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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사인훔치기 파장, 감독 셋 퇴진+LA다저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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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사인훔치기 파장, 감독 셋 퇴진+LA다저스 분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1.17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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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감독 3명이 옷을 벗었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선수들과 지역 정치인들은 단단히 뿔났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사인 훔치기 사건이 미치는 파장이 어마어마하다.

MLB 사무국이 지난 14일(한국시간) 휴스턴의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리자 구단은 둘을 해고했다. 휴스턴은 역사상 가장 큰 액수인 벌금 500만 달러(58억 원)에다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까지 박탈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사인 훔치기에 가담했던 당시 코치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당시 선수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감독도 물러났다. 지난해 11월 사령탑에 오른 벨트란의 경우 단 1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A.J. 힌치 휴스턴 감독. 부정행위로 해고됐다. [사진=AP/연합뉴스]

앞서 휴스턴이 2017년 중앙 펜스 쪽에 카메라를 설치, 상대 팀 사인을 간파한 뒤 타석에 선 동료들에게 더그아웃에서 쓰레기통을 두들기거나 휘슬을 부는 방식으로 상대 투수의 구종을 알려줬다(패스트볼인지, 변화구인지)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휴스턴은 2017 월드시리즈 우승 팀, 코라 코치가 감독이 된 보스턴이 2018 우승 팀이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서 고배를 든 내셔널리그의 LA 다저스로선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게 당연한 이치다. 코라 감독은 보스턴으로 옮겨서도 구단 자체 비디오판독실을 사인 훔치기 공간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LA타임스 등 캘리포니아주 언론에 따르면 LA 시의원들은 2017‧2018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LA 다저스에 시상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조만간 상정한다고. 길 세딜로 LA 시의원은 “2017‧2018 최고의 팀은 바로 다저스였다”며 “속임수를 쓴 휴스턴, 보스턴에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으로 1경기도 못 치리고 물러난 벨트란. [사진=AP/연합뉴스]

LA 다저스 선수들은 휴스턴의 만행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투수 알렉스 우드는 “다가올 공을 전부 아는 선수보다 차라리 스테로이드(약물)를 복용한 선수와 마주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외야수 코디 벨린저도 “게임(야구)을 위해 부디 진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만일 이 모든 게 정말이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적었다.

사인 훔치기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설상가상 휴스턴의 간판타자 호세 알투베가 몸에 전자기기를 착용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상대 투수의 구종을 간파할 수 있는 장비를 유니폼 안쪽에 지녔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야후스포츠는 17일 “2019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 알투베의 끝내기 홈런 장면을 살펴보라”며 “알투베는 홈을 밟으면서 ‘유니폼을 찢지 말라’고 동료들에게 말한 뒤 상의를 손으로 움켜쥐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9 ALCS 6차전. 홈으로 들어오는 알투베(가운데)가 유니폼을 움켜쥐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알투베는 당시 인터뷰에서 “유니폼을 깨끗하게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알투베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진화에 나섰다. “알투베가 ‘전자장비를 절대로 착용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며 “정보를 받은 일도 ‘전혀 없다’고 했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그러나 휴스턴의 우승이 부정한 방법으로 일군 성과라는 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터라 알투베의 해명도 신뢰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만약 이마저 사실로 드러난다면 신장(키) 168㎝로 성공 신화를 썼던 ‘작은 거인’ 알투베의 커리어가 의심받을 위기에 놓인다. 알투베는 휴스턴이 다저스를 4승 3패로 꺾고 챔피언십을 차지한 2017년,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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