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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보강 없는 수원, ‘ACL+리그’ 병행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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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보강 없는 수원, ‘ACL+리그’ 병행할 수 있을까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1.1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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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수원 팬들에게는 참 추운 겨울이 아닐 수 없다. 다가오는 시즌에 ACL과 리그를 병행해야하는 수원이지만 그에 맞는 보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널B, 8위, 46득점 49실점은 수원 삼성(이하 수원)이 지난 시즌 리그에서 거둔 성적이다. 분명 이 성적이 ‘수원 삼성’ 이름값에 어울린다고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시즌 목표였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행에는 성공하기는 했으나, 사실 FA컵 우승도 굉장히 어려웠다. 4강과 결승에서 만난 4부 리그 격인 화성 FC와 내셔널리그에 속하는 대전 코레일을 상대로 고전했기 때문이다. 이임생 감독이 FA컵 4강 1차전에서 화성에 패한 뒤 ‘FA컵 탈락하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칠 정도로 어려운 우승이었다.

새롭게 영입된 크르피치 슐레이만 [사진출처=수원 삼성 공식 SNS]
새롭게 영입된 크르피치 슐레이만 [사진출처=수원 삼성 공식 SNS]

가까스로 ACL에 올랐으나 현재 수원 전력으론 ACL과 리그를 병행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장 염기훈과 이임생 감독이 FA컵 우승 후 선수단 보강이 절실하다고 언론에 이야기할 정도로 수원 전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영입으로는 지난 시즌 수원이 보여줬던 문제들을 개선할 가능성이 낮아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금까지 수원은 보스니아 리그 득점왕 출신 크르피치 슐레이만, 캐나다 국가대표 수비수 도닐 헨리 그리고 전북 현대에선 명준재를 영입하는데 그쳤다. FA로 풀렸던 김민우, 민상기 등과 재계약을 완료했지만 주전 수비수 구자룡을 잡지 못했다. 확실한 주전급 영입이 필요했던 수비는 구자룡이 떠나면서 오히려 약해졌고 공격은 또다시 타가트와 염기훈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두 핵심 자원도 불안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 간담회를 진행한 이임생 감독에 따르면 현재 수원의 재정 상황으로는 타가트에게 좋은 이적 제의가 오면 내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크르피치 영입도 타가트 이적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장 염기훈도 체력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 36살 노장이다. 모든 경기를 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원이 ‘차세대 에이스’로 키우는 전세진도 군 복무를 위해 상주 상무에 합류한 상황이다.

이번에도 수원을 이끌어야 하는 타가트와 염기훈 [사진출처=수원 삼성 공식 SNS]
이번에도 수원을 이끌어야 하는 타가트와 염기훈 [사진출처=수원 삼성 공식 SNS]

선수단도 탄탄하지 않아 ‘ACL 후유증’도 우려된다. ACL에 진출하게 되면 자연스레 주전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지난 시즌 경남과 대구가 몸소 증명해줬다. 두 구단은 두텁지 못한 선수단으로 ACL을 병행하면서 주전 선수들의 로테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쉬지 못한 선수들은 부상에 노출되기 십상이었고, 실제로 경남과 대구는 주전 선수들 부상에 허덕이며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리그와 ACL,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가능성이 더 크다. 더욱이 수원의 실질적인 경쟁 팀들은 현재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민구단’ 강원 FC와 대구 FC가 ACL 진출을 목표로 부족한 포지션 자원을 영입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준 포항 스틸러스는 건재하다. 수원의 ‘숙적’ FC 서울도 일찌감치 인천에서 김진야를 데려왔으며 한찬희 영입도 마무리 지었다. 상주도 오세훈, 문선민, 권경원이 합류하며 전력이 급상승했다. 서울을 제외한 네 팀은 ACL에 진출하지 않아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절대적으로 수원이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시즌을 힘겹게 준비하는 이임생 감독 [사진제공=연합뉴스]
시즌을 힘겹게 준비하는 이임생 감독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수원은 새롭게 플랜 A까지 만들어야 한다. 지난 시즌 초 이임생 감독은 일명 ‘노빠꾸 축구’(백패스를 줄이는 공격적인 축구 전술을 일컫는 말)를 외쳤지만 연이은 패배로 전술적 수정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수원은 뚜렷한 전술적 색채를 만들지 못했고 공격과 수비 모두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이임생 감독이 새롭게 판을 짜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시즌 개막 전에 새로운 플랜 A가 100% 정착할지는 미지수다.

수원으로선 현재 긍정적인 신호가 그리 많지 않다. 선수단 보강이 없을까 우려했던 팬들의 걱정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어떤 결말을 맞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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