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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호날두, 사리-음바페 인정 명불허전 클래스만큼은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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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호날두, 사리-음바페 인정 명불허전 클래스만큼은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1.21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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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0년여 동안 한국 축구 팬들에게 ‘우리형’으로 불렸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는 한순간 ‘날강두’가 됐다. 라이벌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의 꾸준함과 달리 내리막길을 타는 기량까지 더해지며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호날두는 국내 축구 팬들의 따가운 시선과는 별개로 최근 매서운 기세를 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함께 전성기의 연장을 예고하고 있는 호날두다.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올 시즌 뛰어난 골 감각으로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날두는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10년 동안 메시와 발롱도르를 5차례씩 나눠가졌다. 피치치(라리가 득점왕) 3차례로 동기간 메시(5회)에 미치지 못했지만 커리어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많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6년 연속 득점왕에 오르는 활약으로 레알을 4차례 정상으로 인도했다. 동기간 메시는 빅이어를 2차례 밖에 들어올리지 못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메시와 달리 유로 2016와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문제는 2018는 여름 유벤투스로 이적한 이후였다.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21골을 넣으며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지만 공격 효율은 높지 않았다. 득점왕을 놓친 것은 물론이고 순위에서 4위까지 처졌다. 경쟁자들에 비해 6경기나 덜 뛰었다고는 하지만 호날두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핑계였다.

올 시즌에도 호날두는 리그 17경기에서 16골 득점 2위에 머물고 있다. 치로 임모빌레(라치오)가 23골로 매서운 골 감각을 보여 수위에서 밀려 있다.

다만 경기력과 기세는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36개의 슛을 날려 21골을 넣었던 호날두는 적중률이 15.4%에 불과했지만 올 시즌엔 22.2%(16/72)까지 끌어올렸다.

 

파르마전 골을 터뜨리고 있는 호날두(오른쪽에서 2번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최근 몰아치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10경기 모든 대회를 통틀어 12골을 넣었다. 최근 3경기만 놓고 보면 6골. 2006~2007시즌 이후 14연속 15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독일 레전드 골게터 게르트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13시즌 기록을 넘어선 유일무이한 대기록이다. 메시는 올 시즌 라리가에서 14골을 넣었는데, 12시즌 연속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벤투스 선수로는 15년 만에 7경기 연속골을 작렬하기도 했다.

팀 내 영향력도 매우 커지고 있다. 스카이 이탈리아에 따르면 마우리시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는 가끔 사고를 치지만 100가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챔피언”이라고 극찬하며 그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호날두와 메시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손꼽히는 킬리안 음바페(22·파리생제르맹)는 최근 “어릴 적 첫 우승은 지네딘 지단이었다”며 “그 다음은 호날두였다. 운이 좋게도 선수로 그를 상대할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내 가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경기장 밖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지난해 여름 방한했을 때 노쇼 사건을 일으킨 호날두다. 자신의 수상 실패를 확신한 시상식엔 연달아 참가하지 않아 옹졸하다는 평가까지 받은 그다. 그러나 여전히 실력만큼은 비판할 수 없을만큼 뛰어난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리빙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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