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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도로공사 외인교체, V리그 순위판 흔들까 [프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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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도로공사 외인교체, V리그 순위판 흔들까 [프로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20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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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의정부 KB손해보험과 김천 한국도로공사, 프로배구 후반기를 논하면서 이 두 팀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외국인선수 교체를 단행한 두 팀이 올림픽 최종예선으로 인한 휴식기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전보를 올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8일 인천 흥국생명과 홈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다. 그 중심에 새 외인 공격수 산체스(26·쿠바)가 있었다. 역시 KB손해보험도 지난 16일 새 외인 마테우스(23·브라질)를 앞세워 안산 OK저축은행과 방문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따냈다.

남녀부 각 6, 5위에 처져있는 KB손해보험과 한국도로공사가 새 외국인선수와 함께 비약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산체스(왼쪽)가 한국도로공사의 오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 [사진=KOVO 제공]

한국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을 제압하며 3연패를 끊었다. 이재영이 무릎 부상으로 빠졌다고는 하나 흥국생명이 앞서 4연승을 달렸던 만큼 쉽지 않은 경기였다. 산체스가 주포 박정아와 무려 60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안겼다.

2세트까지 15점을 뽑아내며 세트스코어 2-0을 만든 산체스는 3세트 24-24에서 연속 범실을 범하더니 4세트까지 부진했다.

허나 5세트에 살아나 팀에 승점 2를 선사했다. 5-2에서 연속 공격을 성공한 뒤 7-3에서 상대 팀 빈자리를 잘 찾아 연거푸 밀어넣기 득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산체스는 키 188㎝에 윙 스파이커(레프트)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를 모두 소화하며, 뛰어난 탄력을 앞세운 타점 높은 공격이 장점이다. V리그 입성 전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UTE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이날 공격점유율 33.51%로 박정아(36.13%)와 쌍포를 구축, 박정아(31점) 다음 많은 29점(공격성공률 45.31%)을 기록했다. 태업 논란을 일으키며 팀에서 퇴출된 테일러 악몽을 지워낼 수 있을 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전 '거포'로 기대를 모았던 셰리단 앳킨슨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급한대로 2015~2016, 2017~2018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테일러를 교체선수로 영입했다.

테일러는 흥국생명에서 시즌을 모두 끝까지 마친 적이 없다. 첫 시즌에는 11월 족저근막염으로 미국에 돌아갔고, 두 번째 시즌에도 고관절 부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2017년 8월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미국령 괌을 공격하겠다’는 북한의 발언 후 한반도 전쟁 위험을 이유로 갑자기 고향에 돌아갔다가 1주일 만에 복귀하는 해프닝도 일으켰다.

위험부담을 안고도 시간이 부족했던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경험에 기대를 걸었건만 이번에도 테일러는 한국에서 좋지 않은 평판을 뒤집지 못했다. 부상을 이유로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그의 불성실한 태도에 국내 선수들의 피로가 가중되자 구단은 결국 테일러와 계약을 해지했다.

마테우스(오른쪽 두 번째)가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사진=KOVO 제공]

남자부 KB손해보험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일찌감치 V리그에서 검증받은 마이클 산체스와 함께 새 시즌에 돌입하려 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대신 데려온 브람 역시 부진과 부상을 반복하며 자주 결장했다. 

KB손해보험은 다시 교체 카드를 빼 들었다. 신장 201㎝의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탄력과 파워를 겸비한 마테우스를 영입, 휴식기부터 손발을 맞췄다.

안산에서 치른 데뷔전에서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1점(공격성공률 56.9%)을 생산했다. 오픈공격 20개 중 14개(70%)를 성공시켰다. 대표팀에 다녀온 세터 황택의와 호흡을 맞춘 시간이 단 이틀뿐이었기에 더 고무적인 수치다.  

KB손해보험이 브람 체제에서 빈약한 오픈성공률로 골머리를 알았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를 기대하게 한다. 지난 시즌에도 알렉스가 시즌 전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반기(14승 4패) 고전하다 후반기(12승 6패) 펠리페와 함께 날아오른 KB손해보험이다.

마테우스가 합류하기 앞서 3라운드 6경기에서 3승(승률 50%)을 거두며 분위기를 반등한 KB손해보험은 4라운드 3경기에서 2승을 따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붙은 별명 ‘고춧가루 부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남자부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B손해보험은 6승 15패(승점 20)로 5위 대전 삼성화재(승점 32)를 추격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6승 11패(승점 18)로 4위 대전 KGC인삼공사(승점 19), 3위 흥국생명(승점 28)을 쫓는다. 양 팀이 상승가도에 오를 경우 상위권 팀들의 봄배구 당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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