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8:28 (화)
이동경 프리킥 골, '김학범 용병술 적중' 올림픽까지 1승 [AFC U-23 챔피언십]
상태바
이동경 프리킥 골, '김학범 용병술 적중' 올림픽까지 1승 [AFC U-23 챔피언십]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20 09: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번에는 이동경(23·울산 현대)이 팀을 구했다. 김학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이 또 적중했다. 요르단과 2020 AFC U-23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갈 뻔했지만 후반 교체투입된 이동경이 추가시간 극적인 프리킥 골로 팀을 4강에 올렸다.

한국은 19일 태국 랑싯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요르단을 2-1로 눌렀다. 참가 팀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 전승을 거둔 ‘김학범호’는 4연승으로 4강 대진표에 입성, 2020 도쿄 올림픽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3개 팀만 도쿄에 간다. 오는 22일 오후 10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4강전(JTBC·3 Fox sports·온에어, 네이버, 아프리카TV 생중계)을 벌여 승리하거나, 지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 맞대결 패자를 상대할 3·4위전에서 이기면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다.

선제골을 넣은 조규성(왼쪽)이 김진규(오른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더블 스쿼드를 자랑하는 김학범호의 위용이 잘 나타난 경기였다. 우즈벡과 조별리그 3차전과 비교해 선발명단 중 8명을 바꾼 채 킥오프했다.

전반 15분 조규성(FC안양)이 선제골을 넣었다. 

이동준이 골대 먼 거리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김진규(이상 부산 아이파크)가 왼쪽 측면에 내주자 김대원이 골문에 붙였다. 장신(194㎝) 센터백 정태욱(이상 대구FC)이 머리로 떨궈주자 이동준이 문전에서 골키퍼와 경합하며 공에 머리를 댔고, 흐른 공을 조규성이 재차 헤더로 밀어넣었다.

이후 김대원, 조규성이 결정적인 기회를 맞으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중앙 미드필더 맹성웅(FC안양)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을 투입, 승부에 쐐기를 박고자 했다.

후반 7분 김진규의 프리킥이 골대에 맞는 등 좀처럼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고, 한국은 윙어 이동준 대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상주 상무)을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계속 요르단을 몰아붙이던 한국은 오히려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후반 30분 모하마드 바니 아티에가 슛한 공이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야잔 압달라 알나이마트에게 연결됐고, 알나이마트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9분 김진규 대신 정승원(대구)을 넣은 후에도 조규성, 김대원의 슛이 막히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후반 투입된 이동경(왼쪽)이 종료 직전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로 김학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사진=연합뉴스]

해결사는 이동경이었다.

4분 주어졌던 추가시간이 종료되기 직전 이동경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동경은 직접 키커로 나서 왼발로 슛했고, 공은 수비벽을 살짝 넘긴 뒤 큰 낙차를 그리며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골망을 출렁였다.

중국과 대회 첫 경기에서 후반부터 피치를 밟은 김진규-이동준 부산 듀오가 추가시간 결승골을 합작한데 이어 김 감독의 용병술이 또 통한 셈이다.

이동경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대회 예선 호주와 최종전에서도 1-2로 뒤진 후반 18분 천금 같은 동점골로 팀을 본선으로 이끌었다. 당시 3경기에서 도합 6골을 몰아친 그는 K리그(프로축구)에서 보여준 활약까지 묶어 A대표팀에 입성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번 대회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다름슈타트)가 불참했고, 등번호 10을 이동경이 꿰찼다. 조별리그에서 특유의 세밀한 볼 컨트롤과 공격 센스를 뽐냈지만 기대만큼의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가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진가를 발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승부는 조커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후반 30분에 투입할 생각이었는데 상황이 좋지 않아 후반 시작 때 투입했다. 예정됐던 교체”라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에 결승골을 만들었다. 선수들의 승리다. 그게 안 들어갔다고 해도 코칭스태프는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동경은 “훈련 때 프리킥이 잘 됐기 때문에 (김)대원이에게 내가 차겠다고 했다. 프로 데뷔 뒤 이렇게 극적인 골은 처음이다. 킥하자마자 골을 직감했다”면서 “연장전 안 가게 돼 체력을 비축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대표팀 안에서 ‘도쿄 리’로 불리는 그는 “‘동녘 동’을 쓰는 건 도쿄와 같지만, 나는 ‘빛날 경’을 쓴다. 올림픽은 지금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야 갈 수 있는 무대”라며 “호주전이 결승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 우리는 이길 능력이 있다”고 힘줬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