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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여풍당당', 서승재 이중계약은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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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여풍당당', 서승재 이중계약은 '근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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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배드민턴은 오랫동안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군림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6개를 따냈다. 최근 두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면서 자존심에 금이 갔지만 이번 대회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 중심에 여자 대표팀이 있다.

◆ 여자복식 특명 '끊긴 금맥을 이어라'

특히 한국 여자복식은 선수층이 두터워 대표팀에서 2020 도쿄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다. 세계랭킹 5위 김소영(28·인천국제공항)-공희용(24·전북은행) 조, 6위 이소희-신승찬(이상 26·인천국제공항) 조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11위 장예나(31·김천시청)-김혜린(25·인천국제공항) 조와 12위 정경은(30·김천시청)-백하나(20·MG새마을금고) 조도 이들을 추격하니 대표팀 안에서 동료애와 경쟁심리가 동시에 표출된다.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 복식 경기에 출전하려면 세계랭킹 8위 안에 들어야 한다. 또 국가당 2개 조까지만 본선 무대에 설 수 있어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왼쪽부터 신승찬-이소희 조, 공희용-김소영 조. [사진=연합뉴스] 

26세 동갑내기 이소희와 신승찬은 2016 리우 올림픽 때 각각 베테랑 장예나, 정경은과 짝을 이뤄 출전했고, 신승찬은 정경은과 함께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소희-신승찬 조는 지난해 시즌 중반까지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후반기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알렸다. 또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왕중왕전' 격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기대감을 자아낸다.

신승찬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직 출전이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4개 조가 다 경쟁하고 있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출전권부터 확보하고 그다음 메달 색깔 목표를 정하겠다”고 했다. 이소희는 “내부경쟁이 심하지만 서로 좋은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는 말로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팀 여자복식 조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김소영-공희용 조는 이번에 처음 올림픽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지난해 4차례 국제대회 정상에 오르며 2019 BWF 기량 발전상의 영예를 안았다. 28세 김소영은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다. 그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공희용과 합을 맞춘 뒤 실력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스레 4개 조는 국제대회에서 격돌할 때도 많았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지난해 9월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이소희-신승찬 조를 꺾었고, 반대로 이소희-신승찬 조는 10월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김소영-공희용을 물리쳤다.

이들은 한국 여자복식의 경쟁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이용대(32·요넥스)-이효정(39·은퇴) 조가 혼합복식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뒤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끊긴 금맥을 이을 적임자로 여자복식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승찬은 “그동안 이용대 오빠의 윙크에 묻혀 여자복식이 가려져 있었다. 지금은 성적이 제일 잘 나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부담도 되지만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많은 응원 덕분에 더 좋은 성적이 나온다”며 기뻐했다.

대표팀 언니들은 모두 안세영(가운데)의 담대한 성격을 높게 평가한다. [사진=연합뉴스]

이소희도 “배드민턴이 침체였는데, 저희가 성적을 내서 다시 관심을 가져주시니 기쁘다. 응원을 해주시는 게 감사하다”고 했다.

공희용 역시 마음이 같다. “저희가 다 도쿄 올림픽에 나가서 성적을 내면 좋겠다. 부담이 조금 있지만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소영과 공희용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19년처럼 하고 싶다. 욕심부리지 않고 우리가 가진 것을 잘하면서 부상 없이 올림픽 레이스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 '99위→9위' 안세영, 이런 신인왕을 봤나

배드민턴 대표팀의 '여풍당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자단식 다크호스로 떠오른 안세영(18·광주체고)이 도쿄 올림픽에서 파란을 연출하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랭킹 99위로 출발했던 안세영은 2020년을 9위로 시작한다. 지난 1년 동안 프랑스오픈 등 4개 국제대회를 제패했고, 2019년 BWF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2019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푸살라 신두(인도), 지난해 세계랭킹 1위였던 타이쯔잉(대만·현 세계 2위)을 잡은 일은 안세영에게 피와 살이 될 경험이다.

도쿄 올림픽에 나서려면 4월 말 여자단식 세계랭킹 16위 안에 들어야 하고, 국가 당 2명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경쟁에서도 이겨야 한다. 안세영은 현재 랭킹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올림픽 진출이 가능하다. 그는 “이렇게 (올림픽 출전) 기회가 빨리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출전권을 꼭 따고 싶다”고 했다.

안세영의 최대 장점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담감과 맞설 줄 안다는 점이다. 그는 “부담을 가지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못 하게 돼 부담 갖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부담감에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관심을 주시는 것 같아 좋다”고 밝혔다.

대표팀 선배 신승찬은 “(안)세영이가 사실은 '관종'(관심 받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성적 내는 게 제일 쉬워 보인다”고 했고, 김소영도 “세영이는 코트 안팎에서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코트에서는 관심과 응원을 즐길 줄 안다. 세리머니로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표출하는 것을 보면 ‘저래서 잘하는구나’ 싶다. 나이가 어려도 그런 점이 멋있다”고 증언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 올림픽 메달은 방수현의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이 마지막이다. 거침없는 상승세의 안세영이 올림픽 포디움까지 입성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서승재(왼쪽)은 이중계약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연합뉴스]

◆ 남자·혼합복식 간판 서승재, 징계 수위는?

한편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간판으로 활약 중인 서승재(22)의 경우 이중계약 파문을 일으켜 대표팀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해 12월 31일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고 서승재에게 “1월 31일까지 인천국제공항, 삼성전기와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서승재는 올해 원광대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2일 실업팀 인천국제공항과 가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이틀 뒤 삼성전기와 전격 계약하며 논란을 야기했다.

이중계약을 한 선수는 징계 대상이다. 10년여 전에도 여자선수 배연주가 이중계약 문제로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사례가 있다.

도쿄 올림픽 기대주 서승재가 태극마크를 박탈 당하면 남자복식 파트너 최솔규와 혼합복식 파트너 채유정도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 협회의 고심이 깊다.

협회 관계자는 “시장 질서를 해치고 물의를 일으킨 선수를 국가대표 훈련에서 제외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선수 보호가 중요하다. 한 달간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허나 서승재를 두고 양 팀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협회는 한 달의 유예기간 동안 경과를 지켜본 후 징계 조치 등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일단 서승재는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오는 5일 출국한다. 대표팀은 7일부터 26일까지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태국 마스터스 등 동남아에서 열리는 대회에 릴레이로 출전한다.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가 걸린 중요한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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