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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력 장착' 우리카드, 펠리페 선택은 옳았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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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력 장착' 우리카드, 펠리페 선택은 옳았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22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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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창단 첫 7연승이다. 신영철 감독 체제에서 서울 우리카드가 '배구력'을 장착했다. 이제 천안 현대캐피탈, 인천 대한항공과 어깨를 견줄만한 팀으로 성장했다. 신 감독은 시즌 내내 후반기에 팀의 전력이 궤도 위에 오를 거라 강조했는데, 예언 적중이다.

우리카드는 22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KB손해보험과 2019~2020 도드람 V리그 4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펠리페였다. 26점(공격성공률 54.76%)으로 마테우스(25점·50%)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득점 3위, 서브 3위에 올라있는 그는 지난 시즌 아가메즈 만큼의 압도적인 파괴력은 아니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신 감독이 원하는 배구에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다.

펠리페(오른쪽 두 번째)가 신영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의 연승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최근 6경기 중 4경기에서 25점 이상 냈고, 남은 2경기에서도 24, 18점을 냈다. 우리카드는 ‘에이스’ 나경복과 리베로 이상욱이 없을 때도 3연승을 달렸고 휴식기 이후 3연승을 보태 7연승째다. 창단 이래 신기록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코트 안팎에서 리더 노릇을 한 아가메즈를 필두로 2라운드 트레이드 돼 가세한 세터 노재욱 효과에 힘입어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우리카드는 다시 아가메즈와 손을 잡았지만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은 그와 결별했고, 새로 선발한 랭글로이스 역시 기량미달로 계약을 해지했다. 시즌 직전 급하게 부른 선수가 바로 펠리페다. 2017~2018시즌 수원 한국전력, 2018~2019시즌 KB손해보험에서 뛴 만큼 V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외인을 두 차례 교체할 때 우리가 하위권에 맴돌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우리 것만 잘하면 복병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며 “펠리페는 오늘 매우 잘 했다. 샤프하게 올라가면서 잘 때렸고,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펠리페는 시즌 초부터 “펠리페가 4, 5라운드 쯤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 누누이 말했다. 시즌 초와 4라운드가 한창인 현재의 펠리페를 비교하면 어떤 점이 향상된 걸까.

신 감독은 “초반에는 힘으로 하는 둔탁한 느낌이었고, 지금은 좀 더 단순해졌다. 가볍고 간결하게 스윙하고 있다. 시즌 초 (펠리페에게) ‘시간이 걸려도 바꿔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어려운 공을 처리하는 점에서 아쉽지만 이 또한 가능하다면 훈련을 통해 만들어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펠리페는 이날 KBS N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KB에서 뛰었기 때문에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 약점을 보여주지 않으려 노력했다”면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말했듯 나는 우승하기 위해 왔다. 남은 기간 집중해 좋은 성적 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우리카드가 지금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펠리페도 국내 무대에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되는 만큼 남다른 기대를 안고 시즌을 치르고 있을 터다.

우리카드의 전력이 궤도 위에 올랐다는 평가다.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 구단 관계자 역시 “펠리페가 지난 시즌보다 많이 늘었다. 오늘 경기력은 지난 시즌 5라운드 때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했던 때 보여준 것을 계속 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훈련했던 것들이 나온다. 특히 배구에 대한 인지능력이 1, 2라운드 때보다 좋아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쉬운 공도 상대에게 어떻게 줘야 세트플레이를 막을 수 있는지 등 우리가 주는 공에 따라 오는 상황에 대한 대응력,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때의 처리 방법이 향상됐다.

우리카드의 타도 대상은 역시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다. 현재 17승 6패(승점 47)로 1경기 덜 치른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상 승점 39)에 승점 8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내심 창단 첫 연속 ‘봄배구’ 진입이란 목표를 넘어 정규리그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신 감독은 “아직 그들만 못하지만 많이 좋아졌다. 감독으로서 당연히 정규리그 우승 욕심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배구를 하느냐다. 잘 훈련돼 있어야 좋은 경기가 나오기 때문에 잘 준비하다보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붙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 틈을 비지고 우리카드가 올라서고 있다. 신 감독은 “상대 서브를 얼마나 잘 캐치하고 범실을 줄이냐에 따라 항공, 현대와 재밌는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줬다.

흔들리는 팀을 맡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을 잘 하기로 유명한 신 감독이 우리카드 부임 2시즌 만에 팀의 DNA를 바꿔가고 있다. 한때 펠리페가 부상으로 빠진 기간을 포함해 6연승을 달렸던 그들이 펠리페가 돌아온 뒤에도 자신들의 기록을 또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마지막에도 펠리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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