보내던 그는 당시 코칭 프로그램을 시작한 고알레에 합류했고 사업이 쉽지 않았던 그때쯤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박무리뉴-고체티노-김형일까지, ‘고알레 어셈블리!’

이호는 단칸방 규모 사무실의 고알레 대표직을 넘겨받았다. 인원도 새로 꾸렸다. 지금은 박무리뉴, 고체티노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박태윤, 고재민(이상 29)이 합류했다.

울산 현대중·고에서 함께 생활했던 둘 또한 은퇴 시점을 이르게 잡았다. 미금초 시절 차범근축구대상 장려상을 받고 공격성 강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박태윤,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고재민이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짧은 현역 생활을 뒤로 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제2의 삶을 고민하던 차에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 이호와 손을 잡았다. 당시엔 생소했던 드론 촬영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며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었던 고알레는 생활 축구인들에겐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사업성은 크게 좋지 못했다. 유튜브 영상을 원활히 편집하기에 컴퓨터 사양이 받쳐주지 못했다. 지금의 번듯한 4층짜리 단독 사무실을 갖기까지 4차례나 이사를 해야했다. 그러나 이호 대표는 인수를 결심했을 때부터 자신이 있었다고.

 

고알레 신사동 사옥 지하에 마련돼 있는 트레이닝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고알레 완전체.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 등 K리그에서 11년 동안 뛰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도 나섰던 김형일까지 합류하며 사업에 힘이 붙었다. 커리어 막판 2017년 광저우 에버그란데, 이듬해 태국 로얄 타이 네이비에서 뛰었던 김형일은 “해외에 진출하며 TV 보기가 힘들어 챙겨본 게 유튜브였는데 ‘고알레에 내가 아는 이호가 나오네’라는 생각으로 보기 시작했다”며 “영상이 재밌어서 관심을 갖게 돼 고체티노와 박무리뉴까지 알게 됐다. 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은퇴 후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다보니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서 많은 제의를 받을 법한 그였다. 그러나 망설임이 없었다. 김형일은 “축구를 관두는 시점에 바로 선택을 했다. 다른 데서 연락 올 시간도 없었다”며 “영상을 보다가 연세대서 챌린지를 할 때 처음 직접 갔었는데, 2000명 가까이 몰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유명해질 회사는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고알레에 있기 때문에 존재감 어필이 가능한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호 대표는 “요즘엔 축구 코치나 감독말고도 은퇴 후 할 수 있는 게 많이 생겼다”며 “형일이 형이 고알레를 택한 것도 결국 비전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알레와 함께 재밌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린 판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형일은 이호 대표에게 함께 하고 싶다고 먼저 이야기를 건넸고 이로써 현재 고알레의 완전체가 결성됐다. 이는 본격적인 고알레의 비상을 알리는 계기였다.

* 고알레 인터뷰 2편을 보시려면 여기로!
[SQ스페셜] 고알레 ② 황의조 감차서 발견한 사업성, 어플-아카데미로 정점 찍을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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