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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골짜기 세대의 반전, 무르익는 도쿄올림픽 기대감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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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골짜기 세대의 반전, 무르익는 도쿄올림픽 기대감 [SQ포커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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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이 반전드라마를 썼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아시아 무대 정상에 섰다. ‘김학범호’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큰 기대감이 조성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지난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정태욱(대구FC)의 헤더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6전 전승으로 우승한 한국은 세계 최초 9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쾌거를 달성하며 처음으로 챔피언십 정상에 섰다.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이 AFC U-23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며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주전이 따로 없다, 완벽한 더블스쿼드

김학범 감독은 완벽한 더블 스쿼드로 아시아를 제패했다. 주전이 따로 없어 누가 나서도 경기력에 큰 기복이 없었던 게 김학범호의 최대 강점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결승전까지 매 경기 선발명단은 큰 폭으로 바뀌었고, 조별리그 3차전부터 상대보다 체력 우위에 설 수 있었다.

최전방은 오세훈(상주 상무)과 조규성(FC안양)이 번갈아 섰고, 2선의 김대원, 정승원(이상 대구), 엄원상(광주FC),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이동경(울산 현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모두 고르게 기회를 얻었다. 사우디와 결승전에선 사이드백 김진야(FC서울)를 공격수로 기용하는 등 다양한 공격조합 속에 2선 자원들은 때로는 선발로, 때로는 조커로 제 몫을 다했다.

백업 골키퍼 안찬기(인천대), 안준수(가고시마 유나이티드)를 제외한 21명이 피치를 밟았다. 센터백 김태현(대전 하나시티즌)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19명이 한 차례씩은 선발로 출격했고, 김태현도 수시로 교체 출전해 수비에 힘을 보탰다. 

조규성, 오세훈, 이동경, 이동준이 각 2골씩 넣었다. 한 명에게 득점이 편중되지 않았기에 득점왕 타이틀은 놓쳤지만 10골로 대회 가장 많은 팀 득점을 뽑아냈다. 중앙 미드필더 원두재(울산)가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했다는 것은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한 팀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올림픽 본선 진출과 대회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대회였다”며 “우리 팀은 특출난 선수가 없다. 그래서 한 발짝 더 뛰고 희생하는 '원팀 정신'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2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김학범 감독의 리더십이 빛난 대회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지략가 ‘학범슨’ 리더십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의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김학범 감독이 또 해냈다. 선수단에 대한 강한 믿음과 팔색조 용병술로 한국이 4번째 대회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지휘했다.

김 감독은 2년 전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도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당시에는 성과가 좋지 않았다.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 완파한 뒤 말레이시아와 2차전 스타팅라인업을 6명 교체했지만 1-2로 졌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바람에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우승후보를 잇달아 상대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준비과정부터 탄탄했고,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두바이컵에 출전하며 팀을 이원화해 로테이션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자연스러운 주전경쟁을 유도했다. 두바이컵에 나섰던 인원 대다수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기본 철학을 잘 알고 있었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경험이 큰 도움을 줬다. 두 팀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던 게 잘 맞아떨어졌다”며 “이것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었고, 두 팀을 만드는데 주력한 이유다. 선수들이 그 믿음에 보답해줬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부진하며 8, 4강 출전하지 못했던 정우영을 결승에서 선발로 기용하고, 풀백 김진야를 공격수로 활용하는 등 구성원 전원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여줬다. 정우영은 결국 공격포인트 하나 없이 대회를 마쳤지만 김 감독은 “아직 어리고 가능성이 큰 선수다.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좋은 자원이 돼 돌아올 것”이라는 말로 기운을 북돋웠다.

본선에는 유럽파 백승호(왼쪽)와 이강인이 합류할 공산이 크다. 18인 최종명단에 들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유럽파+와일드카드 합류, 경쟁은 이제부터 진짜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는 7월 23일 시작된다. 올림픽 대표팀은 3월 재소집돼 3, 6월 평가전을 통해 옥석 가리기에 돌입한다. 올림픽에는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3명 포함 18명만 갈 수 있다. 남은 기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올림픽 남자축구 조 편성은 4월 20일 일본 도쿄 NHK홀에서 확정된다. 대진 추첨 결과에 따라 김학범호의 6월 평가전 상대도 결정된다. 같은 조에 묶인 팀과는 평가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 감독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다름슈타트)를 차출하고자 했다. 비록 무산됐지만 두 명의 중앙미드필더는 본선에서 핵심자원으로 활약할 공산이 크다. 이강인은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을 기록, ‘정정용호’를 결승에 올리며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백승호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또 경험 많은 와일드카드를 발탁해 취약포지션을 보강한다. A대표팀 자원 중 병역 면제 수혜를 입지 못한 선수들이 선택 받을 공산이 크다. 

2016 리우 올림픽을 경험한 뒤 A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아킬레스건 부상 탓에 러시아 월드컵에 가지 못했던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을 비롯해 센터백 박지수(광저우 헝다), 정승현(울산)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다.

김 감독과 아시안게임 우승을 함께하며 이미 병역 의무를 해결한 골키퍼 송범근(전북 현대), 풀백 김진야, 센터백 정태욱이 이번 대회에서도 팀의 주축으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민재(베이징 궈안)를 호출해 뒷문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축구는 런던 대회 3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리우 대회에서는 8강에서 아쉽게 탈락하는 등 최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또 지난해 U-20 월드컵 준우승, U-17 월드컵 8강 등 젊은 태극전사들의 상승세가 눈에 띄는 만큼 아시안게임과 AFC U-23 챔피언십 우승한 경험을 살릴 김학범호의 도쿄 올림픽 도전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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