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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돌풍, 오세근-변준형 없어도 잘나가는 비결은?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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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돌풍, 오세근-변준형 없어도 잘나가는 비결은?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0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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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018일. 안양 KGC인삼공사가 프로농구(KBL) 순위표에서 단독 1위로 올라서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더 놀라운 건 ‘차포’를 떼고 더 잘 나간다는 사실이다.

KGC인삼공사는 7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73-67로 이겼다.

4연승 이후 최하위 고양 오리온에게 덜미를 잡혀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했지만 끈질긴 추격을 펼친 삼성을 상대로 리드를 잘 지켜내며 승리를 챙겼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7일 서울 삼성을 꺾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문성곤(왼쪽부터)과 박지훈이 경기 종료 후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시즌 초반부터 줄곧 1위를 지켰던 서울 SK가 3연패로 주춤하는 사이 KGC인삼공사는 20승(11패)에 선착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016~2017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2017년 3월 26일 이후 2년 9개월여 만이다. 당시 KGC인삼공사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KGC인삼공사의 상승세가 믿기지 않는 건 주요 선수들이 빠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센터 오세근이 지난해 12월 1일 경기 이후 어깨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고 올 시즌 주전가드 역할을 톡톡히 해온 변준형 또한 손목 부상으로 새해 들어선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부상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오세근은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하고 변준형은 3개월 가량 재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게다가 박형철까지 종아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김승기 감독은 다음 시즌 더 기대가 크다고 말하고 있지만 KGC는 주요 선수들 없이도 우승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오세근이 빠진 이후 10승 3패로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내 최고 센터 오세근이 어깨 부상으로 빠져있는 가운데서도 KGC인삼공사는 단독 선두에 오르며 파죽지세다. [사진=KBL 제공]

 

외국인 선수 조합이 워낙 탄탄하다. 브랜든 브라운(17.5득점)과 크리스 맥컬러(15.3득점)의 조합은 리그 전체에서 가장 고른 기량을 보인다. 보다 전략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토종 선수들의 분전도 빼놓을 수 없다. 에이스의 공백은 각성 효과를 냈다.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펼치게 됐다. 그들에겐 주전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3점슛 6방을 터뜨린 문성곤(18점), 김철욱(12점)이 맹활약했고 베테랑 기승호 또한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팀을 아우르는 양희종의 리더십도 한 몫을 했다.

여기에 열악한 선수 조합에서도 이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전략을 짜내는 김승기 감독의 지략이 방점을 찍는다.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아 팀에 통합 우승을 안긴 그는 오세근의 부상으로 고전했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 3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팀을 올려놨다. 명장 반열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김 감독이다.

더욱 기대감이 커지는 건 예비역들의 복귀다. 이날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뛰던 이재도와 전성현이 팀에 돌아온다. 군 입대 직전 이재도는 트레이드 된 후 9.3득점 4.9어시스트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전성현은 평균 3점슛 2.2개를 꽂아 넣으며 외곽 공격을 이끌었던 자원이다.

 

김승기 감독(왼쪽)의 지략은 없는 살림 속에서도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KBL 제공]

 

다만 전성현은 발목이 좋지 않아 곧바로 합류하기 힘들고 이재도는 지난해 말 부상에서 복귀해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놓은 상황이다. 변준형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올 시즌 초대형 트레이드를 한 전주 KCC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갖추고도 조직력 문제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랜만에 팀에 합류할 이재도와 전성현 또한 상승세에 있는 팀에 곧바로 녹아들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차이는 있다. KCC에 합류한 이대성과 라건아는 국가대표 듀오였다. 전창진 KCC 감독도 이들의 합류로 선수들의 활동량이 줄었다고 말했고 이게 바로 부진의 원인이었다. 이재도와 전성현이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이들에게 경기를 맡겨두고 여유를 부릴 만큼은 아니다. 더구나 이들은 김승기 체제에서 함께 뛰었던 경험이 있어 시스템에 녹아드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전망이다.

오세근 없이 10경기 남짓 치르면서도 최고의 경기력으로 선두까지 올라선 KGC인삼공사다. 현재 분위기는 최상이다. 그러나 아직 23경기가 더 남은 상황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위기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KGC의 대권 도전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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